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화(1)
    2024년 01월 25일 21시 57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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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무심코 함박웃음을 지으며 환호성을 지른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게 일어난 일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모든 시작은, 여동생 릴리아나가 우리 집에 온 것이었다.



    릴리아나는 아버지가 첩으로 두었던 여자가 낳은 아이였다. 나보다 한 살 아래인 그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계모가 재혼했을 때 우리 집에 왔다.

    그때까지는 평민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왔다고 하여, 그녀에게는 귀족다운 몸가짐도, 예의범절도, 아무것도 몸에 배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태연하게 웃는(나중에 알고 보니 연기였지만) 그녀를, 나는 처음에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모르는 것은 앞으로 알아가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릴리아나는 후작영애가 된 후에도 공부에 힘을 쏟지 않았다. 자신을 잘 보이기 위한 피상적인 부분은 열심히 했지만, 그 외에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하지 않았다. 역사나 산수 같은 교양 과목의 교사 등에게 "...... 선생님이 저를 서민이라고 말씀하세요."라며 아버지에게 울며 매달려서 그만두게 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그녀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우리 가문이 대대로 이어온 마법약의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복잡한 약초에 대한 지식, 그것을 다루기 위해 필요한 마력 조작. 그것들에 대해 그녀는 더 이상 배울 의지가 없어 보였다.



    그런 릴리아나였지만, 나는 그녀가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 가문을 이어받을 사람은 정식으로 혈통을 이어받은 나와 조지아 전하의 아이일 테니 말이다. 그 사이에 후작 대리 정도는 그녀가 맡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녀에게 그 능력이 없다면 친척 중에서 다른 사람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었다. 아버지도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갑자기 귀족이 된 딸에게 그런 중책을 맡기려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나만 그런 것 같았다. 당사자인 릴리아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배제한다는 '엄청난 일'을 일으켜서, 반쪽이지만 후작가의 피를 이어받은 자신이 나를 대신하려 한 것이다.



    황당무계한 일로 보였지만, 릴리아나는 그것을 강렬하게 해냈다. 처음에는 작은 거짓말을 통해서 나에 대한 불신감을 주변에 심어주었고, 그것을 서서히 퍼뜨렸다. 마치 목화솜으로 목을 조르는 것처럼 진행되었기 때문에 내가 그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저울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기울어져 있었다.



    한 번 기울어지니 넘어지는 속도는 빨랐다. 아버지도, 하인도, 친구도, 약혼남도, 모두가 내게서 멀어졌다. 모두 릴리아나의 편이 되어 나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자 이제부터는 릴리아나의 마음대로였다. 그녀는 나를 본채에서 쫓아내고 허름한 오두막집에서 살게 했다. 하인들도 그녀를 따라, 나를 신경 써주는 사람은 케니만 남게 되었다.



    그렇게 나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쫓아낸 후, 릴리아나는 내가 그동안 노력해서 쌓아온 지식과 능력에서 나오는 것들마저도 음지에서 서슴없이 빼앗아가기 시작했다.



    릴리아나는 특히 내 마법약에 대한 평가가 부러웠는지, 나에게 완성 직전의 마법약을 만들게 하고서 마무리로 마력을 주입하는 부분만 자기가 직접 하는 것으로 마법약을 직접 만든 것처럼 속이기 시작했다.

    이 방법이라면 완성된 마법약의 마력 흔적을 감정해도 릴리아나의 마력이 검출된다. 조제하는 과정에서도 미량의 마력은 통과하기 때문에 내 마력도 몇 퍼센트는 나올 텐데, 우리는 비록 반쪽이지만 피가 이어져 있기 때문에 마력도 비슷하다. 아마 측정의 오차라며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마법약을 비롯해 자수, 번역, 나한테 시킨 여러 가지 일들이 모두 그녀의 것이 되었다. 릴리아나가 자기 일을 떠넘기는 일도 많았다.



    그렇게 자신을 완벽한 영애로 만든 릴리아나를 조지아 전하도 믿게 되었다. 그때는 아직 약혼녀였던 나에게는 기회도 주지 않고, 그녀만 총애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릴리아나는 외모만 놓고 보면 어느 영애보다도 더 잘생겼고, 거짓말과 연기를 능숙하게 섞어 사람을 속이는 데도 능숙했다. 그 귀여운 얼굴로 눈물을 지으면서 "언니는 아직 저를 후작가의 사람으로 인정받지 않았어요"라며 전하께 하소연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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