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2화 수면부족 메이드와 마이카의 의문(1)
    2024년 02월 08일 22시 01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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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목회가 끝나고 평민 기숙사로 돌아온 멜로디는, 교복 차림으로 방의 불도 켜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웠다.

     시간은 이미 오후 6시를 넘기고 있다. 기숙사의 식당에서는 저녁식사가 차려져 있지만, 친목회에서 적당히 간식을 먹은 멜로디는 아무것도 먹을 생각이 없었다.



    "하아, 피곤해 ......"



     첫 학교생활, 그리고 왕세자나 황녀와 함께 하는 갑작스러운 친목회. 꽤 피곤할 것 같은 이벤트에 시달린 하루였다.

     잠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멜로디. 그리고 무언가를 깨달은 듯이 벌떡 일어났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지. 아가씨에게 가야 해!"



     멜로디는 침대에서 일어나 달빛만 비치는 실내에서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테아트리테] 해제!...... 그리고  [오븐쿠에포-타]!"



     어둠 속에 소녀의 하얀 실루엣이 떠오르자, 몇 초 후 메이드복 차림의 멜로디가 모습을 드러내었으며 그녀의 눈앞에는 간소한 문이 나타났다. 전이의 문이다.



    "레츠 메이드! 아가씨의 방으로!"



     특별히 행선지를 말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을 내뱉는 멜로디. 마치 어디로든ㅡㅡ크흠크흠.

     멜로디는 힘차게 전이의 문을 열었다.



    "아가씨, 늦어서 죄송합니다! 금방 뭔가 식사를 만들어 드릴게요."



    "응? 멜로디?"



    "앗!"



     마법의 문을 통해 식당으로 들어가니, 그곳에는 루시아나와 마이카의 모습이 있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루시아나도 방금 돌아왔기 때문에 간식이라도 만들어 주려고 의기양양하게 다가왔지만, 다이닝에서 루시아나는 이미 수프를 먹고 있는 중이었다.



    "정말, 멜로디 선배. 갑자기 문이 열려서 깜짝 놀랐지 뭐예요!"



    "아, 응, 미안해."



     멜로디도 정신이 팔려 있었던 모양이다.

     마이카에게 주의를 받자 배려가 부족했음을 사과했다.



    "아가씨는 이미 식사를 하고 계시네요."



    "돌아왔더니 마이카가 수프를 만들어 놓았어. 친목회에서 약간 먹긴 했지만 조금 부족했으니 마침 잘 되었어."



    "크리스토퍼 전하의 사자가 알려줬어요. 그래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수프만 만들어 놓았어요."



    "그, 그랬구나...... 대단해, 마이카. 아주 잘 익었네?"



    "...... 세레나 선배의 단기 집중 강좌 덕분이라구요."



     마이카는 아련한 눈을 했다...... 천장을 뚫고 아주, 아주 먼 하늘의 끝을 바라보았다.



    (셀레나, 너 그 3일 동안 마이카에게 무슨 짓을 한 거니!?)



     자기 일은 생각도 않고, 멜로디는 마이카의 스파르타식 교육에 전율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루시아나에게 저녁을 만들어 주려던 멜로디는 마이카에게 선수를 빼앗겨서 허탈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하지만 메이드의 일은 그것만이 아니다. 멜로디는 고개를 들었다.



    "그럼 내가 목욕물을 끓ㅡㅡ"



    "이봐, 목욕물을 데웠다."



    "ㅡㅡ일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



     멜로디만큼은 아니더라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류크라면 목욕을 끓이는 것쯤은 간단한 일이다.

     멜로디의 말은 식당에 나타난 류크의 발언에 의해 유턴을 해버리게 되었다.



     왠지 아침부터 허무맹랑한 멜로디였다. 그것도 어쩔 수 없다. 멜로디가 없어도 방 관리를 차질 없이 할 수 있도록 세레나가 마이카와 류크를 교육한 것이니까.

     어디까지나 기숙사 방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마이카와 류크는 둘이 모이면 문제없어 보인다.

     멜로디의 기술과 지식을 모방한 세레나는, 메이드 기술뿐만 아니라 지도력도 매우 뛰어난 마법의 인형 메이드였다.



    "메, 멜로디 선배, 아가씨의 옷 갈아입히기가 아직이니 부탁해도 될까요?"



    "그래, 맡겨줘!"



     의기소침해 있던 멜로디에게 희망의 빛이 비쳤다! ...... 라고 말하는 것처럼, 멜로디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오른다.



    "아, 그리고, 아가씨의 목욕과 목욕 후 머리 손질 등은 ......"



    "...... 주방의 정리를 하고 싶은데 맡겨도 될까요?"



    "알았어! 자, 아가씨, 목욕하러 가요!"



    "...... 멜로디, 나 아직 수프를 마시고 있는 중이야."



    "앗, 죄송합니다 ...... 준비하고 올게요."



     너무 산만하다. 멜로디는 얼굴을 붉히며 식당을 빠져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루시아나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오늘 멜로디는 좀 이상하네. 역시 첫 학교라서 피곤한 걸까?"



    "음,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요 ......"



    (아마 일을 못해서 헛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어. 선배는 천성적인 메이드 매니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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