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3화 세실리아 양은 강하게 뉴게임(1)
    2024년 02월 08일 22시 48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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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후후"



    "무슨 일이세요, 루시아나 님?"



     왕립학교로 향하는 길에 루시아나는 기분 좋게 웃었다. 조심하고 있으니 괜찮을 것 같지만, 자칫 실수로 건너뛸 것 같은 기세다. 멜로디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냐면 오늘부터 멜로... 세실리아랑 함께 등교할 수 있는걸. 기뻐서 그래."



    "후후후, 호들갑이세요. 호위가 목적이지만, 저도 루시아나 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뻐요. 잘 부탁드릴게요."



    "오늘은 같이 점심 먹자. 메이드는 안 되지만 동급생이라면 문제없지?"



    "네, 알겠습니다."



    "오예~!"











     왁자지껄.

     교실이 가까워질수록, 시끄러운 목소리가 멜로디들의 귀에 들려왔다.



    "왠지 평소보다 더 시끄럽네."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서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둘은 교실로 들어섰다.



    "좋은 아침, 루나."



    "좋은 아침, 루시아나."



     먼저 등교한 루나에게 루시아나가 인사를 건넸다. 루나도 인사를 건넸고, 이어서 멜로디가 입을 열었을 때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루나 님."



    "안녕, 세실리아."



     일부 학생들, 주로 교단 쪽에 모여 있던 학생들 중 상당수가 깜짝 놀라 멜로디를 쳐다보았다. 갑작스러운 일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란 이들은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눈을 돌렸고, 잠시 소란스러웠던 분위기는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방금은?"



    "뭘까요......?"



     멜로디와 루시아나가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리에 앉아있던 루나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앞을 가리켰다.



    "두 사람도 한번 봐. 어제의 불시 시험 결과가 붙여져 있거든."



    "벌써요? 빠르네요."



     어제 오후에 시험을 치렀는데, 다음 날 오전에 이미 채점 및 집계가 끝나 교실에 붙여져 있다. 편입시험 때도 느꼈지만 왕립학교 선생님들은 정말 부지런하고 우수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가자, 세실리아."



    "네, 루시아나 님."



     두 사람은 칠판 중앙에 붙어 있는 시험 결과를 확인하러 걸어갔다.



    "좋은 아침이에요, 크리스토퍼 님, 안네마리 님."



    "그래, 좋은 아침, 루시아나 양, 세실리아 양."



    "좋은 아침이에요."



     칠판 앞에는 학생들이 모여 있었고, 그 안에는 왕태자 크리스토퍼와 후작영애 안네마리의 모습이 있었다. 멜로디와 루시아나가 함께 인사를 건네자 두 사람 모두 밝게 대답했다.



    "두 분도 시험 결과를 확인하러 왔어?"



    "네. 전보다 더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루시아나가 그렇게 말하자, 크리스토퍼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순위가 떨어졌어."



    "네? 크리스토퍼 님께서? 시에스티나 님이 1등이라던가?"



    "뭐, 결과를 보도록 해."



     크리스토퍼가 자리를 비켜주자, 두 사람은 시험 결과에 눈을 돌렸다.



     그 내용은....



    "1위 세실리아 맥머든, 점수 100점"

    "2위 크리스토퍼 폰 테오라스 96점"

    "2위 시에스티나 반 로드피아 96점"

    "4위 안네마리 빅티리움 93점"

    "5위 루시아나 루틀버그 91점"

    "6위 올리비아 랭크돌 90점"



    "우와......"



     루시아나는 감탄사라고도 할 수 없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 시선은 자신의 순위가 아닌, 당당히 1위에 빛나는 세실리아의 이름을 응시하고 있었다.



    "제가 1등인가요?"



    "이야, 만점이네 ......"



     대단하다고 감탄하기보다, 그저 어이없어 할 수밖에 없는 루시아나였다.



    (멜로디, 똑똑한 것은 알았지만 설마 크리스토퍼 님보다 더 잘할 정도였어? 얼마나 잘하는 거야!)



     입학 전 가정교사로서 공부를 가르친 적이 있지만, 설마 여기까지 일 줄은 몰랐다. 이렇게 눈앞에서 수치로 결과를 보게 되자 멜로디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솔직히 놀랐어, 세실리아 양. 역시 편입시험을 통과한 만큼 실력이 대단해."



    "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우연인 것 같아요."



    "겸손할 필요 없어요. 만점이라는 것은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축하해요."



     크리스토퍼와 안네마리에게 시험 결과를 칭찬받자, 멜로디는 조금 쑥스러운 듯 웃었다.

     다시 한 번 루시아나로부터 "대단해, 세실리아!" 등의 칭찬을 받는 와중, 안네마리는 이 결과를 곱씹어보았다.



    (세실리아 맥머든...... 당신, 강하게 뉴게임이라도 하는 거야!? 뭐야, 만점이라니!)



     웃는 얼굴의 뒤에서 안네마리는 절규하는 것이었다.

     소녀 게임 '은빛 성녀와 다섯 가지 맹세'에서, 학교의 시험 결과는 공략 대상과의 친밀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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