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부-04 텔레캐스터 비보이(2)
    2024년 02월 24일 00시 04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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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 이건 좀 이상하다. 나는 문헌에서 본 적이 있을 뿐인데 이 형식.

     기품은 있다. 넋을 잃게 만드는 아름다움도 있다.

     하지만 치명적으로 낡다.

     뭐랄까, 영화의 역사적 가치는 알겠는데, 영상도 스토리도 낡아서 오락물로 보기엔 너무 오래된 작품, 그런 느낌이다.

     

    "나이트에덴, 당신 집에서 그런 식으로 식사를 하나요?"

    "응? 그런데?"

     

     역사가 멈춘 집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좀 미안하지만, 고풍스럽다느니 뭐니 할 때가 아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이 시내에 있다면 감동이나 감탄을 느끼기 전에 공포가 앞설 것 같다.

     

    "흐음, 그렇군요 ......"

    "이상해?"

    "아뇨, 딱히."

    "이상한가......"

     

     아무래도 태도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나이트에덴은 주눅든 표정을 지었다.

     

    "아니, 뭐, 괜찮지 않을까요?"

    "그런가 ......"

     

     뭔가 미묘한 분위기가 되었다.

     일단 조용히 식사를 진행하면서 아니, 여기 맛있네!! 엄청 맛있는데!!

     이런 분위기의 가게가 아니었으면 정말 맛있게 먹었을 것 같다.

     

    "마음에 들었어?"

    "아주 좋아요. 저도 회원이 되고 싶네요."

    "그거 좋지. 나중에 신청해 놓을게."

     

     앗싸.

     ...... 아니, 나이트에덴의 소개라는 건 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뭐, 식사도 진행되었다.

     빈 접시를 가져가게 한 뒤, 다음 요리가 올 때까지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이어가자.

     

    "그래서, 저를 부른 이유는 뭔가요?"

    "응? 아니, 딱히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닌데 ......"

     

     즉흥이었냐고.

     나도 모르게 혀를 찰 뻔했다. 그럼 내 귀중한 시간을 이 녀석에게 낭비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돌아가서 초콜릿 만들기에 매진해야겠다.

     

    "그랬나요, 그럼 돌아갈게요."

    "자, 잠깐만, 마리안느 피스라운드. 잠깐, 세상 이야기라도 좀 하자."

     

     세상 이야기?

     나는 잠시 허리를 띄웠지만, 그 말을 듣고 순순히 다시 앉았다.

     

    "그건 흥미롭네요. 간단히 말하자면 ...... 당신들 우르스라그나 일파가 어떤 세계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신경쓰여요."

    "질문으로서는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해야겠는데. 당신이 물어봐야 할 질문은 이거야ㅡㅡ[지금의 세상을 긍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말해줘]"

     

     말장난 하지 말라고.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 세상의 구조가 끝났다는 건 아주 잘 알고 있다.

     

    "싸우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결론 따위는 없어요. 하지만 그렇다 해도 너무 많이 싸우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세상이에요. 저와 당신도 과연 결론을 얻기 위해 싸울 필요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잖아요.?"

     

     그보다는 이 녀석과의 싸움 끝에 결론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전혀 없다.

     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 대해서는 불안감이 앞선다.

     

    "당신의 현재 상태는 우르스라그나 가문의 편리한 전투 기계가 아닌가요?"

    "...... 사토 씨 사건 이후, 너는 우리에 대한 의심을 더 키운 것 같네."

     

     늘어났다고 해야 하나, 뭐랄까.

     근본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바꿔치기하거나, 나이트에덴을 가두어 세계와 관련된 정보를 차단시키거나.

     

    "부모가 자식에게 할 일이 아니에요. 당신을 구세주로 삼고 싶다면 납득이 가지만, 동시에 그런 짓을 하는 자들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렇군. 옆에서 보면 그렇게 보이는구나 ......"

     

     나이트에덴은 눈을 내리깔며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연이어 나오는 접시에 담긴 음식을 응시하면서도,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 그렇다고 해서 내가 싸움을 멈출 이유는 없어."

    "............"

    "누구나 불합리에 눈감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어. 오히려 재주껏 눈감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지 ...... 자신과 관련된 일이라도, 그렇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세상의 정답이 되어가고 있어."

     

     그래, 맞다.

     그 말이 맞아, 나이트에덴, 네 말은 대체로 맞아.

     

    ""그래서ㅡㅡ""

     

     

     

    "통채로 전부 바꿔야만 해."

     

    "하나하나 바꿔나갈 수밖에 없잖아요."

     

     

     

     그와 나의 말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달랐다.

     

    "...... 너와는 항상 결론이 달라지는구나."

    "그렇게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랍니다. 저라는 최신, 최고의 계산 능력을 자랑하는 초절정 하이퍼 슈퍼컴퓨터 패왕 디럭스와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뭐, 뭐야 방금 긴 이름!? 머......멋있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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