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4. 왠지 조금 울고 싶어졌는데......?(5)
    2024년 04월 06일 00시 20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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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읏 ......! (무, 무겁다 ......!? 앗! 바, 바닥이 꺼질 것 같아! 빠, 빠지면 배상해야 하는 거 아냐......? 어, 어떻게든 받아아흘려서......!)"

     양손에 쥔 두 개의 소검을 교차하며, 시이나는 소파다의 일격을 받아내고 있었다.
     사소한 변화이긴 하지만, 보기 드물게 고뇌에 찬 표정을 짓는 시이나가 소파다의 검을 받아 흘리려 한다.
     하지만 이를 순간적으로 간파한 소파다는 시이나가 피하려는 순간 마력의 검을 흩뿌려버렸다.
     힘의 방향을 바꾸려던 순간 갑자기 사라져 버린 힘으로 인해 시나는 균형을 살짝 잃었다.
     그러자 소파다는 즉시 마력의 검을 재생성해 시이나의 빈틈을 노리는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내 쪽으로 칼끝을 겨누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여유가 있으면 나도 이미 마법의 전개를 끝낸 뒤.

    "...... 흠."
    "무슨 속셈이지, 길드 마스터. 아니, 소파다 수드. 나는 당연히 거래에 응해 줄 줄 알았는데."

     적당한 몬스터를 사냥할 때라면 진심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전력을 다하지 않지만, 이번엔 다르다.
     상대는 전직 S랭크 모험가. 조금도 방심할 수 없다.

     나와 아모르, 시이나를 둘러싸듯 전력을 다해 결계 마법을 전개하고서, 결계 바깥쪽에 폭파 마법진으로 둘러쌌다.
     일반 마법진은 깨지면 마법이 발동되지 않지만, 이 마법진은 마법진이 본래의 형태를 잃어도 즉시 폭발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즉, 내 의지로 폭발시킬 수도 있고, 소파다가 발동 전에 깨뜨리려고 해도 폭발하는 특수성이다.
     술식 자체를 직접, 그것도 고속으로 풀 수 있다면 모를까, 나를 상대로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비범한 마법 실력을 가진 인물은 나 자신 말고는 내 마법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그 아이밖에 알지 못한다.
     마법을 쓸 줄 알지만 전문적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소파다로서는 우선 불가능하다.

     위력이 높은 마법이라면 다른 마법도 얼마든지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폭발 마법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도망갈 길도 없는 이런 좁은 방에서 폭발을 일으킨다면, 장벽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소파다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 아니, 실례. 조금 시험해보고 싶어서 말이야. 더 이상 싸울 의향은 없다."

     한동안 나를 바라보던 소파다는 그렇게 말한 뒤, 마력의 검을 가볍게 흩뿌리며 내게 등을 돌렸다.
     처음 앉아있던 자신의 의자로 돌아와서 허리를 숙여 앉았다.

    "이런 짓을 하고도 그 말을 믿으라고?"
    "아니, 마법을 그대로 전개한 채로 있어도 상관없어. 나한테는 더 이상 전의가 없으니까. 어느 쪽이든 상관없는 일이지. 뭐, 이미 전의가 없다고 주장한 나에 대해 네가 먼저 그 마법을 발동한 경우라면 다르겠지만."
    "......"

     대뜸 나는, 정의를 내세우는 소파다가 음마와 같은 위험한 마물을 받아들이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기에, 불의의 일격으로 아모르를 처치하려고 계략을 꾸미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지금은 이미 칼을 휘두르기 전과 같은 험악한 기색은 사라져 버렸다.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

    "...... 할로, 짱 ...... (어, ...... 저기, 할로짱)"
    "시이나 ......?"
    "...... 살의...... 없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소파다 씨한테서 살의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나 싶어서 ...... 검도 왠지 내가 받아낼 것을 전제로 한 느낌이 ...... 왠지 모르게 느낀 거라서,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
    "......"

     직접 그녀의 검을 받아낸 시이나가 그렇게 말한다면 아마도 그럴 것이다.
     소파다가 스스로 말했듯이, 그녀에게는 뭔가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더 이상 싸울 의지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 시도가 그녀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다주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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