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5. 바보 같은....... 내 스승님이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어(4)
    2024년 04월 10일 17시 11분 0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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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가르쳐주지 않았다기보다는 ...... 어떻게 된 일인지 이 아이는 자신의 이름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녀의 처지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

     어떻게 소개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요정 소녀가 툭 던진 말이다.

    "리무자드. 그렇게 불러."
    "...... 불러도 괜찮겠어?"

     무엇을 숨기랴, 예전에 스승님이라고 불렀을 때 엄청나게 얼굴을 찌푸리며 싫어했던 적이 있었다.
     본인 말로는 '토나온다'고 한다. 그 호칭에 친근감을 느끼자 소름이 돋았다나 뭐라나.
     너무 싫어하는 것 같아서, 그 후의 나는 한동안 나는 한동안 주눅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아이라던가, 그녀라든가 요정소녀라든가 하는 식으로 내가 묘하게 우회적인 표현으로 그녀를 부르는 경우가 많은 것은 그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에 '그럼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라고 물었더니 '애초에 부르지 마'는 대답이 돌아와서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
     한마디로 이름을 부르지 못하게 하는 아이다.

     그런 그녀이기에, 스승 정도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매우 혐오하는 일이라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싫어해야 하겠지만 .......

    "응. 특히 할로는 친근감을 담아서 리자라고 불러줬으면 좋겠어."

     검지 손가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요정 소녀는 싱긋 말한다.

     어 ...... 누구? 누군가요, 당신.
     친근함을 담아서 ......? 친근함이라고 했어?
     바보 같은 ...... 내 스승이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어 ...... 설마 가짜 ......?

     어딘지 모르게 기대에 찬 눈빛을 받는 내가 전전긍긍하고 있자, 필리아가 "이제 내 차례네요."라며 입을 열었다.

    "저는 스승님의 제자 필리아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은 조금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 일단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리자 씨."
    "뭐어어어어어! 너 얘기 듣고 있었어!? 그 호칭은 할로에게만 허락한 거야! 너 같은 놈이 함부로 부르지 마! 토 나오게 시리 ......!"
    "에엥 ......?"

     아, 스승님이다. 이 '너무 싫어하잖아 ......'같은 식의 표정은 내가 아는 스승님이다. 틀림없다.

     요정 소녀는 눈가를 부르르 떨며 짜증을 내며 필리아를 노려보았다.

    "애초에! 난 이름 부르기를 허락하는 것도 양보하고 있는 건데 ......! 하필이면 너, 할로에게만 허락한 애칭을 ......!"
    "스, 스승님...... 아니라, 리자. 좀 진정해 ......"
    "......! 한번 더! 할로! 방금 것 한 번만 더 말해!"

     이대로라면 아모르가 좋게 만들어준 분위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역시나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끼어들었지만 ...... 내가 애칭으로 부르는 순간, 요정 소녀는 즉각적으로 분노를 거두며 돌아서서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어....... 리자?"
    "~~! 에헤, 에헤, 에헤, 에헤헤 ...... 그, 그래. 리자...... 나는 리자야!"
    "응 ......?"

     화를 내던 모습과는 달리, 그녀는 방긋 웃으며 왠지 모르게 굉장히 기뻐하는 것 같았다. 내가 아는 스승님과는 정반대의 반응이다.
     역시 가짜인 걸까 .......

    "흥 ...... 할로를 봐서 이번엔 용서해줄게. 너, 다음번엔 절대 그렇게 부르지 마."
    "너가 아니라 필리아예요. 제대로 불러주길 바란다면 제 이름도 제대로 불러주세요."
    "너한테 지시를 받을 이유는 없어."
    "리자. 나는 두 사람이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어."

     스승님....... 아니 리자의 말을 가로막으며 내가 끼어들자, 그녀는 약간 갈등하는 듯이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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