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4. 자, 간다~!(6)
    2024년 04월 09일 21시 56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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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와 함께 있을 때 스승님이 지어주셨던 미소를 떠올리며 필사적으로 노려보는 나를 보고, 침입자는 코웃음을 쳤습니다.

    "말해도 소용없어, 넌 못해."

     변함없습니다.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쏘아붙이는 듯한 말과 행동.
     마치 자신이 스승님을 더 잘 안다고 말하는 듯한 태도에, 내 안에 점점 분노가 쌓여갑니다.

    "그런 건 해봐야 알 수 있는 거잖아요!"
    "알아버린다고. 네가 말했잖아. 그 아이와 죽을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그 아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그건 이제 안 돼. 그래선 의미가 없어."
    "무슨 ......!"
    "그만 좀 알라고. 너의 그건 자기만족일 뿐이야. 정말로 그 애를 생각한다면, 너는......."

     갑자기 침입자의 말이 멈췄다.
     목이 위로 올라오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그 시선이 나보다 뒤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할로 ......"
    "스승, 님?"

     침입자의 어이없는 중얼거림에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아모르짱을 대동한 스승님이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 밖이 시끄러워서 와봤는데 ...... 이게 무슨 상황일까?"

     스승님이 두른 분위기가 평소와 다릅니다.
     평소에는 푸르른 자연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잔잔한 분위기인데 ...... 지금의 스승님은 흐린 하늘 아래 폭풍전야에 부는 강풍과 같은 분위기입니다.
     이 변화에 시이나짱도 조금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것을 보면, 평소에 모험가로서 활동할 때에도 스승님은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나 봅니다.

    "시이나. 필리아와 아모르를 부탁해."
    "...... 응."

     스승님은 아모르를 내게 맡기고 우리 앞에 섰습니다.
     스승님과 침입자가 일대일로 대치합니다.

    "저, 저기 ...... 괜찮아 ......?"
    "아, 네. 괜찮아요.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아모르짱."

     나와 상처투성이의 시이나짱을 보고 불안해하는 아모르짱의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스승님께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금 떨어진 위치로 이동했습니다.

    "...... 아하, 아하하...... 응, 응. 많이 컸구나, 할로......"
    "......"

     침입자는 스승님과 마주하자 한참을 바라보다가, 무언가 감개무량한 듯이 중얼거렸습니다.
     하지만 스승님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습니다.

    "...... 할로. 저 아이들은 ...... 너의, 무엇?"

     그러자 드디어 스승님이 입을 열었다.

    "가족이야. 피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 나 같은 놈을 사랑해 주는 소중한 가족."
    "...... 하지만 그 아이들은 네 고통을 이해하지 못해.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몰라. 네가 얼마나 그것을 원하고, 얼마나 초조해했는지......."

     스승님은 뭔가 짐작이 가는지, 입을 꾹 다물고 진지한 표정으로 침입자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족이라고 부르는 거야? 너의 진실을 알게 되면 떠날지도 모르는데 ...... 그런 것이 당신에게 정말 소중한 것일까?"
    "...... 그럴지도 몰라. 나는 거짓말쟁이야. 진짜 나를 알면 환멸을 느끼고 ...... 모두들 나를 버리고 어디론가 떠나버릴지도 몰라."
    "그럼 ......"
    "그래도 그건 다 내 죄야. 나쁜 건 거짓말을 해왔던 나이고, 필리아도, 시이나도, 아모르도, 그 누구도 잘못한 게 없어. 그래서 나는 그 아이들이 나를 사랑해 주는 한, 그 아이들을 가족이라 부르며 반드시 지켜. 누구도 해치지 못하게 할 거야."

     ...... 침입자가 말한 것은 ...... 헛소리가 아니었나요.

     스승님의 답변에는 거짓 없는 감정이 담겨 있었고, 스승님이 느끼는 갈등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 그렇구나. 아하하...... 여전히 멍청하네. 하지만 그게 너의 선택이라고 한다면 ......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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