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70 케니스타 왕국의 혼란
    2021년 02월 14일 00시 50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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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2651eh/70/

     

     

     

     인족의 대국, 케니스타 왕국에 드리운 그림자.

     나라 안의 정령력이 격감되어서, 숲이 시들고 수원이 고갈되자 작물의 수확량은 수년 전의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다행히 '정령에게 사랑받는 아이' 인 소녀가 있던 덕분에 소녀가 방문한 곳은 메마른 토지가 눈에 보일 정도로 회복되었지만, 그건 일시적인 것이었고 몇 주 지나면 아직 메마르지 않은 토지까지도 메마르기 시작하였고, 영주들도 다시 '사랑받는 아이' 에게 우선적으로 오게 하는데 자금이 필요하다며 영민에게 무거운 세금을 강요했다.

     세금은 아직 나라에 남아줬던 아인들이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무겁게 부과되어서, 아인들이 나라를 떠나게 되자 백성의 생활에는 대부분의 편리함이 사라졌고, 그걸 보충하기 위해 백성을 징발하게 되어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고, 백성의 불만은 조금씩 커져갔다.

     

     하지만 왕도 부근은 여태까지 없을 정도의 정령력이 넘치는 풍작이었기 때문에, 왕도에 사는 귀족들은 그 일은 큰 문제로 다루지 않았다. 일부, 백성과 거리가 가까운 지방의 하급귀족들이 이상함을 호소하며 세금의 면제를 요구했지만, 왕도의 귀족들은 그걸 그들의 태만이라고 치부하며 비웃었다.

     

     그렇게 되자 왕도에서 이어기는 가도를 따라 산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태어나면서 산적인 자는 없다. 그 대부분은 빈궁해진 농민들이었다. 그들은 살기 위해 왕도에서 오는 상인을 습격해 굶주림을 채우려고 했고, 부족하면 왕도 주변의 비옥한 작물을 얻기 위해 귀족의 농작지조차 습격했지만, 피해가 나오기 시작하자 기사단과 병사들에게 진압되었다.

     산적행위가 적발된다 해도 마을에서 먼 장소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대개는 판결에 넘기는 일 없이 그 자리에서 사형을 집행하였다.

     농작지를 습격한 산적들을 몰아내려 했던 병사는, 그 산적의 사체 속에 노인과 부녀자가 있다는 일에 놀랐고, 안색이 새파래져서는 불안함에 침을 삼켰다.

     

     나라의 외부는 메마르기 시작하고, 왕도를 중심으로 한 중심부만이 번영한다.

     매일밤 '사랑받는 아이' 를 칭송하는 연회가 열렸고, 그녀가 얻는 이권의 떡고물을 얻으려는 귀족들이 모여들어, 그 중심의 반짝거리는 무대에서 미소를 가득 짓고 있던 금색의 소녀ㅡㅡ아리스가 어떤 인물을 발견하고서 발빠르게 다가갔다.

     

     "오셨네요! 카미유님."

     ".......아리스 양."

     

     약혼녀를 잃은 젊은 대군이며, 딸을 보내고 싶어하는 상위귀족의 초대를 수 차례 거절했던 카미유는, 귀족의 예절도 모르고 상식도 없이 말을 걸어온 아리스에게 차갑게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난 이미....."

     "알고 있어요! 캐롤 씨와 전 '친구' 이니, 저와 캐롤 씨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면 조금은 기분도 풀릴 거에요."

     ".........."

     마치 고인을 회상하자고 말하는 듯한 즐거운 미소를 보고, 카미유는 어금니를 빼물며 주먹을 쥐었다.

     아리스로선 정말로 캐롤의 일로 대화하고 싶은 상대로서 카미유를 고른 것 뿐이지만, 다른 사람과의 거리감이 없어서, 허가없이 불쑥 들어오는 듯한 말투에 카미유는 내장이 답답해지는 듯한 어두운 감각을 느꼈다.

     그럼에도 상대는 '정령에게 사랑받는 아이' 였고, 국내의 정령이상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고, 태자의 약혼자후보에도 거론되고 있다.

     그런 아리스를 무시할 수도 없어서, 거짓 미소를 띄우며 상대하는 카미유를 보고, 소문을 좋아하는 귀족들은 '태자와 대군의 아리스를 둘러싼 사랑의 쟁탈전' 이라며 무책임하게 떠들기 시작했다.

     

     "......미안하군, 기분이 나빠져서 실례하지."

     "그런가요? 또 대화했으면 좋겠네요!"

     

     어떻게든 잡담을 끊고, 당황한 주최자의 귀족이 쫓아오는 걸 무시하고서, 집사인 니콜라스가 문을 열어준 마차에 올라타자, 마차는 그대로 밤의 왕도를 달려나갔다.

     ".......후우."

     "수고하셨습니다, 카미유님."

     옷깃을 여미면서 한숨을 쉬는 카미유를 보고, 니콜라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감귤계 과일로 맛을 낸 물을 내밀었다. 

     그걸 단번에 들이키고 빈 잔을 되돌린 후, 카미유는 등받이에 기대며 한숨을 쉬었다.

     "그 '사랑받는 아이'......캐롤을 이미 죽은 것처럼 말해버리잖아. .......미안."

     불만을 내뱉듯이 말한 다음 또 한 명의 같은 처지인 인물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카미유는 주종관계임에도 유학시절의 친구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니콜라스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니콜라스는 캐롤의 전속시녀인 마이아와 애인사이가 되었고, 캐롤이 학교 졸업 후 카미유의 저택으로 이동함과 동시에 결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캐롤은 왕성파괴사건 때 행방불명이 되었고, 마이아도 왕도에서 자취를 감춰 행방불명이 되었다.

     "그 아가씨와 같이 산다면 마이아도 괜찮은 게 당연합니다."

     "그렇지..... 하지만, 묘령의 귀여운 여성이니 왠지 다른 땅에서 남자들이 추근덕댈지도 모르겠는데."

     "야, ........너 말이야."

     카뮤의 농담에 니콜라스가 무심코 학생시절의 경박한 어조가 되었다.

     

     카미유는 캐롤이 무사하다는 건 확인했지만, 그 후 무사히 왕도를 탈출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캐롤이 '장미의 마녀' 라고 불리는 숙련된 모험가라는 건 알고 있었어도, 걱정은 또 다른 감정이다.

     농담을 하며 한숨 돌린 참에, 카미유가 목소리를 낮추며 이야기를 전환했다.

     

     "니콜라스. 솔베드와는 연락이 닿았나?"

     "네, 물론입니다. 몇몇 학생 시절 알던 귀족의 연줄을 썼는데, 솔베드도 케니스타의 혼란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내용에 따라선 이야기를 해보겠지만, 현 상태에선 아직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가."

     

     카미유가 유학했던, 그의 돌아가신 어머니인 제 3 왕비의 모국인 인접국 솔베드.

     카미유는 학생 시절에 알던 귀족 친구를 통해서, 숙부인 솔베드 왕에게 케니스타 왕국에 대한 개입을 할 수 없는지 타진했었다.

     카미유로선 단순히 자신과 캐롤, 그 주변의 신병을 솔베드에서 맡아줬으면 할 뿐이었지만, 왕위찬탈이 가능한 핏줄이 외국에 있는 것을 케니스타 국왕이 용서하지 않을 경우, 국가간 긴장상태가 될 일이 예상되어, 좋은 대답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솔베드 왕도 단순히 혈연이 있다는 이유로는 카미유에게 협력해주지 않을 것이다. 케니스타 국왕이 혼란스러워져 국력이 저하되었다면, 카미유를 써서 왕위의 찬탈까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귀족은 성가시구나....."

     

     

     

     케니스타 왕국의 현 상태를 눈치채고 움직이고 있는 자는 카미유 일행 뿐만이 아니다.

     재상인 카도 후작과 프라다 공작 등은 이 혼란을 틈타 더욱 돈벌이를 할 수 없을까 모색함과 동시에, 재산의 일부를 해외로 유출시켰다.

     그 중에서 제일 정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던 자는, 아직 학생인 은발 소녀였다.

     

     "오~홋호호호! 추한 벌레들, 발밑에 무릎꿇으세요."

     

     진정한 악역영애인 프레아머큐리프라다는, 이 혼란을 틈타 성가신 귀족 가문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먼저 근방과 지방에서 혼란 때문에 굶주림으로 고생하는 '제대로' 된 귀족령을 골라 원조를 한다.

     그들은 주로 권력과 부가 중앙에 너무 모여드는 걸 싫어하는 '귀족파' 의 귀족들이다. 그 중에서도 영민의 일을 생각하는 제대로 된 귀족은 얼마 없었지만, 제대로 된 귀족일수록 원조해주는 프레아가 냉혹한 인간이라고 알고 있음에도 배신하지 못하여, 프레아는 합리적으로 아군을 늘려나갔다.

     프레아가 방해된다고 생각하는 귀족은 그녀에게 적대하는 귀족이 아니다.

     그들은 왕을 지지하고 이권을 챙기는 '왕권파' 의 귀족들로, 프레아는 그들의 토지를, 먹고 살 수 없게 된 농민들을 뒤에서 부추겨서 습격하게 하고, 무너진 귀족파의 영지를 프레아의 아군인 귀족에게 관리하게 했다.

     그와 동시에 프레아가 한 일은, 나라의 외곽을 지키고 있는, 현재 제일 힘든 일을 맡고 있는 제 3 기사단을 끌어들이는 일이었다.

     마의 숲의 전투에서 제 3 기사단장은 전사했지만 그 후에 취임한 것은 제 1 기사단의 부단장이었는데, 마찬가지로 전장에서 행방불명이 된 제 1 기사단장 벨트의 후임이 된 그의 아들 아벨이,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제 1 기사단장의 자리를 꿰찬 것에 격분하고 있었다.

     프레아는 귀족파인 지방의 귀족에게 명하여, 무과세로 대량의 식량을 사들여 식량의 보급이 끊기기 시작한 제 3 기사단을 원조해주고, 자신이 왕이 될 때에는 그들을 제 1 기사단으로 삼겠다고 하여 그들을 아군으로 이끌어들였다.

     

     프레아머큐리프라다 개인에 의한 쿠데타 계획.

     본래라면 몇 년을 걸려서 비밀리에 진행해야 할 일이지만, 프레아는 이 나라의 혼란이 최대의 호기라고 생각하여 속도를 우선으로 진행하였다.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지금보다도 국력은 저하되고, 좀 더 간단히 쿠데타가 성공할지도 모른다고 프레아는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프레아는 그런 약해진 나라를 원하지 않았고, 이 나라를 집어삼키려 하는 '존재' 를 확실히 쓰러트리기 위해, 나라와 군 모두의 힘을 원했다.

     

     나라를 집어삼키려는 자ㅡㅡ아리스라논요구르.

     

     대정령의 계약자로서 프레아는 아리스의 위험성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걸 규탄하지 않은 것은, 보통 사람들에게 정령의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레아도 가만히 보고만 있던 것만은 아니다. 독살은 끊임없이 시도했고, 사고로 보이는 파편과 건물붕괴에다 날뛰는 말, 세는 것이 바보스러워 질 정도의 암살을 시도했지만, 그 모든 것이 지금도 늘어나고 있는 정령에 의해 막혔다.

     

     물론 그렇게 움직임을 드러내니 의심많은 왕과 교활한 재상에게 들키지 않을 리가 없었지만, 프레아가 대정령의 계약자인 것에 의해 프레아에 대한 암살도 전부 실패로 끝났다.

     그 이상으로, 프레아의 가혹함과 잔혹함에 매료된 신봉자들이, 말 그대로 목숨을 바쳐 지켜내거나 자폭으로 보복하여 손을 쓰기를 주저하게 만들었지만, 프레아의 아버지인 프라다 공작은 그녀의 오빠를 써서 프레아와 신봉자들을 일시적으로 떼어놓고 덫에 걸리게 하여, 왕도의 바깥에 있는 별장에 격리시켰다.

     

     "무슨 셈인가요? 카시미르 오라버니."

     "프레아.......넌 너무 지나쳤어."

     

     프레아와 카시미르 사이에 가족의 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카시미르가 충성의 증표로서 스스로 왕권파의 귀족을 죽임으로서 그가 프레아를 따른다고 증명했을 때에도, 프레아는 언젠가 스스로 오빠에게 손을 댈 거라는 잔혹성에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카시미르를 신용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신봉자와 떨어져 혼자가 되어버린 프레아.

     그걸 오빠인 카시미르와 프라다 가문의 기사들, 그리고 제 1 기사단장이 된 아벨과 그 기사들이 무기를 들고 포위했지만, 그럼에도 대정령의 계약자인 프레아를 쓰러트릴 수는 없었다.

     이 나라에서 단 한명을 제외하고ㅡㅡ

     

     "자, 프레아 씨, 친구라 해도 용서치 않겠어요, 항복하세요!"

     

     콰당 하고 문을 연 푹신한 금발의 소녀가 나타나자, 수많은 정령을 데리고 있어서 반짝거리는 빛 속에서 그렇게 쏘아붙였다.

     현재 프레아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람은 아리스 뿐. 프레아의 정령은 한 마리 뿐이지만 계약한 대정령의 힘은 강대했고, 아리스는 수많은 정령을 데리고 있어도 계약한 것이 아니고, 강해도 상급정령까지였기 때문에 두 사람의 전력은 거의 호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호각이기 때문에 프레아는 군의 힘을 써서 필승을 노리고 있었지만, 무수한 기사들에 둘러싸여 오히여 내몰린 프레아의 얼굴에 맹렬한 미소가 떠올랐다.

     

     "언제부터 친구였을까나? 저도 캐롤도, 암퇘지를 친구로 둘 정도로 미치지 않았는걸요?"

     "너무해! 나중에 사과해도 프렛첼 나눠주지 않을 거예요!"

     "정말로 성가시네......죽어."

     

     아리스와 카시미르를 흘겨본 프레아의 은발이 화염처럼 솟아올랐고, 거대한 불의 대정령이 화염을 흩뿌리면서 모습을 드러내자, 아리스의 정령들도 상위정령들을 중심으로 아리스를 지켜려고 모습을 드러내자, 다음 순간 거대한 불기둥이 저택을 꿰뚫고 하늘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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