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침입자는 빈틈이 적은 예비 동작이 없는 마법이나, 마법의 이름만 시전하는 것만을 사용했습니다.
아니 ...... 정확히 말하면 그것밖에 쓸 수 없었을 겁니다.
시이나짱이 뿜어내는 기세. 그리고 틈만 나면 공격해 들어오려는 야수 같은 눈빛이 만들어내는,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럽게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전장에서 조금이라도 시선을 돌리면, 그 틈새를 시이나짱이 반드시 파고들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침입자가 압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이나짱의 그 존재감만으로 침입자의 강력한 마법 발동을 봉쇄하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이제 침입자는 그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ㅡㅡ원환의 불꽃, 세 개의 꽃잎, 탐욕스러운 포식자여."
"앗 ......! 뭐, 뭐예요 ...... 이거 ......"
ㅡㅡ영창.
수많은 자연현상의 마법으로 시이나짱을 견제하면서, 침입자가 동시에 주문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단 한 구절만 들었음에도 온몸의 털이 쭈뼛거리며 서늘해집니다.
사용된 언어도, 마력을 짜는 방식도, 접힌 술식의 구조도.
이 모든 것이 내 지식의 범주를 벗어났습니다. 지금의 나로서는 아무리 키가 커도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습니다.
그토록 마법에 능숙한 사람이, 시전을 하지 않으면 발동할 수 없는 마법.
완성되었을 때 얼마나 큰 규모의 현상을 일으킬지 전혀 상상할 수 없습니다.
"한 조각의 자비도 없이, 평등하게 생명을 태워버려라."
"크, 으으......!"
시이나짱도 직감적으로 그 위험성을 감지했는지, 시전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마법의 거센 물살 앞에 발이 묶여 버렸습니다.
시전에 의식을 집중한 탓인지, 마법의 격류는 조금 전과 비교하여 눈에 띄게 약해져 있었습니다.
마법의 위력이나 양은 물론이고, 제어나 궤도도 단조로워서 평소의 시이나짱이라면 어렵지 않게 대응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이나짱은 눈이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침입자 쪽에서 쏟아내는 마법의 돌풍은 시이나짱을 처치하는 것이 아닌 방해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늦을 것 같아요.
시이나짱이 시력을 되찾고서 마법의 시전을 막는 것보다 먼저 시전이 완료되고 맙니다.
"...... 나는 ......"
나는 전투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내가 아는 것은 어차피 마법밖에 없고, 그 마법도 저 침입자에게는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
"힘내세요, 시이나짱!"
"읏...... 필리아, 짱......"
내가 힘껏 목소리를 높이자, 시이나짱이 놀란 듯이 이쪽으로 얼굴을 돌렸습니다.
아직 시이나짱은 눈이 거의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내 목소리에 반응한 것뿐입니다.
이런 일은 아무 의미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나는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 시이나짱을 믿고 응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그래 ...... 맞아. 친구 ...... 계속, 원했던 ...... 나, 의 ...... 소중, 한 ......"
시이나짱은 자신에게 다가온 마법을 베어내고, 허리를 낮게 숙여 마력을 뿜어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공기가 떨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한눈에 봐도 느껴지는 엄청난 집중력.
"...... 내, 가 ...... 지킨다 ......!"
ㅡㅡ타앗!
시이나가 힘차게 선언한 다음 순간, 시이나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른쪽을 봐도 왼쪽을 봐도 그 모습은 어디에도 없네요.
다만 우연히 시야를 가리는 그림자가 드리워졌을 때 반사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본 순간, 시이나짱이 높이 뛰어오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시이나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