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장 프롤로그 왕성 긴급회의(3)
    2024년 01월 12일 14시 35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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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로 왕국 최고의 마법사가 그 마법진의 관리자로 임명되어 왔다. 감지 결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마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석 마법사가 아니면 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습격도 감시병의 육안과 수석 마법사의 감지 결계의 힘으로 돌담에서의 탈주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미리 준비된 기사들이 왕도가 피해를 입기 전에 마족을 처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물이 갑자기 왕도 한가운데에 나타나는 사태에 이르렀다. 감지 결계의 관리자인 스벤의 보고가 있어야 당연하다.

     참고로 이 감지 결계는 사용자 한 명만 선정할 수 있는 사양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스벤만이 결계의 사용자인 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습격 때 감지 결계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감시병도 하이더울프의 탈주를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한밤중이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요."



    "반응을 놓친 건 아니었나요?"



     한 사람이 손을 들어 스벤에게 물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즉시 돌담에 가서 결계 마법진의 이력을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무반응. 그 시간대에 감지 결계를 통과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감시병도, 스벤 님도 발견하지 못한 사이에 마물이 왕도에 침입했다는 건가?"



    "도대체 어떻게 대삼림에서 나왔다는 거지?"



    "혹시 돌담이 아니라 바다 혹은 강을 건너온 것은 아닐지?"



    "그렇다면 목격자가 한 두 명이라도 있을 법 한데..."



     역시 시끄러워지는 대회의실. 마력 공격이 통하지 않는 데다 감지 결계까지 속일 수 있는 마물이 나타났다고 하면, 왕도의 안전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된다. 불안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스벤은 보고를 이어갔다.



    "감시병의 최근 보고를 확인했지만, 현재로서는 돌담에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돌담에 접근했던 마물은 잠시 후 다시 숲 속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현대의 마법 기술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지만, 돌담에는 대삼림의 마물을 쫓아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간혹 돌담 근처까지 마물이 접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잠시 후 싫어하는 냄새를 맡은 듯한 행동을 보이며 숲속 깊숙이 도망쳐 버린다고 한다.



     이는 새 모양의 마물도 마찬가지인데, 돌담 근처를 날아다니다가 도중에 급선회해 숲속으로 사라진다. 안타깝게도 이 원리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돌담에는 왕도를 향하는 한 곳에만 커다란 검은색 문이 설치되어 있다. 금속 재질의 양문인데, 왕국의 역사에서 이 문이 열렸다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애초에 여는 방법을 모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바깥쪽에 열쇠구멍으로 보이는 구멍이 보이지만, 왕성에는 그럴듯한 물건이 남아있지 않다. 원래도 열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문의 항마 효과는 보통의 돌담보다 더 강력하다고 한다. 돌담보다 더 많은 몬스터가 접근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이 돌담은 그야말로 왕도의 절대적인 방어선이라 할 수 있는데, 간혹 이 효과를 무시하고 대삼림 밖으로 튀어나오는 예외적인 몬스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번의 하이더울프처럼.



    "제 보고는 이상입니다."



    "수고했다. 스벤도 지금 보고를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또한, 감지 결계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라."



    "알겠습니다."



     경례하는 스벤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국왕 가나드.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회의 참가자들을 바라본다.



    "이번 문제는 왕도, 아니 왕국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모두 방심하지 말고 조심하여 대응해 주길 바란다"



    "'"예!""



    "우선 왕도 내에 다른 몬스터가 없는지 조사하라. 이건 왕도 전역이 대상이다. 마물은 우리의 신분을 고려하지 않는다. 귀족 구역이든 평민 구역이든, 마물이 나타나면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목숨만 도륙할 뿐이지. 필요하다면 주민의 힘을 빌려서라도 빠르게 대응하라."



    "알겠습니다."



     왕도의 기사단장이 깊이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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