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런가요. 분명 그럴 거라 생각해요."
(꼭 학교에 편입해서 마법의 일반 레벨을 공부해야겠어!)
명분으로 내세웠던 '마법 공부'라는 세실리아의 편입 목적이지만, 솔직히 멜로디로서도 마법이 발각되지 않기 위해서 학원에서 마법 공부를 하는 것은 필수 사항일 것이다.
강력한 마력과 현대적 지식의 융합으로 너무도 자유자재로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멜로디는 , 일반 수준의 마법이 어느 정도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면담을 마치고 이력서와 세실리아를 번갈아보며, 클라우드는 생각했다.
(면담을 해보니 인성 면에서는 문제없음. 애초에 그 마법만으로도 충분히 편입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다. 하지만, 일단 이쪽도 확인은 해 두어야지.)
"세실리아 양, 지금부터 이 시험들을 받아보았으면 하네"
"이건 뭔가요?"
클라우드는 탁자 위에 네 장의 종이를 펼쳤다.
내용을 보니 문제들이 적혀 있었다.
"편입 시험의 모의시험이다. 이번에 면담한 바에 따르면, 나는 네 편입을 학교에 추천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편입 시험은 반드시 치러야만 하지. 그래서 전제로서 네가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학력이 있는지 확인해야만 한다."
"그럼, 이 시험에 대답하면 되는 걸까요?"
"그래. 출제 과목은 학교에서 배우는 공통과목인 현대문, 수학, 지리, 역사의 네 과목이다. 공통과목에는 그 외에도 외국어와 예절, 기초마법학도 포함되지만,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편입시험에서는 제외된다. 나는 집무를 계속하고 있을 테니, 끝나면 달려주게."
"알겠습니다."
멜로디가 펜을 들자, 클라우드는 소파에서 잠시 자리를 비우고 집무를 재개했다. 집무실에 두 종류의 펜이 달리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멜로디는 시험지의 문제를 전혀 막힘없이, 거의 즉석으로 답을 채워나갔다.
루시아나의 가정교사를 하기 위해 1학년 교과서 내용을 완벽히 숙지하고 있던 그녀에게 이 정도의 시험 따위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멜로디 웨이브. 마법이 없어도 평범하게 표준을 벗어난 소녀가 여기에 있다.
결국 멜로디는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모든 답을 다 채우고 말았다.
"백작님, 끝났습니다."
"...... 빠른데. 그럼 채점해 볼까?"
시험지를 받은 클라우드는 곧바로 채점을 시작했다. 그리고 매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어디가 틀렸을까?)
"...... 전 문항, 정답이다."
"휴, 다행이네요."
가슴을 부여잡고, 멜로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이거라면 편입 시험도 문제없이 치를 수 있겠지. 이것으로 면담은 끝이다."
"감사합니다, 백작님."
"...... 우수한 인재를 왕립학교에 보낼 수 있으니, 아무 문제없겠지."
백작은 벨을 눌렀다. 잠시 후 집사가 차 세트를 들고 들어왔다.
"면담은 끝났다. 렉티아스를 불러오게."
"알겠습니다. 곧 불러올 테니 그동안 차 한 잔 드시지요."
집사는 두 사람 앞에 다시 끓인 홍차를 내려놓고 다시 집무실에서 사라졌다. 조용해진 실내에서, 멜로디는 갓 우려낸 홍차를 맛있게 마셨다.
(음, 맛있어. 만드는 방법에 따라 값싼 홍차도 맛있게 만들 수 있지만, 역시 좋은 품질의 찻잎으로 만든 홍차는 맛이 달라. 그 숲에 차밭이 있다면 찻잎도 직접 재배할 텐데...)
아무리 숲이 울창한 숲이라지만, 역시 차밭은 아니라면서 미소 짓는 멜로디에게 클라우드가 말을 건넨다.
"세실리아 양."
"네, 백작님"
멜로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클라우드가 긴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저기, 백작님?"
"그 ......"
"네."
"음....... ......"
.......
.............
.................. 5분 경과.
"...... 무슨 일이세요, 백작님?"
"아, 아니, 미안하게 되었다!"
(렉트 씨와 백작님은 닮았네요.)
멜로디, 인내심 강한 소녀다.
어떻게 5분 동안이나 묵묵히 기다릴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