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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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27일 17시 51분 2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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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하지만 전하, 저에 대한 소문 중에 [사람을 고용해 레이라를 습격하려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도 그 일을 재현하고 싶은데, 자세한 내용을 몰라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답니다."



    "크리스티나! 헛소리하지 마!"



    "저는 매우 진지하답니다. 가르쳐 주실 수 있으신가요?"



    "뭘 가르치라는 거야. 네가 한 일이니, 네 가슴에 물어보면 되잖아!"



    "그렇군요, 제 생각대로 하면 되겠군요. 감사합니다, 전하. 레이라 님, 준비가 끝나면 바로 실행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뭐? 무슨 소리야?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데."



    "레이라 님이 밖으로 나가실 때는 이 왕도 교회에 얼굴을 내밀 때나 쇼핑하러 가실 때였죠? 부디 조심해 주세요. [사람을 고용하라]고 하셨으니 남자 이외를 고용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으니까요."



    "시, 싫어, 사니아스 님 도와주세요!"



    "걱정하지 마, 레이라한테는 충분한 호위를 붙여줄 테니."



    그런 우스꽝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무시하고, 나는 하고 싶은 말만 하고서 자리를 떴다.





    그때부터 레이라는 어디를 가든 많은 호위병을 대동하고 다니게 되었다. 교회는 평민 출신 성녀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알리려 했지만, 이제 그녀는 고위 귀족 못지않은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거리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려하고, 고위 성직자가 있는 곳에서야 기도하지만 일반 시민들 앞에서는 절대로 기도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지금의 성녀는 기고만장하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교회에 속한 성녀는 시민들에게도 똑같이 기도를 나눠줘야 하는 존재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이 있는 곳에는 나가고 싶지 않다고 본인이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보는 것도 당연한 흐름이다.



    더군다나 그 멍청한 여자는 쇼핑도 지금까지는 몰래 전하와 함께 시내를 돌아다녔었는데, 이제는 상회를 교회로 불러들인다. 전하께서 무엇을 사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귀족의 딸도 아닌데 상회를 불러서 쇼핑을 하는 성녀라니. 사람들 사이에서 성녀의 이미지는 점점 더 낮아졌다.





    이렇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던 나는, 마지막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그날 나는 취침 전 머리를 손질해 주는 엠마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근 그 정도의 일을 했으니 당연하겠지만, 아버지의 꾸지람은 더욱 거세졌다. 눈물의 원인이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한 엠마가 부드럽게 내게 말을 건넨다.



    "크리스티나 님, 저희는 아가씨의 결백을 믿어요. 하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로 없어서 ...... 죄송해요."



    "고마워, 엠마. 당신들이 이렇게 따뜻하게 대해줘서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어. 하지만 요즘 ...... 정말이지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나를, 엠마가 애처로운 표정으로 안아주었다. 엠마가 초조해하는 것도 당연하다. 어쨌든 크리스티나는 한 번 죽으려고 했으니까. 엠마의 머릿속에는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을 것이다.



    "...... 여기서 사라지고 싶어."



    그렇게 중얼거리는 나에게, 엠마는 결심한 듯 이렇게 말했다.



    "아가씨, 이웃나라로 가지 않으시겠어요? 메이드 중에 이웃나라 출신이 있으니, 그녀의 연줄로 이웃 나라로 갈 수 있어요. 물론 지금과 같은 생활은 할 수 없겠죠. 하지만 저는 아가씨께서 웃으며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부디 힘든 선택을 하시기 전에 이 점도 고려해주셨으면 해요."



    "고마워, 엠마. 이웃나라 ...... 그래, 그것도 괜찮을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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