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4. 왠지 조금 울고 싶어졌는데......?(3)
    2024년 04월 06일 00시 17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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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모르를 가리키자, 소파다는 눈썹을 움찔거렸다.
     공기가 바들바들 떨리고, 순간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된다.

    "...... 계속해."

     이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벌을 받을까 봐 걱정했지만, 일단은 이야기를 들어주려는 자세를 보여줘서 안심이 된다.
     아직은 방심할 수 없지만,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모르와 만났을 때의 상황, 그녀의 성장 과정, 그리고 지금의 그녀의 의지.
     그것을 하나하나 거짓 없이 설명해 나간다.
     설령 거짓말을 잘못해도 그 날카로운 눈빛에 들통날 것 같아서 원래부터 속일 생각도 없었다.

    "......? ......! (어, 할로짱이 마안에 걸렸었어 ......? 뭐!? 내가 도와줬다니!? 아, 확실히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렀을 때, 아, 뭔가 베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에에!?)"

     뭔가 시이나도 도중부터 놀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아마 기우였을 것이다. 왜냐면 그때 이야기하는 부분이 시이나가 상당히 관여하고 있던 부분이었으니까. 시이나가 모를 리가 없다.

     내가 모든 이야기를 마치자, 소파다는 어이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대충은 알겠군. 그러니까 너는 그 음마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움직인 거지?"
    "그렇게 되겠네."
    "...... 너 자신도 한 번은 그 녀석의 마안의 힘에 당한 적도 있잖아. 음마라는 마물이 어떤 마물 조련사도 키울 수 없는 1급 위험 생물로 지정되어 있는 것도. 그 녀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도. 그 밖의 모든 것을 알고서 그 판단을 내렸다고?"
    "그래."

     소파다의 날카로운 눈빛에,  아모르는 어깨가 많이 움츠러든 것 같다.
     매우 불안해하는 느낌이 전해진다.

     어떻게든 안심시켜 주고 싶었지만, 이렇게나 험악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상황에서는 안타깝게도 신경을 써줄 여유가 없었다.

     마치 칼날을 눈앞에 들이대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긴장한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손을 움켜쥐고 있었다.

    "...... 흠, 그렇군. 너는 거래를 하고 싶은 모양인가. 저기 있는 음마가 이 도시에서 살 수 있도록 협상을 하려는 거군. 그리고 원하는 것은 내가, 모험가 길드가 그 음마의 존재를 묵인한다는 사실인가?"
    "그래."
    "...... 하아. 정말이지 ......"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바라보며, 소파다는 이마에 손을 얹었다.

    "넌 너무 순진해. 너무 순진해. 그토록 마물에게 정을 주지 말라고 가르쳤는데, 이런 짓을 하다니........"
    "생각의 차이야. 너는 알고 있어. 정을 버리고, 순진함을 버리고, 사람을 지키는 칼이 되는 ...... 그렇게 불렸던 예전의 이명ㅡㅡ 《정의의 칼날(글라디우스)》. 하지만 나는 아모르를 지키고 싶다고 생각했거든. 비록 마물이지만, 그녀는 나를 언니라고 불러주니까."

     내가 그렇게 말하자, 소파다는 나를 노려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너무 무서워서 마음속으로 잠시 움찔했지만, 그 반응을 내비치는 것만은 가까스로 참았다.

     히, 힘내라, 나! 만약 여기서 겁먹은 모습을 보이면 아모르에 대해 뭔가 불리한 조건을 제시할지도 모른다 .......
     아모르를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강인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정을 버리지 않고, 허술함을 가지며 ...... 그러면서도 무언가를 지키고 싶다고? 오만하군. 정이란 빈틈이다. 허술함이란 약점이다. 얕보이면 쉽게 속아 넘어간다. 한 번 그 마안에 당했던 너라면 이미 몸소 깨달았을 터."
    "이 아이 ...... 아모르는 더 이상 그런 짓을 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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