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1화 색채를 잃은 소녀(1)2024년 02월 10일 22시 44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캐롤의 설명은 계속된다.
지금은 보통의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저축을 하고 있으니 휴일에는 그림을 그려도 문제가 없을 텐데, 아버지는 아예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화가를 전업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한 게 잘못이었어. 제대로 일하고 그림은 취미로만 생각했더라면 지금도 그림을 그렸을지도 몰라. 어머니는 가끔씩 아버지가 그린 그림을 바라보며 그리워하고 있어. 사실은 다시 그림을 그리기를 바라는 것 같아."
캐롤은 조금 쓸쓸한 듯이 웃었다.
아마도 그녀 역시 어머니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뭐, 그런 이유로 나는 아버지한테서 배웠다는 거야. 반면교사랄까? 그림 그리는 건 좋아해. 하지만 취미 이상으로 깊게 배울 생각은 없어. 실수로 욕심이 생겨서 '역시 전업 화가가 되겠어! '라고 생각하게 되면 큰일인걸. 왜냐하면 나는 그 사람의 딸이니까."
반면교사라고 말하지만, 캐롤이 아버지를 존경하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래서 저번에 왕성에서 일한다는 이야기를 한 거네요."
"그래, 불시 시험의 다음날이었지. 꼭 왕성의 근무로 한정할 필요는 없지만 월급이 좋다고 들었거든. 현재로서는 일단은 목표지만, 어차피 내 성적으론 좀 어려울지도."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는 캐롤.
본인은 성실하게 공부하고 있는 것 같지만,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불시 시험의 반 순위도 33명 중 27위였다.
"그래서 선택과목은 왕성 근무에 도움이 될 것 같은 것을 선택할 생각이야. 새삼스럽지만 미안, 속이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네."
"그건 괜찮아요. 저도 어디까지나 미술 선생님한테서 부탁한 것뿐이니까요. 조금 아깝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수업을 선택할지는 캐롤 씨의 자유예요."
"...... 고마워, 세실리아."
눈썹을 내리며 감사 인사를 건네는 캐롤에게 멜로디는 빙그레 웃어주었다. 캐롤이 미술 수업을 듣지 않기로 결정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멜로디가 뭐라고 할 문제가 아니다.
(교실 앞을 서성이는 걸 보면 아직 미련이 남아 있는 것 같지만, 억지로 지적하는 건 좀 아니겠지)
멜로디는 캐롤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세실리아는 선택과목을 어떻게 할 거야?"
"저요? 일단 『응용마법학』은 정식으로 수강할 생각이에요. 그 외에는 일단 루시아나 님의 임시 수강에 동행하고 있어요."
"너희들 정말 사이가 좋구나."
조금 어이가 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캐롤에게 멜로디는 씁쓸한 웃음을 지어주었다.
애초에 멜로디는 루시아나를 호위하기 위해 이 학교에 편입한 것이다. 따로 선택 수업을 받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사실 루시아나로부터 '멜로디가 듣고 싶은 수업을 들으면 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멜로디는 자신의 목적을 생각하면 루시아나와 같은 선택과목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응용마법학'은 루시아나도 정식으로 수강할 예정이라 문제없을 것 같다.
"『응용마법학』이라. 세실리아는 마법도 쓸 수 있구나."
"네. 선생님들이 말하길 아주 뛰어나다고 하더군요."
"정말 너무 완벽한 초인이야, 세실리아는."
"다만, 마법을 독학으로 배웠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준을 모르겠어요. 『 응용마법학』에서 그 부분을 확실히 배우고 싶어서요."
"그래? 한 번쯤은 수강받아 봤지? 뭐라도 배웠어?"
캐롤이 묻자, 멜로디는 조금 먼 곳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 여러 속성의 동시 발동이 고난도 마법이라는 걸 알았어요."
"...... 할 수 있구나."
"...... 네."
"그래. 할 수 있구나."
"......"
실내에 잠시 침묵이 흐른다.
조금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캐롤의 웃음소리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푸훕, 크크크, 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정말 세실리아, 너 뭐든 너무 잘하잖아 거기까지 가면 오히려 더 웃긴다구!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 웃지 말아 주세요, 캐롤 씨!"
"무리무리! 이걸 웃지 않고 배길 수 있겠어!"
참을 수 없었는지 한동안 캐롤의 웃음소리가 계속되었다. 멜로디가 얼굴을 붉히며 말리려고 애를 썼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겨우 진정이 되었는지, 캐롤은 웃음을 끝내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꽤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아~ 재밌었어. 이렇게 웃어본 게 언제였을까?"728x90'연애(판타지) > 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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