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2. !? (!?)(10)
    2024년 04월 05일 01시 45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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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로짱에게는 필리아가 있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할로짱의 입술을 강제로 빼앗아 버렸다.
     경멸을 당해도 ...... 어쩔 수 없다.

    "......조, 좋아......뭐.....조, 좋아한......다니... ...나, 나를 ......?"

     내 대답에, 할로짱은 처음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조금 지나자 그 말의 의미를 삼켰는지, '펑' 하며 삶은 문어처럼 귀까지 빨갛게 물들었다.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한 듯 얼굴을 돌리고, 손가락을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 어라? 할로짱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
     필리아랑 사귀는 사이라면 좀 더 찡그린 표정이나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을 줄 알았는데 .......
     지금의 할로짱은 그저 수줍어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 혹시, 어쩌면 .......

    "...... 할로짱, ...... 피, 리아짱과 ...... 사귀고, ...... 있는 거지? (저기, 할로짱. 할로짱은 필리아랑 사귀고 있는 거지?)"
    "뭐......? 아, 아니, 그런 일은 없어............ 고백은 받았지만 ......"

     그런 일은 없다. 방금 할로짱은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
     그 한 마디에 너무 집중하느라 마지막의 작은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지만 .......

     아하하하 ...... 뭐야. 그렇구나. 착각, 이었구나.
     계속 그 일로 매일 우울해했던 것이 왠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잘 생각해 보면, 필리아짱의 머리에 가려서 할로와 키스하는 장면까지는 보지 못했었다.
     뭐, 분명히 키스를 할 정도의 거리였지만 ...... 하지 않았던 걸까.
     아니면 키스는 했지만 사귀지는 않는다던가?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응.
     그렇다면 내가 필리아짱에게 양보할 필요가 없다는 ...... 뜻이겠지?
     할로짱이 받아들여 준다면 내가 할로와 사귀어도 괜찮겠지......?

     ......에헤, 에헤헤, 에헤헤헤헤헤헤헤헤.

    "좋아 ...... 할로짱 ...... 좋아 ...... (에헤헤. 좋아해~. 할로짱 좋아해~)"
    "시, 시이나? 저, 저기, 음 ......"

     예전처럼 내가 할로짱에게 뺨을 부비부비하자, 할로짱은 재미있을 정도로 당황해했다.
     할로짱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로 입술을 빼앗아 버렸는데도, 나를 싫어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다.

     ...... 내 마음은 할로에게 전했지만, 아직은 할로에게 마음까지 억지로 물어볼 생각은 없다.
     나는 아직 필리아와 달리 할로짱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그래서 나도 뭔가 할로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할로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
     할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되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후에야, 할로짱의 마음을 정면으로 듣고 싶다.
     그래서, 지금은.

    "...... 이것이 ...... 나, 의 ...... 고민 ...... 할로짱이 ...... 좋아 ...... 그것, 뿐 ...... (이것이 나의 고민이야. 할로가 생각하는 것만큼 무거운 것은 없어. 할로짱이 좋아 ...... 그것뿐이었어)"

     지금은 예전처럼 이렇게 부비부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어, 아, 음 ...... 그, 그렇구나 ...... 그, 그럼 이제 고민은 ......"
    "해, 결 ............ 할로짱 ...... 덕분에 ...... (해결됐어~. 에헤헤헤, 전부 할로짱 덕분이야!)"

     할로짱은 내 인생에서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아니. 지금도 그건 변함없다. 하지만 더 이상 그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할로짱과 맺어지고 싶다. 할로짱이 나를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계속, 죽을 때까지 함께하고 싶다.

     분명 그것이 지금의 내 꿈이고, 행복이다.

    "나, 나는 아무것도 ...... 꺄악."

     귀 근처를 부비부비하자, 할로짱은 부끄러움과 간지러움이 뒤섞인 목소리를 냈다.
     평소의 쿨함은 다 어디로 갔는지, 당황하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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