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3 마족 마을의 공방전 ②
    2021년 02월 14일 14시 24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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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2651eh/73/

     

     

     

     이 10년 동안, 여러 외적과 위협에서 지켜왔던 소녀가 돌아온 일로, 전의는 잃지 않았지만 인족의 맹공에 밀리고 있던 마족들이, 숨어있던 민가에서 뛰쳐나오며 모습을 드러내어 환성을 질렀다.

     "이 녀석들....."

     생각보다도 많은 여성과 노인 마족이 대피도 안한 채 숨어있었던 일에, 벨트가 무심코 기쁜지 화난지 모를 얼굴로 중얼거리자 평소대로 무표정한 캐롤이ㅡㅡ 아니 약간 부끄러운 듯 보이는 캐롤이, 벨트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참마도를 천천히 들었다.

     "아직이야."

     그 중얼거림에 벨트가 뒤돌아보니, 캐롤의 전투기술로 베어져 무너졌을 대지의 정령이, 대지를 흡수하여 복원되는 모습이 보였다.

     "이 녀석 아직."

     ".......정령?"

     "그래, 말도 안되게 단단하다고, ....뭐 아가씨는 손쉽게 베었지만."

     "아리스가 왔어?"

     캐롤이 눈을 찌푸리면서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이전과는 다른 강렬한 위압감에, 벨트와 떨어져 있는 마족들까지도 숨을 삼키며 조용해졌고, 뭔가를 느꼈는지 대지의 정령조차도 경계하는 듯 한걸음 물러서며, 그대로 대지에 잠기며 사라졌다.

     

     "........."

     몇 초 정도 리질을 든 채였던 캐롤이 정령이 숨은 것이 아니라 후퇴했다고 알고서 자세를 풀자, 위압감이 사라져 이제야 벨트가 말을 걸었다.

     "아리스라면.....그 '사랑받는 아이' 였나? 이번엔 보지 못했으니 아마 없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전의 정령은 왕가의 정령이었지. 대지의 정령이니 아마 '왕비' 라고 생각하는데."

     "흐음~......그보다도 다른 마을 사람들은?"

     "아아, 아가씨의 하인도 포함해서, 거의 피난했을 거다. 아가씨.....무슨 일이 있었지? 분위기가 다르다고나 할까.....옷도 약간 달라진 느낌이 드는데."

     

     캐롤의 분위기가 다르다. 벨트의 말대로, 이전까지의 캐롤에게서도 강한 힘이 느껴졌었지만, 왠지 넘쳐나는 듯했던 이전과는 다르게, 묘하게 진정된 느낌의 인상으로 보건대 '익숙해졌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복장도 이전의 적색을 기반으로 한, 약간의 검정과 검은 금속으로 보강한 미니드레스는 변함없었지만, 검은 부분이 늘고 금속 부분도 꽤 많아진 느낌이 들었다.

     제일 달라진 것은 스커트 부분일까. 그냥 훌렁거렸던 미니스커트가 중앙에서 좌우로 나뉘어진 형태가 되었고, 그 안쪽의 짧은 검은 플레어스커트 부분이 이전보다 늘어나 있었다.

     "대단해."

     "다리 보지 마요!"

     

     그래도, 복장과 분위기는 바뀌었지만 본성은 변하지 않은 캐롤이었다.

     분위기가 확 바뀐 탓에 더욱 기분이 풀어져 보이는 것 뿐인가 하고 벨트는 안심했지만, 보다 적절하게 말하자면, 사망플래그를 대비해 긴장하고 있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드디어 전생의 캐롤로 돌아간 것이다.

     

     콰앙.......!

     [캐롤, 난 이제 움직일 수 없다!]

     마족의 나라에서 전속력으로 날아온 포차가 추락하듯이 착륙하자, 캐롤이 다가가서 목을 쓰담쓰담 어루만졌다.

     "응, 고마워, 포차. 포차도 벨트 씨도 잠깐 쉬어."

     "어, 어이, 아가씨, 상황은 알고 있는 거야?"

     "응."

     캐롤은 벨트의 말에 짧게 대답한 후, 다시 마족군과 케니스타 군의 전투가 이어지는 방향으로 시선을 향했다.

     "괜찮아. 내가 물리칠 거니까."

     

       ***

     

     "큭."

     "왕비전하!?"

     정령을 적 거점 안에 보내어 날뛰게 했던 왕비가, 텐트 안에서 갑자기 비틀거리는 모습을 본 프라다 공작이 달려왔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제 정령이 강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불안정해져서 일단 돌려보냈어요."

     "......알겠어요."

     

     정령이 자발적으로 협력해주는 '사랑받는 아이' 와 다르게, 정령의 계약자는 마력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령이 대미지를 받으면 계약자에게도 영향이 간다.

     계약한 정령은 계약자의 마력에 의해 물질계에 고정화되기 때문에, 단순한 정령보다도 내구력이 강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마왕에 대한 비장의 수로서 왕비와 계약정령을 내보낸 것이지만, 기사 수백 명을 쓰러트렸다는 마왕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마왕ㅡㅡ인족의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악의 대명사로, 평민은 그 존재를 이상할 정도로 두려워하지만 프라다 공작은 그론 존재가 실재한다고는 생각치 않았다.

     실제로는 같이 있었다는 흑룡이 날뛰어서, 병사가 '마왕' 이라는 이름에 너무 겁먹은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왕비의 정령은 병사들의 공포를 떨쳐내는 것과 흑룡에 대한 대책이어서, 마족과의 전투는 일방적인 학살로 끝날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뚜껑을 열고 보니 마족의 거점에는 많은 병사가 대기하고 있었고, 비장의 수인 정령도 마왕군의 흑기사 탓에 커다란 전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그 흑기사를 쓰러트리기 위해 정령을 보냈었지만, 흑기사가 정령에게 대미지를 입힐 정도로 강력하다면 마왕과 용이 나오기 전에 정면의 마왕군에 정령을 내보내서 빠른 결판을 짓게 해야한다고 프라다 공작은 생각했다.

     "왕비 전하, 여기선 정령을ㅡㅡ"

     

     그 때, 전장 쪽에서 무수한 외침 소리가 들렸다. 케니스타 군과 마왕군 어느 쪽이 진형을 무너뜨린 건가? 하지만 오래 끌어서 피폐해진 이 전장에서 병사들이 소리를 낼 상황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프라다 공작이 안 좋은 예감을 느끼고 있자, 텐트이 입구에서 전령이 안색을 바꾸고 뛰쳐들어왔다.

     "보고! 마족군에 마왕이라 생각되는 자가!"

     "뭐라고!"

     프라다 공작이 그 보고의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전령에게 다가가자, 그보다 빨리 왕비가 앞으로 나섰다.

     "이제야 나타났네요, 마왕! 나의 정령으로 묻어버리겠어요! 호~홋홋홋!"

     

       ***

     

     "그럼, 갔다올게."

     "어, 어이."

     불러세우는 벨트 씨를 냅두고, 전 전선 쪽으로 뛰어갔습니다. 지금의 저라면 신체강화는 150%까지 쓸 수 있으니, 이 정도의 이동에 마법을 쓸 필요도 없습니다.

     하이엘프의 마을에서 나온 저는, 마족왕에게서 마도구의 통신을 통해 이 마을이 공격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법으로 도약하려 해도 좌표각인이 망가졌는지 전이할 수 없는 안 좋은 상황인 모양이어서, 전 포차에게 [건강상승] 의 인챈트를 걸고 나서, 지상으로 이틀 반의 거리를 불과 반나절만에 날아온 것입니다.

     제가 전장으로 뛰어가자, 절 알고 있는 마을 사람과 마족군의 얼굴에 생기가 돌아왔고, 신음소리가 점점 환희의 함성으로 바뀌어갔습니다.

     

     "보고."

     제가 작게 중얼거리자 전장의 간이지도가 투영되었고, 제게 적대심을 가진 자, 중립위치인 자, 저와 아군인 자가 적청으로 표시되었습니다.

     

    〈Enemy 2834.Normal 792.Friendly 1570.〉

     

     중립상태인 사람이 많았던 이유는, 징병된 민병이라서 전의보다도 두려움 쪽이 강해서일까요? 저쪽도 이쪽도 들었던 것보다 꽤 사람 수가 줄었습니다. 요정계에선 시간의 흐름도 제멋대로여서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었지만, 너무 느긋하게 지낸 모양입니다. 그래도ㅡㅡ

     "이제 심한 짓은 하게 두지 않아."

     

     전 무너진 탑의 위에 올라서고는, 2미터나 되는 거대한 은색 지팡이를 꺼내들어 하늘로 들었습니다.

     

     "[나는 진리를 추구하는 자이며, 이치를 다스리는 마술을 추구하는 자] "

     

     영창을 시작하자 저를 중심으로 빛의 마법진이 떠올랐고,

     

     " [오래된 신의 일각, 천상의 조화, 심부름꾼의 노랫소리, 울려퍼지는 전장의 뿔피리. 긍지를 가져라, 영광의 전사들이여] "

     

     빛의 마법진이 하늘로 떠오르자, 전장 전체를 휘감는 듯 퍼졌다.

     

     " [나의 영웅들의 존귀한 영혼에게 안녕과 일어설 힘을 부여하라] "

     

     제 10계급 빛마법ㅡㅡ

     

     "ㅡㅡㅡ [Sanctuary] ㅡㅡㅡ"

     

     마법진에서 빛의 입자가 눈처럼 내려오자, 이 지역 일대를 [성역] 으로 변화시켜서, 제게 적대하지 않는 자의 몸을 치유하고, 저와 아군인 사람들에게 싸울 힘을 주었습니다.

     제 10계급 빛마법ㅡㅡ [생츄어리] [성역]

     그 빛의 힘을 받은 마족들이 함성을 지르며 일어섰고, 케니스타의 민병들이 무기를 떨어트리며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저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VRMMO에서는, 암속성 적의 HPMP자동회복무효, 아군에 대한 디버프무효와 HPMP의 자동회복상승효과가 있는 마법이었지만, 지금은 적에게도 전부 적용되는 듯 하고, 이렇게까지 광범위하지는 않았습니다.

     뭐, 어쩔 수 없네요. 할머니의 말로는ㅡㅡ

     

     "앗차."

     조금 전 내쫓았던 짐승형 골렘ㅡㅡ대지의 정령이 다시 전선에 나타나자, 마족군과 저를 물리치기 위해 대기를 진동시키며 공격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Arch Elemental:Alignment Earth. Status:Bad. MP13200/56000〉

     

     대지의 대정령? 그런 것 치고는 꽤 약합니다. 이거라면 상급정령 여러마리의 힘 정도밖에 없네요.

     이게 할머니가 말했었던 마도구에 묶인 정령인가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정령의 외침에 수십 개의 거대한 암석이 출현했고, 저와 마족군ㅡㅡ그리고 그들과 싸우고 있던 민병들을 향해, 수십 개의 암석이 쏘아졌습니다.

     

    〈Seven grade Magic:Rock Cannon.Offense 1300〉

     

     7계급마법 [록 캐논] 인가요.

     휘말린 마족과 인족에게서 비명과 노성이 들려오는 와중에, 전 성채의 위에서 신체강화를 써서 뛰어올랐고, 모든 암석을 [자동조준] 으로 하며 고속으로 이동하며 쳐낸 후,

     

     "ㅡㅡ [Death Slug] ㅡㅡ"

     

     타타타타타탕!!!!!!

     귀를 막고 싶어지는 충격음과 동시에, 마총 기술인 6연사로 남은 암석을 부수었습니다.

     본래 쓰지 않았을 전투기술의 연속 사용으로 인해 새빨갛게 달구어진 브레이크 리볼버를 수납하고, 하늘에 뜬 채 손끝을 대지의 정령으로 향하자 하늘에 전기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ㅡㅡ [Mjollnir] ㅡㅡ"

     

     "ㅡㅡㅡㅡㅡㅡ!!!!"

     하늘보다 거대한 번개가 내려와서, 영창파기의 제 9계급마법 [번개망치] 에 관통된 대지의 정령은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조각조각 무너져 내렸고, 먼 곳에서 여자의 비명같은 것이 들려올 정도로 전장이 조용해졌습니다.

     정령이라는 걸 알기만 한다면, 대정령이라 해도 약화되어 있으니 쓰러트리는 건 문제없습니다. 왜냐하면 할머니의 말로는, 지금의 저는ㅡㅡ

     

    〈Carol:Status・Level 213. HP765/770:MP890/1235.〉

     

     "지금의 캐롤은, 신의 영역에 한발 내디뎠어."

     

     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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