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6화 재상보좌관의 부탁(1)
    2024년 01월 13일 19시 14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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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면담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니. 그게 아니라, 그, 렇지. ...... 사실 세실리아 양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저한테 여쭤볼 일이요? 뭔가요?"



    "...... 너는 그, 알고 있는가 ............ 셀레 ......나라는 여자를......"



    (왜 백작님이 그녀에 대해서?)



     멜로디는 눈을 반짝이며 놀랐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질문에 대답했다.



    "네, 알고 있어요."



    "ㅡㅡ! 정말인가!?"



     백작은 양손을 테이블에 대며 몸을 숙였다. 멜로디는 반사적으로 몸을 빼고 말았다.



    "네. 셀레나는 루틀버그 백작가의 메이드니까요."



    "...... 셀레나?"



    "네, 제가 지금 모시고 있는 루틀버그 백작가에 셀레나라는 메이드가 있어서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요 ......"



    "셀레나 ......"



     클라우드는 힘이 빠져서 소파에 앉았다. 마치 공기가 빠진 풍선 같았다. 의기소침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분위기다.



    "저기, 괜찮으신가요, 백작님?"



    "...... 아, 미안. 괜찮다 ...... 아까 그 질문은 잊어버려라. 내가 착각한 것 같다."



    "그, 그런가요 ......?"



    "그런데, 세실리아 양은 질문할 게 있나?"



    "질문이요? 음 ...... 아, 세레디아 님의 몸상태는 어떠세요? 무도회 때에는 인사도 못 드리고 일찍 퇴장하셨길래 조금 걱정이 되어서요."



    "아 ...... 아무래도 무도회 다음 날 아침부터 열이 난 모양이더군."



    "어머, 괜찮은가요?"



    "이미 열은 많이 내린 것 같지만, 지금도 안정을 취하며 쉬게 하고 있지."



    "그럼 다행이네요. 하지만 아직 아프신 것 같다면 문병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 마음만 받아두지."



     클라우드는 그렇게 말하고는 슬그머니 눈을 돌렸다.

     멜로디는 조금 의아해했지만, 별다른 언급 없이 렉트와 함께 루틀버그 저택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백작님, 오늘은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 나도 뜻깊은 시간을 보내게 되어 좋았다. 학교에는 편입을 타진해 두었으니, 추후 시험 날짜에 대한 연락이 올 것이다. 열심히 하도록."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렉트, 세실리아 양을 잘 보호하도록"



    "맡겨주십시오, 각하.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가자, 세실리아"



    "네, 렉트 씨."



     두 사람은 클라우드에게 인사를 하고 레긴버스 저택을 떠났다.

     돌아오는 길에, 멜로디는 생각한다.



    (그런데 백작님의 마지막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셀레나'를 아느냐는 거라니. 착각이라고 하셨으니, 혹시 다른 사람에 대한 질문이었을까? 나중에 셀레나에게 물어봐야겠어)



     ...... 자신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둔감함을 발휘하는 멜로디는, 클라우드의 질문 의도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지금도 친아버지의 이름을 떠올리지 못하는 박정한 딸이었다.



    ◆◆



     멜로디가 떠난 후, 클라우드는 집무실에 엎어져 있었다.



    (세실리아 양은 셀레나를 모른다...... 설마 동명이인이었을 줄이야)

     자조하듯 입꼬리를 비틀며 웃는 클라우드.

     처음 세실리아의 이름을 알았을 때,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실리아 맥머든. 사랑하는 셀레나와 같은 가문명의 소녀.



     만약 그녀가 셀레나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라면, 분명 이 이름에 반응하지 않을까. 그런 희망이 그에게 있었다.

     세레디아라는 친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헛된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세실리아 맥머든 이야말로 자신과 셀레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아닐까 하는 꿈을.

     세레디아에게 반응하지 않고, 세실리아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자신을 긍정하고 싶어서 현실 도피를 한 것이다.



    (그 결과, 나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친딸을 사랑할 수 없는 비열한 아버지라는 현실을 ......)



     그 무자비함은, 자신과 셀레나의 관계를 파탄 낸 아버지와 비교하면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고개를 숙이고 있던 클라우드는 창문에 비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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