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화 친목회의 이면에서(1)2024년 02월 08일 20시 48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시간은 조금 거슬러 올라간다.
여름 무도회가 끝나고 왕립학교 2학기가 시작되기 조금 전의 어느 날.
"친목회?"
왕성에 있는 크리스토퍼의 개인 방에서, 그는 안네마리에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뭐, 다과회 같은 거지만."
"그걸 나의 주최로?"
"정확히 말하면, 슈레딘의 미모에 반한 안네마리가 크리스토퍼한테 떼를 써서 억지로 데려온 것 같은........"
"...... 너."
"내가 아니야! 게임 속의 안네마리였는걸!"
게임 속 악역영애 안네마리는 여주인공의 자칭 라이벌 캐릭터다. 게임 설정상 왕태자 크리스토퍼의 약혼녀이며, 학교 성적이 나쁘고, 무력하면서도 오만하고 욕망에 충실하여 그야말로 여주인공의 대항마 같은 캐릭터로 그려진다.
그녀는 어렸을 때 크리스토퍼를 만나 그의 아름다움에 첫눈에 반해 그의 약혼녀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우수함과는 거리가 멀고 주변으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았던 그녀의 마음은 일그러져 게임 속 설정으로 되어버린다.
그런 캐릭터인 탓인지, 갑자기 나타난 금발의 미남인 제국의 제2황자 슈레딘의 미모에 손쉽게 빠져든다. 크리스토퍼의 약혼녀이지만 슈레딘과 더 친해지고 싶어서 편입한 지 얼마 안 된 그를 다과회에 초대한다...... 자신의 약혼남의 주최로.
"...... 너"
"그러니까 내가 아니라니깐! 게임과 현실을 혼동하지 마!
"아니, 뭐, 알고는 있지만. 그래서 그 친목회는 현실에서도 내 주최로 하라는 거지?"
"그래. 게임에서는 새로 편입한 슈레딘과 친목을 다진다는 명목으로 나, 너, 맥스웰 님, 그리고 히로인이 참가해."
"그게 꼭 필요할까?"
"...... 솔직히 잘 모르겠어. 이번에 학교에 온 사람은 슈레딘이 아니라 시에스티나 님이니까. 하지만 만약 그녀가 슈레딘을 대신해서 행동한다면, 이 이벤트는 우리에게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거야."
안네마리의 설명에 따르면, 이 친목회 이벤트에서 슈레딘은 왕세자 크리스토퍼와 친하게 지내는 세실리아에게서 정보를 얻기 위해 승마 데이트에 초대할 것이라고 했다.
"아, 저번에 말했던...... 그래. 그러니까, 시에스티나가 누구를 승마에 초대하느냐에 따라서..."
"그래. 누가 주인공으로 다루어지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거야."
"하지만 슈레딘의 목적은 왕국 침략을 위해 내 정보를 빼내는 거지? 그렇다면 같은 편입생인 셀레디아를 초대할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그럴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시에스티나 님이 같은 목적인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야. 어디까지나 참고만 할 수 있지만,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크리스토퍼도 안네마리의 의견에 공감했다.
세세한 부분에서 많은 불일치를 일으키면서도 큰 줄기로는 게임의 메인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는 이 세계. 그렇다면 이대로 가면 세계를 멸망시키는 마왕의 부활은 필연적이다. 꼭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히로인... 아니 성녀가.
"알았어. 루시아나와 셀레디아 중 어느 쪽이 히로인인지 친목회에서 알아보자."
크리스토퍼와 안네마리는 진지한 분위기를 풍기며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
시간은 9월 14일 밤으로 돌아간다. 친목회는 끝났고, 살롱 저택에 마련된 방에 크리스토퍼와 안네마리, 그리고 맥스웰이 모여 있었다.
"이번엔 내가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네."
쓴웃음을 짓는 맥스웰에게 크리스토퍼가 쓴웃음을 지었다.
"너, 대부분 루키프와 대화만 하고 있었으니까."
"그게, 그는 꽤나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알게 되어서 다행이야. 뭐, 남학생이 너무 적어서 곤란해하는 것 같긴 했지만..."
"루시아나 일행이 합류하면서 남녀 성비가 편중되어 버렸으니까."
"그래. 어쩌면 왕태자의 약혼자 찾기가 시작되었다는 소문이 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어. 나와 루키프한테 고마워해줬으면 좋겠어."
"그래, 고맙다 ...... 그건 그렇고, 시에스티나 전하는 세실리아 양을 선택했는데 어떻게 생각해? 안네마리."
"...... 시에스티나 님의 말을 믿는다면, 여름 무도회에서 댄스 대결에서 진 것에 대한 복수라는 뜻이 되겠네요."
"아니, 댄스 대결을 하고 있었던가? 그 두 사람."
"솔직히 저로서는 멋진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어쩌면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승부가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 그럼 이번 것은 단순히 놀러 가자고 한 것일까?"
크리스토퍼는 팔짱을 끼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안네마리도 무언가 생각에 잠겨 있는 듯했다.
"너희들의 꿈에서는 원래 이번 같은 친목회가 아니라 다과회였다지? 꿈에서는 이미 입학한 성녀가 있었고, 너와도 나름대로 친분을 쌓고 있었고. 제국의 황자는 너의 정보를 얻기 위해 성녀에게 접근한다...... 였었나?"
"그래, 맞아."
"하지만 현실에는 성녀가 없고, 크리스토퍼의 정보를 빼낼 수 있는 상대가 없었다. 그래서 가장 관심 있는 인물에게 접근한 것일까? 뭐, 이 경우 왕태자의 정보를 빼내는 것이 우선이라면 안네마리 양을 승마에 초대하는 것이 가장 좋았을 텐데........"728x90'연애(판타지) > 히로인? 성녀? 아니요, 올 워크스(ALL WORKS) 메이드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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