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3. 언젠가는 분명 나도......에헤, 에헤헤, 에헤헤헤......(5)
    2024년 04월 08일 23시 32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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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말했지. 넌 갓난아기야. 불면 날아가는 먼지. 밟으면 죽는 벌레. 그런 것한테 신경 쓸 시간 따위는 없다고."
    "그렇다 하더라도!"
    "흥, 건방진 계집이....... 그럼 멍청한 너에게 내가 좋은 제안을 하나 해줄게."
    "제안 ......?"
    "그래, 제안이야. 간단히 말해서, 내가 제시하는 조건 하나만 지키면 착한 내가 너를 봐주겠다는 거지."
    "......"
    "모처럼 살아있잖아. 당신도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지는 않겠지?"
    "...... 그 조건이 뭐죠?"

     되묻기는 했지만, 어떤 조건이라도 그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대화하는 동안 침입자의 주의를 끌 수 있고, 효과적으로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힘의 차이가 분명한 이상, 대화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게다가 그 조건이라는 것을 알아내면 이 침입자의 목적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생각에 나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제시된 그 조건은, 알고는 있었지만 나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었습니다.

    "그 아이, 할로의 곁을 떠나라."
    "읏......"
    "1,000년에 한 명...... 아아, 정말 대단한 재능이지. 그것은 인류의 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것이야. 하지만 그 아이는 달라. 그 아이는 그런 정도로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아냐. 그 아이는 단 한 사람 ...... 세상 끝까지 닿을 것 같은, 어느 시대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별처럼 눈부신 빛을 가지고 있어."

     마치 초조하다는 듯이, 침입자가 하늘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습니다.

    "이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무언가 아름답다고 느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뻗어도 뻗어도 ...... 아무리 별을 향해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것처럼, 아무도 닿을 수 없는 저 먼 곳에 그 아이는 서 있었지."
    "......"
    "너에게는 마법의 재능이 있다. 그 아이를 제외하면 아마도 이 시대 최고의 재능이겠지.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어. 앞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어차피 사람의 틀에 갇혀 있는 너 따위로는 ...... 어차피 함께 있어도 그 아이에게 힘이 될 수 없어.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건 다 헛수고야. 전부 다 무의미하고 쓸모없는 짓이지. 얼른 떠나는 게 너를 위한 일이야."
    "읏......! 웃기지 말아요!"

     나는 스승님과의 추억을 모욕당하는 것 같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어떤 일이든 스승님과 함께한 날들이라면 언제든 되새길 수 있습니다.

     스승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삶의 희망조차 찾지 못했던 저에게, 네게는 너만의 가치가 있다고 하셨죠.

     스승님은 말씀하셨어요.
     사실 마법의 재능 따위는 상관없다고,...... 그냥 네가 필요해서, 함께 있고 싶어서 선택해 주셨다고요.

     스승님을 만났기 때문에 나는 다시 웃을 수 있게 되었어요.
     스승님을 만났기 때문에 나는 처음으로 따뜻한 밥의 맛을 알게 되었고 .......
     그 외에도 스승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아직 만난 지 몇 달밖에 안 됐지만, 스승님은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 분을 위해서라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런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에게 짓밟히고 있습니다.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격정 앞에서 미숙한 나는 마음을 다스릴 수 없었습니다.

    "스승님과의 재능의 차이가 어쨌다고요! 그런 건 상관없어요! 누가 뭐라 하든 저는 스승님의 유일한 제자이자 가족이에요! 항상 함께 할 거예요......! 마법의 실력도 당신 말대로 미치지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 언젠가 스승님 옆에 나란히 설 수 있는 노력만은 절대 게을리하지 않겠어요!"
    "......항상 함께? ...... 나란히 서게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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