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6. 나는 그런 귀여운 생물이 아냐(1)
    2024년 04월 10일 18시 12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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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각기 자기소개를 한 후에는 별다른 문제없이 무사히 아침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애초에 아침식사가 무사히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만, 어쨌든 끝났으니 괜찮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다!

     ...... 라고 하지만, 끝난 것은 어디까지나 아침 식사 시간뿐이다.
     다른 가족들과 리자가 친숙하지 않은 현실은 여전하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언젠가 오늘 아침처럼 또다시 충돌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역시 빨리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은데...... 음.........

     뭐, 어떤 수를 쓰든간에 일단은 할 일을 하자.

    "그럼......"

     방금 전 식사에서 모두가 사용했던 식기가 담긴 바구니의 손잡이에 손을 얹고, 힘을 주어 들어 올리려고 한다.
     시이나라면 이 정도는 쉽게 들어 올릴 수 있겠지만, 나는 원래 몸이 약한 데다 마력 순환에 의한 신체 강화에 전혀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만 해도 꽤 힘들다.
     다만, 조금 이동하는 것 정도는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할로? 뭐 하려는 거야?"
    "설거지. 밖으로 들고나가서 씻어야 해. 깨끗하게 씻지 않으면 이상한 균이 묻어서 병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

     내 행동에 흥미를 느꼈는지, 의자 등받이 위에 앉아 다리를 흔들거리며 한가롭게 쉬고 있던 리자가 내게 다가왔다.

     항상 식사 후에는 이렇게 식기를 밖으로 들고 나와서 나와 필리아 둘이서 설거지를 한다.
     필리아와 함께 하는 이유는 물론 그녀가 기꺼이 나의 일손을 도와주고 집안일을 맡아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 원래는 그녀의 마법 제어 특훈의 일환이기도 했다.
     마법의 통제. 한마디로 물의 마법이다. 물을 생성하거나 그 출력을 세밀하게 조정하거나.
     지금의 필리아라면 하급 마법 정도는 완벽하게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서 이 특훈은 더 이상 필요 없다.
     하지만 부지런한 필리아가 이제 와서 그만두겠다고 할 리가 없어서, 어찌어찌하여 지금까지 계속 함께 해왔다.
     지금은 테이블을 닦고 있느라 필리아가 옆에 있지는 않지만.

     그래서 필리아가 오기 전에 식기만이라도 옮겨야겠다는 생각에 바구니를 들어 올린 채로 이동을 시작했다.

     ...... 흡 ...... 크으으 ......!

    "...... 내가 도와줄까?"
    "괘, 괜찮아 리자 ...... 이 정도는 항상 들고 다니니까. 그리고 리자는 나보다 힘쓰는 일을 더 못하잖아?"

     팔을 부들거리는 내가 걱정되었는지, 복도까지 따라오던 리자한테 대답한다.
     리자는 손바닥만 한 외형에 맞게 엄청나게 빈약하다. 그 빈약함은 빈약 대표인 나와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아까 식사할 때도 그녀는 숟가락, 포크 등의 식기를 하나 들어 올리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그건 그렇지만 ...... 음? ...... 왜 할로, 마법을 쓰지 않는 거야?"

     물론 리자가 힘겨워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리자 자신의 육체로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다른 종족에 비해 유난히 육체가 작은 요정으로서의 생활.
     그리고 세련된 기술로 호흡을 하듯 반사적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리자라면, 물체를 마법으로 들어 올리는 정도는 쉽게 할 수 있다.
     나를 도와주려고 한 것도 마찬가지로 리자 자신이 육체를 이용해 도와주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닌, 마법으로 운반해 줄까라는 의미였던 것은 틀림없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에게 마법을 배운 나도 예외가 아니어서, 마음만 먹으면 이런 바구니 정도는 중력과 바람의 마법으로 쉽게 띄워서 옮길 수 있다.
     옮길 수 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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