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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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27일 17시 48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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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생각했을 때, 내 가슴을 차지한 것은 엄청난 분노였다. 도대체 이 녀석이건 저 녀석이건 우리의 노력을, 인내를 뭐라 생각하는 걸까. 귀엽지 않아? 솔직하지 못해? 그런 건 개나 고양이한테 요구하면 된다. 그것은 고위 귀족의 반려자에게 요구할만한 것이 아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안고서, 나는 크리스티나와 '나'의 복수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준비를 위해 한동안 몸이 좋지 않은 척하며 학교를 쉬었다. 원래 오래 쉬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 아니지만, 학교에서 크리스티나에게 하는 태도를 들었던지 엠마를 비롯한 주변 하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꾀병인 나를 기꺼이 돌봐주었다.



    그렇게 각처에 편지를 쓰고 모든 준비를 마친 나는, 3주 만에 학원에 등교했다.





    학교에 들어서자, 확실히 호의적이지 않은 시선이 따끔따끔하게 느껴졌다. 크리스티나도 이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나에게는 남의 일이다. 나는 아가씨다운 미소를 잃지 않고 곧장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는 사니아스 전하와 그의 측근들, 그리고 레이라의 모습도 있었다. 나를 노려보듯 쳐다보는 남자들에게 예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나는 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점심시간, 나는 이번 방학 동안에 구상했던 계획 중 하나를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사니아스 전하와 레이라는 식당 안쪽의 개인실에서 점심을 먹는다. 언제나처럼 레이라는 사니아스 전하의 옆에서 걸으며 식당으로 들어왔다. 일부러 나에게 보여주기 위해 가까이 지나가면서 말을 거는 것도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크리스티나 씨, 몸은 이제 괜찮으세요? 레이라도 전하와 함께 걱정을 하고 있었어요~"



    "그거 감사하네요."



    그렇게 대답할 때까지는 평소의 크리스티나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수프를 그녀의 머리에 뿌려주었다.



    그 순간 모두가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말문이 막혔다. 평소의 착한 크리스티나는 이런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크리스티나'는 예전에 이 평민 여성를 이렇게 괴롭혔던 나다. 이 여자에게 수프를 끼얹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하지만 더러운 도둑고양이년의 얼굴을 보니 기분이 나빠졌어. 식욕도 떨어졌으니 수프도 처분해야 하겠는걸?"



    수프를 뒤집어쓴 채 멍하니 서 있는 레이라에게 그렇게 말하고, 나는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정신을 차린 사니아스 전하가 화를 내며 나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크리스티나! 갑자기 레이라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왜 이런 끔찍한 짓을 하는 거냐!"



    그런 그에게 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전하께서 자주 말씀하셨잖아요. [악랄한 크리스티나가 불쌍한 레이라에게 뜨거운 국물을 끼얹었다]면서요. 저는 전하께서 말씀하신 대로 행동했을 뿐이랍니다. 왜 그랬냐고 물으셨지만, 말씀은 전하께서 하신 것이니 저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답니다."



    "무슨."



    "이유를 알게 되면 그때 가르쳐 주세요.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저쪽에서 전하와 레이라가 여전히 뭐라 말하고 있지만, 무시하고 식당을 나갔다. 마당 한구석에서 엠마가 만들어 준 간식을 먹은 후, 나는 재빨리 교실로 돌아갔다.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레이라의 책상으로 가서 그녀의 개인 소지품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교실에 있던 반 친구들이 보는 가운데 필기구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교과서를 덮고 있을 때, 마침 전하의 일행이 돌아왔다.

    사니아스 전하와 눈이 마주쳤지만, 그대로 빙긋이 웃으며 레이라의 교과서를 찢어주었다. 한 장 한 장 찢고 있는 나에게 또다시 전하가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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