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6화 게임 캐릭터의 자기소개는 그것만으로도 이벤트(2)
    2024년 01월 15일 16시 58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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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소녀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안네마리는, 세레디아가 들어온 직후 또 다른 소녀가 교실에 들어오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았다.



    (엥? 어째서 ......?)



    "세실리아 맥머든입니다. 모르는 게 많지만 잘 부탁드려요."



    (왜 당신이, 세실리아 씨까지 학교에 전학을 온 거야!?)



     안네마리가 단단히 생각해 온 2학기 대책은, 첫날부터 갑자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



     레규스, 시에스티나, 세레디아, 그리고 세실리아의 순서로 1학년 A반 교실에 들어선다.

     처음 두 편입생의 등장에 작지만 새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세 번째인 세실리아가 등장하는 순간 학생들 사이에서 당황한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평민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편입생은 두 명이라고 알고 있던 귀족 학생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안네마리와 크리스토퍼조차도 세 번째 편입생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워했다.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멜로디의 시선이 루시아나를 향했다. 순식간에 알아본 것 같다. 루시아나는 책상 밑에서 손끝을 내밀어 살짝 흔들었다.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

     또 한 명, 조금 전에 만난 소녀를 발견했다. 캐롤 미시드다. 창가에 앉은 그녀는 턱을 괴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시선은 마주치지 않았지만, 캐롤은 책상에 올려놓은 오른손을 가볍게 흔들어 보였다. 아마도 이것도 인사일 것이다.



     잘 아는 사이의 루시아나, 조금 전에 만났던 캐롤. 두 사람이 함께 신호를 보내주는 것이 반가워서, 멜로디는 무심코 미소를 지었다.

     예상치 못한 세 번째 편입생의 등장에 당황해하던 주변이, 그 부드러운 미소에 넋을 잃고 바라본다.



     그리고 누군가 속삭였다.



    "...... 저거, 천사님?"



    "맞아. 저분, 여름 무도회에서 시에스티나 님과 춤을 추던 천사님이야."



    "봄의 무도회에서는 요정 공주와 춤을 추고 있었지. 그때도 대단했어."



    "지난 무도회에서는 요정 공주와 손을 잡고 입장했다면서?"



    "그래. 비슷한 드레스가 정말 잘 어울렸어."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소문이 퍼져 나간다. 교단 쪽이라서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실내가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하지만 담임인 레규스가 이를 용납할 리가 없다. 교탁 앞에 서자, 그의 낮은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졌다.



    "...... 조용히. 잡담은 그만."



     순간 교실에 정적이 다시 찾아왔다. 외모와 목소리가 너무 무서운 담임선생님이다.



    "오늘부터 이 반에 세 명의 학생이 새로 들어오게 되었다. 사이좋게 지내라. 차례대로 자기소개를 하도록."



     레규스는 시에스티나에게 눈짓을 보냈다. 가장 앞에 있는 그녀부터 시작하라는 뜻인 것 같다.

     시에스티나는 환하게 웃으며 레규스를 대신해 교탁 앞에 섰다.



    "로드피아 제국에서 온 제2황녀 시에스티나 반 로드피아입니다. 제국과 왕국이 손을 맞잡을 날이 오기를 바라며 유학 왔습니다. 신분에 관계없이 이 반의 모든 분들과 친해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는 부담 없이 말을 걸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멋진 미소녀의 미소가 반짝 빛났다. 참지 못한 일부 여학생들이 새된 비명을 질렀다. 역시 슈레딘과 같은 얼굴. 파괴력이 대단하다.

     인사를 마친 시에스티나가 교단에서 물러나자, 다음은 세레디아가 앞으로 나왔다. 조금은 긴장된 미소를 반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다.



    "안녕하세요. 레긴버스 백작의 딸인 세레디아 레긴버스입니다. 첫 학교생활이라 조금 긴장되지만, 여러분과 친해질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네요.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조금 딱딱한 느낌으로 인사를 하고서, 세레디아는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시에스티나 때처럼 노란 비명이 터져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부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감탄의 한숨소리가 흘러나왔다. 역시 이쪽도 히로인 후보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인사를 마친 세레디아는 교탁을 떠나기 전에 세실리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 표면에서 미세하게 검은 마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교실에 의식 유도를 걸어, 세실리아의 자기소개를 엉망으로 만들면 ......)



     하지만ㅡㅡ



    (...... 뭘까, 이 느낌은....... 나는 실패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자기도 모르게 내면의 말투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정도로 명확한 직감이 작용했다. 위기감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왜 ......?



    (설마 이 소녀는 정말로? 하지만 ......)



     틴다로스의 성배로서의 감각이 세실리아를 성녀로 인식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한 세레디아는, 세실리아의 마력을 분석했지만 아무런 마력도 느낄 수 없었다.



    (기분 탓인가 .....하지만 그 예감은 대체 ......?)



     의문을 품으면서도, 세레디아는 세실리아에게 자리를 비켜주기 위해 교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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