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10화 편입시험 개시(1)
    2024년 01월 14일 17시 49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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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마차 안에는 그저 고요한 시간이 흘렀다.



    (...... 왠지 전생에 아버지랑 둘이서 탔던 관람차가 생각나)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탔던 관람차.

     딱히 말없이 조용히 경치를 바라보고 있던 리츠코를 다정하게 지켜보던 아버지. 좁은 차 안이라서 그런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분위기가 여기에 만들어져 있었다.



     멜로디의 차분한 분위기가 전해졌는지, 클라우드 또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생각보다 긴장하고 있었다는 것을. 긴장이 풀렸다는 말은, 그전까지는 그렇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신기해. 백작님은 그저 앉아있을 뿐인데 ...... 원래의 머리 색깔이 나와 같아서 친근감이 생기는 걸까?)



     ......여기서 아버지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이 멜로디다. 아마 편지를 다시 읽어보지 않는 한 기억이 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마차는 왕립학교에 도착했다.



    "백작님, 도착했어요."



    "응? 아아. 그럼 내릴까. 세실리아 양, 손을........"



     앞서의 멜로디와 비슷한 느낌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클라우드는 손을 내밀었다.

     마차가 멈춘 곳은 왕립학교의 본관 정문 앞인 것 같다. 그곳에는 교장, 교감, 그리고 1학년 담임교사 세 명의 총 다섯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왕립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환대에 감사합니다, 알도라 교장."



    "저는 세실리아 맥머든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교장인 메이스 알도라와 가볍게 인사를 나눈 멜로디 일행은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의 시험 일정은 오전에 필기시험, 오후에 마법시험과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방금 왔는데 미안하지만, 너무 느긋하게 있을 수 없으니 바로 시험에 임해 주셨으면 한다."



    "알겠습니다."



    "좋아. 각 시험은 1학년 담임 선생님이 안내해 줄 테니 그에 잘 따르도록 해. 레긴버스 백작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시험은 해 질 녘까지 걸릴 테니, 먼저 돌아가셔도 괜찮습니다만."



    "시험이 끝날 때까지 머물고 싶습니다."



    "...... 알겠습니다. 일단은 교장실로 가지요. 바웬베르 선생님,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세실리아 양, 건투를 빌겠네."



    "네, 백작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멜로디는 빙긋 웃으며 학장과 클라우드를 배웅했다. 바로 그 순간, 30대 정도의 건장한 남성이 멜로디의 앞을 막았다! ...... 가 아니라 평범하게 앞에 섰다.



    "1학년 3반 담임인 레규스 바웬베르입니다. 오전 필기시험을 담당합니다."



     이어서 짙은 녹색 머리를 뒤로 묶은 날씬한 여성이 레규스의 옆으로 다가왔다.



    "1학년 1반 담임인 엘스텔라 네레이센입니다. 마법시험을 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갈색머리를 칠삼분할한 날카로운 눈매의 남성이 멜로디 앞에 섰다.



    "1학년 1반 담임인 헤라디오 클링하트입니다.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과 함께 면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레긴버스 백작의 추천이라고는 하지만, 점수를 후하게 주지는 않을 테니 명심하십시오."



    "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시험 때문인지 세 교사는 날카로운 시선을 멜로디에게 보냈지만, 그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아름답게 인사를 건넸다.





    ◆◆◆





    "왜 니가 온 거냐고."



    "......딱히 괜찮잖아."



     멜로디와 헤어진 메이스와 클라우드는 교장실에 와 있었다. 참고로 교감은 두 사람에게 차를 끓여준 후 방을 나갔기 때문에 둘만 있다.



    "내가 추천했으니, 책임을 지고 그녀를 이곳으로 데려오는 것이 내 역할이니까."



    "말이 되냐. 그런 거야 얼마든지 대리인을 보내면 되니까 ...... 어? 설마 너, 자기가 그러고 싶어서 그녀와 함께 여기까지 온 거야? 게다가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고?"



    "......"



    "대체 뭐 하는 거야. 일은 어쩌고?"



    "...... 오늘 분량은 이미 끝냈다."



    "실화냐 ...... 설마 너, 자기 친딸과 같은 나이의 여자애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 건."



    "메이스, 할말과 그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전례 없는 날카로운 시선이 메이스에게 꽂혔다. 부모의 원수를 갚거나 외도라도 본 것 같은 분노의 눈빛이 꽂힌다.

     당연히, 메이스는 몸을 움찔하면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아, 알았어. 이제 그 얘기는 그만하자. 그래서 너, 해 질 녘까지 어떻게 할 건데?"



    "여기서 기다려야지."



    "아니, 넌 오늘 한가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일하니까. 너랑 놀아줄 수 없어."



    "상관없다. 그런데 시험이 해질녘까지 걸린다면, 세실리아 양의 점심은?"



    "걱정하지 않아도 이쪽에서 준비해. 설마 함께 점심을 먹자고 할 생각은 아니겠지?"



    "음, 그건 ...... 아니, 그만두지. 시험 중인데 집중을 방해해서는 안 되니까."



    (방해하는 건 너잖아!)



     조금 쑥스러운 듯 얼굴을 돌리는 클라우드의 모습에, 메이스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녀석, 지금까지 이런 표정을 짓는 녀석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왜 그래? 마치ㅡㅡ)





     ㅡㅡ딸바보 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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