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8화 친목회의 권유(1)
    2024년 02월 07일 22시 06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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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ㅡ시험은, 그만."



    "우오오, 복습할 테니까 제발 여름방학 컴백!"



     어느 남학생이 머리를 부여잡고 외치는 소리를 들으며, 멜로디는 펜을 내려놓았다. 곧이어 시험지를 걷어갔고, 이제 채점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다 끝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채점이 어떻게 될지만 남았어)



    "시험 결과는 내일 게시한다. 이번에는 학급 내 순위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럼 오늘의 HR은 이것으로 끝이다. 하교 시간까지 돌아가도록."



     그렇게 말하고 레규스는 교실을 떠났다.

     레규스가 떠나자 교실 안의 분위기도 한결 누그러지고 학생들끼리 잡담이 시작됐다. 오늘은 선택 수업이 없으니, 이대로 방과 후가 될 것 같다.

     학생들도 귀가 준비를 시작했다.



    "우엥~ 메...가 아니라 세실리아~!"



     필기구를 정리하고 있는데, 오른쪽 자리에서 루시아나가 다가왔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다.



    "무슨 일이세요, 루시아나 님?"



    "세실리아랑 옆자리가 아니잖아~!"



    "그런 일로 울 것까지는."



    "그런 일이 아니라구!"



     아이처럼 뺨을 부풀리며 울먹이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멜로디는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멜로디의 옆에서 의자 당기는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니 캐롤이 막 일어서려는 순간이었다.



    "캐롤, 돌아가는 거예요?"



    "응, 이따가 볼일이 있어서."



    "그렇군요. 조심히 돌아가세요."



    "학교에서 조심해야 할 사건이 생기면 큰일 나겠지만. 루시아나 님, 실례할게요."



    "그래. 잘 가, 미스이드."



     다소 예절 나쁜 태도였지만, 귀족인 루시아나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캐롤은 조용히 교실을 떠났다.



    "세실리아, 미스이드랑 친해졌어?"



    "기숙사 방이 옆방이라서 잠깐 인사를 나눴어요."



    "그렇구나. 난 미스이드와 이야기를 많이 나눈 적이 없어서 잘 몰라."



    "좋은 분이에요. 제가 입실했을 때도 아가씨처럼 가볍게 인사해 주셨어요."



    "오, 의외로 친절한 사람인가 봐?"



     루시아나는 신기하다는 듯이 캐롤이 떠난 문을 바라보았다.



    "루시아나, 세실리아한테서 승낙은 받았어?"



    "아, 루나 님.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 세실리아. 2주 만이네. 몬스터에게 습격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핏기가 가셨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으니 다행이야."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루시아나의 뒤에 루나가 나타났다. 조금 질렸다는 표정으로 루시아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루시아나? 세실리아한테 용건은 전했어?"



    "그랬었지! 완전히 잊고 있었어!"



    "정말, 루시아나는 바로 이렇다니깐."



     정신 차린 루시아나를 보고, 루나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저기, 무슨 용무라도 있으신가요?"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멜로디에게, 루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알려주었다.



    "아까 루시아나랑 얘기하고 있었는데, 지금부터 친목회를 할까 해서."



    "친목회요?"



    "그래. 모처럼 세실리아가 동급생이 되었으니, 우리 친구들도 함께 모여서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를 만들면 어떨까 싶어서."



    "그건 정말 기쁘지만, 지금부터요? 준비가 힘들지 않을까요?"



    "그렇게 거창하게 하지 않으면 문제없어. 내일 이후에는 다들 다른 선택 수업이 있어서 일정이 맞지 않을 테니 가급적이면 오늘 하고 싶은데, 혹시 안 될까?"



    "아니요. 저는 괜찮아요. 꼭 참여하게 해 주세요, 루나 님."



    "다행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참가자를 모아야 하거든."



    "저, 정말로 급한 일이었네요."



    "그야 그렇지. 레규스 선생님이 2학기를 설명할 때 루나와 이야기를 나눴으니까."



    "후후후, 이번에도 우리는 옆자리에 앉을 수 있어서 좋았어."



    "세실리아 씨하고도 옆자리도 좋았지만, 루나와 다시 옆자리에 앉을 수 있어서 운이 좋았어."



     팔짱을 끼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루시아나의 모습에, 루나와 멜로디는 빙그레 웃었다.

     그 후로 루나와 루시아나는 분담하여 루키프와 페리안, 그리고 다른 반에서 루시아나의 어릴 적 친구인 베아트리스와 미리아리아를 데려왔다.



    "오랜만이야, 세실리아. 루시아나한테서 편입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놀랐어."



    "네, 정말이에요. 하지만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오늘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베아트리스 님, 미리아리아 님."



    "처음 뵙겠습니다, 세실리아 양. 저는 루키프 게르만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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