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3. 언젠가는 분명 나도......에헤, 에헤헤, 에헤헤헤......(6)
    2024년 04월 08일 23시 33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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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 약속했으니까 ...... 스승님과 죽을 때까지 함께 하기로! 그리고 저, 헛된 노력은 익숙해요. 스승님을 따라잡기 위해서라면, 설령 미래가 보이고 도달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

     나의 각오를 들은 침입자는, 왠지 어이가 없다는 느낌으로 서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나는 내 의지를 꺾을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열심히 침입자를 계속 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몇 초의 시간이 흘러.
     침입자는 점점 어깨를 움찔거리더니...... 무언가 중얼거리며 내가 한 말의 일부를 읊조리기 시작했습니다.

    "...... 약속 ...... 죽을 때까지 함께 ...... 따라잡을 ...... 도달하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 도......? ...... 하, 하하, 하하하하하하하!"
    "뭐, 뭐가 이상해요!"
    "아하, 아하, 아하하하하하하! 뭐야 너. 뭐냐고 너, 뭐야 그게, 뭐냐고 그게. 아하하하하하!"

     갑자기 침입자가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러자 방금 전의 내 노려보기에 되돌려주듯, 날카로운 눈빛이 날아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아 ...... 넌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죽을 때까지 함께 한다? 닿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아? 아하하하하. 있잖아 ...... 그런 진부한 결심은 아무 가치도 없는 거야.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넌. 그 애가 너한테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야."
    "...... 당신이 스승님에 대해 뭘 안다는 겁니까?"
    "알고 있어. 너보다 훨씬 더 많이. 그 아이의 어리석을 만큼의 허술함도, 그 아이가 품고 있는 ...... 끝없는 고통과 절망도. 그러니 말해줄게."

     그제야 나는 깨달았습니다.
     침입자의 목소리에, 자신을 태워버릴 것 같은 분노가 담겨 있다는 것을.
     지금의 저 사람이, 나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질량을 가진 분노로 몸을 떨고 있다는 것을.

     모욕당한 것도, 부정당한 것도 나 자신인데, 무엇에 대해 그토록 분노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당황해하는 나를 향해 검지손가락을 들이대며, 바꿀 수 없는 진실을 말하듯 침입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로서는 할로를 구할 수 없어. 적어도 그런 자기만족에 빠져 있는 동안은 절대로."
    "구, 구한다니요? 스승님을 ......? 무, 무슨 뜻인가요......?"
    "...... 모른다면 됐어. 알 필요도 없어. 어차피 너는 지금까지 귀를 기울일 생각도 하지 않았을 테니까. 필사적으로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그 아이의 말 못 할 애통한 목소리를 ......"

     침입자는 힘을 빼며 로브를 펄럭입니다.

     분노만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의 그 말에는 슬픔, 후회, 죄책감 ......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이 담겨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결코 가짜가 아닙니다.

     ...... 정말, 이분은 뭐죠 .......
     처음엔 스승님을 알고 있는 낯선 마법사 분인 줄로만 알았는데, 스승님을 친근하게 부르며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 것처럼.

     하, 하지만 ......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럴 리가 없을 ...... 터입니다.
     스승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이가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지인은 시이나짱과 스승님의 스승님뿐이라고.
     가능성이 있다면 스승님의 스승님인데 ...... 그분은 손바닥만 한 요정 같고, 지금 여기 있는 침입자는 피부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로브가 일반인과 같은 크기입니다. 들었던 특징과 일치하지 않네요.

     모, 모르겠어요. 이 사람이 누구인지. 무슨 목적인지 .......

    "...... 후우."

     문득 침입자 쪽에서 자신을 진정시키려는 듯 숨을 가다듬었습니다.
     서로에게 화를 내던 우리 사이에는, 어느새 묘한 정적이 흐르고 있습니다.

     침입자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방금 전의 격정이 거짓말인 듯 조용히 중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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