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화 아버지와 딸의 면담(1)
    2024년 01월 13일 17시 10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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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작님"



     긴장되지만, 렉트에게 합격 선언을 한 이상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클라우드 레긴버스 백작이 있는 집무실에 들어선 멜로디는, 속마음을 숨긴 채 아름다운 몸짓으로 인사를 건넸다.

     멜로디가 들어왔을 때 클라우드는 굳은 표정으로 서류에 뭔가를 쓰는 중이었다. 인사를 나누는 단계에 이르자, 그는 처음으로 손을 멈추고 멜로디를 바라보았다.



    "그래, 이쪽이야말로 수고를 끼치게 했군. 미안하지만 일이 바빠서, 금방 끝날 테니 잠시 저쪽에 앉아서 기다려 주실 수 있을까?"



    "네."



     클라우드의 집무실은 의외로 넓었다. 정면 안쪽의 집무실 책상 외에도, 멜로디가 보기에 왼편에는 마주 보는 2인용 소파와 로우 테이블이 놓여 있어서 그곳에 앉으라고 권유받았다.

     멜로디는 소파에 앉아서 클라우드의 서류 작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게 되었다.



     펜이 움직이는 소리만이 잠시 실내를 지배한다.



    (역시 이전의 마물 사건 때문에 바쁘신가 봐.)



     자신에게도 목적이 있긴 하지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 때쯤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차를 가져왔습니다."



     집사가 차 세트를 실은 웨건과 함께 들어와 멜로디에게 차를 내어준다.



    "여깄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멜로디의 말에, 집사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백작을 향해 입을 열었다.



    "주인님, 숙녀를 기다리게 하는 것은 신사가 할 일이 아닙니다."



    "저기, 저는 괜찮아요."



    "아니요, 세실리아 님께서 오실 것은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주인님?"



    "그, 그래, 금방 끝낼 테니까."



     왠지 펜이 움직이는 소리가 빨라진 것 같다.



    "미안하다, 기다리게 했구나."



     드디어 일을 끝낸 클라우드가 멜로디의 앞으로 왔다. 멜로디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번 인사를 건넸다.



    "저 같은 사람에게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번거로우시겠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편히 있게."



    "네."



     마주 보며 소파에 앉은 두 사람. 집사는 클라우드에게도 홍차를 내어주고 집무실을 떠났다. 다시 실내에는 멜로디와 클라우드 두 사람만 남았다.

     실내에 잠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클라우드가 작게 호흡을 가다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그 자신도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을 조금 의아하게 여긴 멜로디였지만, 상류층의 귀족답게 날카로운 눈빛을 받자 작은 의구심은 사라지고 면담을 받는 자세로 마음을 바꾸었다.





     클라우드가 무엇에 긴장하고 있는지 눈치채지 못한 채 .......





     면접 내용은 기본적으로 라이작과 했던 것과 거의 같은 내용이었다. 지망 동기 및 학원에서 배우고 싶은 과목 등을 묻는 질문에, 멜로디는 차분하게 대답해 나갔다.



    "부드럽게 비추어라 [루체]"



     두 사람 주변으로 촛불 정도 밝기의 마법이 차례로 나타나자, 클라우드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라이작과 마찬가지로 마물 습격 사건 때 사용했던 마법을 보여 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이다.



    "이건, 밤에 보면 정말 환상적일 것 같구나."



    "그렇네요 ...... 아, 그럼 이런 게 더 아름다울지도 모르겠네요"



     멜로디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열 개의 불빛이 빨강, 파랑, 초록 등 여러 색의 빛을 내기 시작했다.

     빛이 깜빡일 때마다 다른 색으로 바뀌면, 현대 일본인이 보기에 작은 일루미네이션처럼 느껴질 것이다. 차라리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해야 할까?



    (후후후, 다음에 아가씨에게도 보여줘야겠어)



     멜로디로서는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보여준 '루체'의 일루미네이션 버전이었지만, 그것을 목격한 클라우드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건 ...... 세실리아 양은 정말 뛰어난 마술사로군. '루체'의 색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다니..."



    (어, 어라? 혹시 이것도 일반 기준으로는 아웃이었어?)



    "...... 백작님, 이 마법은 희귀한 부류에 속하는 것인가요?"



    "적어도 나는 '루체'를 열 개나 동시에 발동시키면서 색깔까지 바꿀 수 있는 마법사를 만난 적이 없군. 뭐, 그럴 필요가 없어서 연습을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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