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부-04 텔레캐스터 비보이(3)
    2024년 02월 24일 00시 05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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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정말 이 녀석에 대해서 걱정이 앞선다.

     중2병에 걸렸다는 자각은 있지만, 이 녀석은 초등학생 수준의 감성에 멈춰 버린 것 같단 말이야. 제발 좀 봐줘.

     

    "자, 이야기도 끝났으니 이제 음식을 먹어요. 식을 것 같네요."

    "아, 그렇지. 미안해."

     

     서로 어깨를 흔들며 웃는다.

     진지한 이야기가 끝나니, 아까보다 조금 더 친해진 것 같다.

     결론이 다르지만 친구는 친구다.

     친구라면 밥 한 끼 정도는 같이 먹어도 괜찮다.

     

    "이것도 맛있네요 ...... 아, 맞다. 아서는 싸우면 아마 당신이 이길 거라고 말했사와요."

    "그랬어? 물론 나야 이길 생각이지만 ...... 음, 이거 맛있네. 재료의 맛이 좋아."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지 않아요? 사실 저는 아서를 상대로 싸울 비전이 없는데,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이 질문에 그는 포크를 멈추고 몇 초간 침묵했다.

     그러다 고개를 들더니, 왠지 등뒤에 말풍선을 띄우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템페스트]는 다재다능하지만 초기형인 만큼 최대 출력 면에서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서 슈텔트라인은 적을 분자로 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기본적으로 그 분자 간섭만 해결하면 출력 차이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온몸을 빛으로 만들고 돌진해서 폭파시킬 생각이야."

    "네? (huhcat)"

     

     턱이 빠질 뻔했다.

     뭐라고? 전혀 이해가 안 돼.

     

    "오, 이것도 맛있다. 자, 먹어봐."

    "아니, 빛의 나라에서 온 전사가 아니면 쓸 수 없을 것 같은 기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서 그럴 상황이 아닌데요 ......"

    "이봐, 나는 나이트에덴 우르스라그나로서 궁극의 형태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존재라는 걸 잊고 있는 거 아냐? 설령 심장이 박살나더라도 그 정도로 죽는다고 생각했다면 심히 유감인데."

    "그거 인간이 아니잖아요 ......"

     

     너무 인간을 그만뒀잖아.

     심장이 부서지면 좀 죽으라고!

     

    "음, 이 국물도 재료의 맛이 느껴지네."

    "당신 아까부터 요리를 칭찬하는 어휘가 하나밖에 없잖아요? 그것만으로 싸우는 건요?"

    "그렇게 말해도, 그 때문에 언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어."

    "배운다니 ...... 아, 이제 됐어요. 그럼 초콜릿이나 튀김이나 라면 같은 남자의 필수과목은 제대로 배우고 왔어요? 안 배웠을 리가 없잖아요."

    "모두 이름 정도는 들어본 적 있어. 미각 성분도 파악하고 있고."

     

     이 녀석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그것들 좀 먹어봐요. 힘들 것 같으면 뭐...... 조만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분명 있을 거예요."

    "?"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이트에덴.

     나는 어안이 벙벙해지면서도, 머릿속의 중개할 상대 리스트에 한 명, 긴 이름을 추가했다.

     

     

     

     ◇

     

     

     

     레스토랑을 나온 마리안느와 나이트 에덴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밤거리를 걷고 있다.

     이목이 수려한 두 사람의 조합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무심코 볼을 붉히며 발걸음을 멈추고 몇 번이고 뒤돌아보게 된다.

     

     겨울밤에 갑자기 피어난 두 송이의 아름다운 꽃.

     한 폭의 그림으로 잘라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그런 순간이었다.

     당사자들도 즐거워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래서 거기서 말이죠! 키라와 아스란이 말이죠! 울타리 너머로 대화를 나누는데 정체를 들키면 안 되니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몸으로 말이죠!"

    "그건 또 ...... 두 사람의 우정은 불멸인 동시에 그 때만은 드러내지 못하는가 ...... 비극이구나 ......"

     

     마리안느도 나이트에덴도 정말 즐거워 보였다.

     한동안 환담을 나누며 걸음을 옮기던 두 사람은, 어느새 중앙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각자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음, 여기서 작별인 모양이네."

    "어머, 아쉽네요.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가 재미있는데 ...... 반환지점 정도였는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길어. 뭐, 기대는 할게."

     

     그렇게 말하고 나서, 나이트에덴은 후회했다.

     다음에 만났을 때 둘 다 무사할 리가 없는 것이다.

     

    "...... 나이트에덴,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응?"

    "쿠데타로 크리스탈을 빼앗아서 뭘 하려는 거죠?"

     

     마리안느의 물음에 나이트에덴은 눈을 살짝 부릅떴다.

     전부 알고 있었구나.

     

    "...... 크리스탈은 상징으로서 필요하다는 이야기지. 본질적으로는, 아서 슈텔트라인을 쓰러뜨리면 우리의 목적은 달성돼. 그게 다야."

    "흠~ 하지만 그 할배를 쓰러뜨리려면 먼저 저를 쓰러뜨려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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