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좋아! 를 넘어 이미 메이드 없이는 살 수 없는 소녀. 마이카가 보는 멜로디는 그 정도로 메이드에 의존하는 소녀였다.
(학교 생활 첫날부터 이래서야 ...... 아무 일 없으면 좋겠지만)
마이카는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멜로디는 루시아나의 목욕 시중을 마친 후, 머리를 말리고 빗질을 했다.
"자, 끝났어요."
"고마워, 멜로디."
"아가씨, 다음은--"
"멜로디, 오늘은 이제 그만 돌아가서 쉬었으면 해."
"네?"
의자에 앉아 있던 루시아나가 멜로디를 돌아본다.
"오늘 아침부터 바빠서 피곤했지? 내일부터 수업이 시작되면 더 바빠질 거야."
"하지만, 아가씨, 저는..."
"왜냐면 오늘의 멜로디가 좀 이상한걸. 분명 피곤한 거야. 쉬는 편이 좋아."
루시아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멜로디를 올려다보았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멜로디는 반박할 수 없었다.
"...... 알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실례할게요."
"그래, 내일 같이 등교하자."
"네. 그럼 내일 아침 이쪽으로 올게요."
"응, 기다리고 있을게!"
루시아나는 내일이 기다려진다며 기쁜 듯이 웃었다. 멜로디도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어색하지는 않았을까, 멜로디는 조금 걱정이 되었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아가씨."
"잘 자, 멜로디."
방으로 돌아온 멜로디는 세실리아로 변신한 후 공중목욕탕에서 몸을 씻었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 돼. 잠이 부족해서 호위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는 없어. 푹 쉬고 내일을 준비해야 해)
침대에 들어가 눈을 감는다.
그리고 멜로디는 깊은 잠에...
.......
.............
...................
(...... 잠이 안 오네)
멜로디의 의식이 꿈의 세계로 떠난 것은, 한밤중을 지나고 한참이 지난 후였다.
◆◆◆
9월 15일 아침 ...... 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조금 이른 시간. 아직 해가 뜨기 전이다.
그런 시간에 멜로디는 잠에서 깼다. 평소와 같은 기상 시간이다.
"......흐아암."
크게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한 멜로디는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을 열었다. 역시 9월이라 그런지, 아직 일출 시간이 아니어서 하늘이 어두컴컴하다.
"좀 더 자도 괜찮았으려나?"
아쉽게도 아침의 메이드 업무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일찍 일어나도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렇다 해도 이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이미 몸에 배어있어서 다시 잠을 잘 수 있는 기분도 아니었다.
멜로디는 창문에서 방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허리에 손을 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어쩔 수 없네요. 이 방의 청소라도 할까요?"
방금 들어온 방이 더러울 리가 없지만, 조금이라도 메이드 기분을 내기 위해 매일 아침의 일과인 청소를 하기로 마음먹은 멜로디였다.
옆방의 캐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청소를 끝내고도 시간이 꽤 남았다. 어쩔 수 없이 교과서를 읽으며 시간을 때웠다. 왠지 아침을 먹을 기분이 들지 않았다.
"흐아암...... 아, 좋은 아침."
"좋은 아침이에요, 캐롤."
멜로디가 방을 나서자 식당에서 돌아온 캐롤과 마주쳤다. 그녀도 역시 잠이 덜 깬 듯 약간 졸린 표정이다.
"빨리 나왔네?"
"네, 루시아나 님과 함께 등교하기로 약속했거든요."
"......그렇다는 뜻은, 세실리아가 일부러 루시아 님의 방까지 가는 거네. 귀족의 상대는 힘들겠어."
"제가 같이 가고 싶어서 가는 것뿐이에요."
"흠~ 뭐, 상관없지만. 잘 갔다 와."
"네, 다녀올게요. 그럼, 교실에서 봬요."
캐롤은 손을 흔들며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본 멜로디는 마음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아서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멜로디는 루시아나의 방으로 향했다.
"좋은 아침이에요, 루시아나 님"
"좋은 아침, 멜로디...가 아니라 세실리아."
멜로디가 루시아나의 방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방 안에서만큼은 평소처럼 해도 되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멜로디 선배."
"좋은 아침, 마이카. 이 모습일 때는 세실리아로 불러줘."
"마이카는 계속 실수하니깐. 밖에서 그러면 위험해."
"네~ 조심할게요 ......어라? 멜로디 선배, 눈이 조금 붉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