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두었던 긴급의뢰를 보고하러 왔어. 비밀로 하고 싶은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고. 길드 마스터와 직접 이야기하고 싶어."
"긴급의뢰 ...... 얼마 전, 외톨이 음마에 관한 것인가요?"
"그래, 맞아."
"알겠습니다. 길드장님께 말씀드릴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안내원이 안쪽으로 사라졌다가가 잠시 후 다시 돌아온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면회 허가가 나왔으니 이쪽으로 오세요."
"고마워."
".....그런데 그쪽 두 분도 동행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시이나와 아모르를 보며 접수원이 조금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시이나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모르는 처음 보는 아이였기 때문에 의아하게 생각한 모양이다.
"응, 동행이야. 명목상으로는 내가 해결한 것으로 하고 있지만, 이 두 분도 이번 의뢰를 해결해 준 공로자거든. 함께 면담할 수 있으면 좋겠어."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길드장님도 납득하시겠죠.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안내원의 안내로 길드 마스터가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이동한다.
길드 마스터는 이 길드를 총괄하는 높으신 분인 만큼, 보통은 이렇게 쉽게 면담 허가가 나지 않는다.
이번에 이렇게 순조롭게 대화가 진행된 것은 긴급의뢰의 보고라는 중요한 사안이었고, 나와 시이나가 S랭크의 최고 등급 모험가였기 때문이다.
"이쪽입니다. 들어가세요."
"그래."
문을 앞에 두고서, 문고리에 손을 대는 것을 잠시 망설인다.
왠지 모르게 조금은 긴장한 모양이다.
이렇게 직접 길드 마스터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꽤 오랜만이다.
처음 만난 것은 C랭크에 올랐을 때다.
C랭크는 프로 모험가로 판단되는 하나의 기준이다.
그래서 C랭크에 오른 모험가들은 모두 한 번씩 길드 마스터와 면담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내가 S랭크에 올랐을 때였다.
...... 좋아.
"실례한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문고리를 비틀었다.
방 안에는 예전에 봤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의 길드 마스터가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 왔구나."
서류에서 고개를 든 그 여자가 나를 바라본다.
마치 노려보는 듯한 강렬하고 날카로운 눈빛이 상대방을 위협한다.
왼쪽 눈에는 깊은 찢어진 상처가 남아있고, 왼쪽 눈의 동공이 비어있다. 아마도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회복 마법이라 해도 만능은 아니다. 처음부터 결손이 있거나 부상을 입은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치료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풍당당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다.
강하고 예리하게 ㅡㅡ 마치 날카롭게 갈고닦은 한 자루의 검처럼.
시이나와는 또 다른 종류의,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무서운 인상마저 받는다.
"꽤나 늦게 도착했군, 《지전의 마법사》. 긴급의뢰가 왜 긴급이라 불리는지 알겠나? 급한 일이기 때문이지. 그 보고를 미루다니, 원래는 이런 잔소리로 넘어갈 일이 아닌 것을........"
"그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물론 그 부분에 대해서도 모두 이야기시킬 셈이었다. 앉아. 거기 두 사람도."
그녀는 나에게, 아니 시이나에게 조금도 주눅 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당연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길드 마스터의 이름은 소파다 수드.
들은 바에 따르면, 지금은 은퇴했지만 그녀 역시 한때는 S랭크의 모험가였다고 한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 그녀는 "자, 그럼"이라며 책상에 팔꿈치를 대고 앉았다.
"우선, 그 음마 사건은 어떻게 된 거지. 해결되었다고는 들었다. 하지만 그 음마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는데. 제대로 죽였나? 행방을 모른다면 정말 의뢰가 해결됐는지 확신할 수 없으니까."
"...... 죽이지는 않았어. 하지만 행방을 모르는 것도 아니야. 그 음마는 바로 이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