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35화 가자, 바나르간드 대삼림으로(2)
    2024년 02월 11일 21시 13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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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호 마법을 너무 맹신하지 마세요. 한 번 정도는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러 번 방어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음~ 역시 봄의 무도회 사건 때문에 자신의 마법을 조금 믿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루시아나가 환하게 웃는다.



    (오늘은 숲의 먹이뿐만 아니라 쓸데없는 불안감 같은 것도 이 부채로 한방에 날려버려야겠어. 기다려라, 바나르간드 대삼림의 마물들아!)



    "자, 가자, 멜로디. 이 부채로 내가 호위가 필요 없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어!"



     루시아나는 의기양양하게 걸어 나갔다.























    ◆◆◆◆◆◆◆.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구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루시아나는 거대한 곰 마물 '타이런트머더베어'를 만났다.

     부채를 휘둘러 격퇴했다.



    "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압!"

    "보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루시아나는 거대한 뿔을 가진 멧돼지 '빅혼보아'를 만났다.

     부채를 휘둘러 격퇴했다.



    "...... 전부 한 방에 끝났네요."



     숲을 걷기 시작한 지 두 시간 정도.

     지금까지 다섯 마리의 마물을 만났지만, 모두 루시아나의 일격으로 상대를 날려버리고 격퇴에 성공했다.



     멜로디가 만든 비살상형 고문 도구 '성스러운 종이부채'는, 그 공격으로 대상에게 상처를 입히지는 못하지만 충격과 고통을 줄 수는 있다. 살상 불가라는 대가를 얻는다는 점에서 종이부채가 가진 '핀잔을 주다'의 특성이 상당히 짙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즉, 이 공격을 받으면 만담 예능인처럼 화려하게 날아가버리는 것이다. 거대한 곰이나 멧돼지조차도 당연하다는 듯이 날려버리는 그 충격은 어마어마하여, 부상은 아니지만 충격파에 상응하는 고통을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몬스터는 한 방에 의식을 잃게 된다.



     또한, 날아간 뒤 벽이나 나무에 부딪혀도 신기하게도 다치지는 않지만, 그에 상응하는 고통은 정상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이 '성스러운 종이부채'는 그야말로 고문 도구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일품이다.



    "이 '성스러운 종이부채'가 있는 한 나는 아무리 전력을 다해도 상대방을 죽일 염려가 없어. 몇 번을 때리든, 몇 번을 날려버리든, 내 양손은 계속 새하얗게 남아있어. 후후후후."



    "아가씨, 그 대사는 정말 무섭네요."



     시간은 이미 저녁에 가까워졌다. 하늘이 주황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아가씨, 이제 곧 해가 져요. 밤의 숲은 위험하니 돌아가는 게 어때요?"



    "멜로디, 오늘 나는 어땠어? 이 숲의 큰 동물들을 상대하는 데 전혀 문제없었지?"



    "...... 네, 맞아요. 솔직히 놀랐어요. 아가씨께서 이렇게까지 훌륭하게 싸울 수 있다니요."



    "후후후, 고마워. 하지만 나는 지난번 마물과의 싸움에서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그, 렇네요. 그러고 보니 확실히 그 말씀이 맞아요. 나, 왜 잊고 있었던 거람?"



     루시아나는 알고 있었다. 봄의 무도회에서 루시아나를 완전히 지키지 못한 것이 멜로디로부터 객관적인 시각을 빼앗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 여기서 그 인상을 모두 뒤집어엎는 거야!)



    "아가씨, 정말 날이 저물어가고 있어요. 밤의 숲은 위험해요. 이제 돌아가시는 편히 ......"



    "안 돼요. 조금만 더 기다려."



    "...... 알겠습니다. 부드럽게 비추어라 [루체]"



     해가 지고 어둠이 대삼림을 지배했다. 멜로디가 켜는 마법의 불빛만이 유일한 희망처럼 주변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다.

     루시아나는 멍하니 멜로디의 빛이 닿지 않는 어둠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가씨, 이런 밤의 숲에서 무엇을 기다리고 계신가요?"



    "...... 왔어."



    "네? ...... 둘러싸여 있어?"



     멜로디는 본업인 사냥꾼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매일같이 숲을 활보했던 터라 숲 속 기척을 살피는 방법에는 나름대로의 자신이 있었다. 그에 따르면 지금 멜로디 일행은 어떤 동물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



    (종류는 아마 네 발 동물, 아마도 발굽이 아닌 말랑젤리가 있는 타입인 것 같아 ......)



     그것을 짐작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일이지만, 지금의 멜로디의 기량으로 그 정도면 충분했다.



    "아가씨, 곧 열 개의 '루체'로 전체를 환하게 밝힐 테니--"



    "필요 없어. 그보다 앞에서 올 거야."



     루시아나의 지시에 따라 앞을 바라보니, 어둠에 섞여 버릴 것 같은 새까만 털을 가진 늑대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그것은 불과 몇 주 전에 본 기억이 있는 몬스터였다.



    "저건 하이더울프? 분명 렉트 씨가 바나르간드 대삼림의 마물이라고 했었는데, 왜 여기에!?"



    (그래서 왜 눈치채지 못했는지 정말 수수께끼지만. 정말 둔감하고 귀엽다니깐 멜로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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