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9 전투 결과
    2021년 02월 09일 19시 27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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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2651eh/59/

     

     

     

     

     "이건.....너무해!"

     

     전쟁터에 소녀의 비통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마왕이라 불리는 소녀와 정령들의 일격은, 마의 숲의 전장에 직경 백 미터 정도의 크레이터를 만들어 냈고, 막대한 흙먼지가 사라지자 마왕은 암흑룡과 함께 모습이 사라졌다.

     이 정도의 파괴에도 불구하고 희생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폭발의 중심은 무참한 것이었지만, 양쪽의 공격이 팽팽했던 탓인지 범위가 넓지 않았다는 이유로, 많은 병사들이 도망칠 수 있어서였다.

     

     "정령들아......"

     흐흑....하고 금발의 소녀가 눈물짓는다.

     마왕과의 대결에 의해 하급정령의 대부분이 소멸하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령과 악마같은 정신생명체는 소멸해도 시간이 지나면 정신계에 재생된다.

     "아리스, 정령들은 널 지킬 수 있었으니 여한이 없었을 거야."

     "젠장 마족들, 이만한 희생을 내다니 용서 못 해!"

     

     ".........."

     그렇게 슬퍼하는 아리스를 달래는 태자 쥬리오와 이안을, 상처입은 병사들이 엉망진창인 모습으로 노려보았다.

     이 전투에서 사망한 자는 이번에 참가한 자의 1할이 넘는 600여명. 그 중 400명 가까운 전사자는 기사였으며, 그들은 마왕이라 생각되는 소녀와 싸워 패했지만, 일반 병사의 사망자는 대부분 아리스의 '부탁' 을 받은 정령의 공격에 의해 나왔다.

     하지만, 군 상층부는 정령의 공격에 반격한 마왕의 공격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하고 싶은 모양이었고, 분명 그 강대한 공격에 수많은 병사가 휘말린 것은 사실이었지만, 처음에 수많은 정령에게서 살의를 받았던 병사들은, 마법의 반격이 없었다면 더욱 큰 희생자가 나왔다는 것도 마음 어딘가에서 이해하여, 적과 싸워서 죽는 거라면 몰라도 뒷편에서 아군에게 맞아 동료와 친구가 죽은 울분에 어금니를 깨물었다.

     

     이번 전사자는 전체의 1할 정도였지만, 그 대부분이 주전력인 기사였다는 게 문제였다.

     태자가 차기 왕으로서 위신을 세우려는 것만으로 침략을 꾀하는 마족 정벌이란 이름의 학살을 하려 했지만, 기사의 대다수를 점유하는 귀족을 많이 잃은 사실은, 전과로 본다면 참패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마왕과 일기토를 하고 나서 행방불명이 된 '검성' 벨트를 잃은 것은, 케니스타 왕국에 있어 상당한 손실이 되었다.

     아리스와 그녀를 달래는 아벨 일행과 약간 떨어져서, 쥬리오와 이안이 속삭이는 듯 대화를 시작했다.

     

     "이건 유례없는 사태가 되었네......"

     "전부 마왕이 나빴습니다. 그것만 나오지 않았다면 더러운 마족의 촌락을 끝장낼 뿐이었고, 아리스를 귀족들에게 인정받게 할 수도 있었습니다."

     "더러운 건 환영한다만......"

     "예?"

     "아니, 아무것도 아냐. 이대로는 나의 계승에도 불만을 말하는 귀족이 나타나겠지. 아바마마께서도, 인간됨이야 어쨌건, 왕족보다도 왕족다운 프레아에게 계승권을 줄지도 몰라. 그렇게 된다면 꽤 괴로운 일이 되어버려."

     "괴로운 건 기쁩니다만......"

     "뭐?"

     "아, 아니요. 이대로 간다면, 적어도 아리스를 쥬리오님의 태자비로 삼는 일은 어려워질 겁니다."

     "이안은 그래도 상관없어? 너는....."

     "저는 아리스에게 정기적으로 혼나.....아니, 얼굴을 볼 수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왕비가 된 아리스에게 무리한 난제를 떠넘겨지는 걸 상상하기만 해도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나도 서민 따위와 한 이불을 쓴다는 일을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해."

     쥬리오와 이안이 꿈꾸는 듯한 기분으로 못된 미소를 띄웠다.

     "전부 마족 탓으로 하는 건 당연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손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생각하는 거라도 있어? 이안."

     "물론입니다. 이걸로 좀더 잘 될 겁니다!"

     

       ***

     

     ".........음."

     [캐롤!]

     제가 눈을 뜨자 시야 한가득 포차의 얼굴이 보였고, 얼굴을 핥고 있었습니다. ......점점 개가 되어가네요.

     "여기는......?"

     상반신만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자, 아무래도 아직 마의 숲인 듯 했지만, 암흑룡 포차를 두려워하여 생물의 기척이 사라진 걸 제쳐두고서도, 마치 사람의 손이 닿은 기색이 없는 상당한 오지라고 생각됩니다.

     일어서려 하자 시야가 흐려지고, 심한 탈력감이 따라옵니다. 제 10계급 마법을 쓴 반동도 있겠지만, 전투면에선 스킬이 전보다 올라가서 강해졌어도, 역시 체력과 내구력 면에서 플레이어였던 무렵까지는 닿지 않습니다.

      "그 후엔 어떻게 되었어? 마족의 마을은?"

     [좋아, 내가 설명하지!]

     대단하셔라.

     

     포차의 말에 따르면, 저와 정령의 공격이 완전히 비등하지는 않아도 상당히 범위가 좁혀져서, 일반 병사가 많이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기사는 대부분 귀족이니 집중적으로 노렸지만, 평민인 병사들까지 손을 대는 건 왠지 싫었습니다.

     하지만 앞에 나와있던 정령과 폭발의 중심에 가까웠던 저는 제대로 충격파를 받아서, 하급정령은 소멸. 전 마력도 잃고 정신을 잃어서, 포차가 물고 후퇴해줬다고 하네요.

     "고마워, 포차."

     [으흠. 대단한 일은 아니다]

     거만하게 말하면서도 꼬리를 붕붕 휘젓고 있습니다.

     그 후에, 가는 도중 마족의 마을의 상공을 지나간 모양이지만, 이미 마족들은 피난한 모양입니다. 그쪽에 합류하는 일도 생각했었지만, '화물' 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먼 곳으로 피난 온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게 화물?"

     [그렇다]

     ........아무리 봐도 '벨트 아저씨' 로 보이네요.

     왜 데려왔는지 그건 놓아두고서, 일단 눈에 띄는 외상도 없고, 가슴이 움직이고 있는걸 보니 그냥 기절한 모양입니다.

     일단 앉은 채 하이힐의 뒷꿈치로 밀어보자, ".......음~" 하고 신음소리를 내다가, 갑자기 탁 하고 몸을 일으켰습니다.

     "여어, 아가씨."

     "......안녕."

     잠자리는 좋았던 모양입니다. 벨트 씨는 이곳저곳 상처를 입은 모양이지만, 어깨를 울리며 근육을 풀고는, 지면에 주저앉은 채 허리의 수통에서 물을 마시며 이상한 듯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마녀' 아가씨는 왜 이곳에 있는 거지?"

     "어?"

     한순간 영문을 몰랐지만, 정신차리고 보니 약품의 효과가 다 되어서 드레스가 빨강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건 얼버무리는 편이 좋을까요?

     "마왕의 용도 있구만. 마왕은.......응~?"

     "............"

     이건 정말 멋진 근육뇌입니다. 벨트 씨는 여기까지 상황 증거가 갖춰져 있어도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게임에선 어쩌다 보이지만, 전투스킬에 몰아서 투자한 리얼한 근육뇌는 보고 있어도 웃을 수 없습니다.

     "내가 마왕."

     "오오, 그랬나! 그래서 강했구나. 납득했다."

     귀찮으니까 밝힙니다.

     솔직히, 마왕이라 불리는 건 납득이 안된다고 해야 할까, 약간 부끄러운 느낌이었지만, 근육뇌한테도 알 수 있도록 설명하려면 이게 빨랐습니다.

     

     그런 불경한 생각을 하고 있자, 갑자기 벨트 씨가 일어서더니, 저의 앞에 기사처럼 무릎을 꿇었습니다.

     

     "응?"

     "아가씨. 난 당신에게 졌다. 꽤 훈련했다고 생각했는데, 앗 하는 소리도 못낼 정도로 완벽하게 졌다. 그러니 내 목숨은 아가씨의 것이다. 여기서 죽어도 불만은 없고, 부하가 되라고 말한다면 기쁘게 나의 검을 휘두르겠다."

     "............."

     이건 예상 외. 확실히 말해서 벨트 씨는, 자신이 이길 때까지 몇 번이나 덤벼드는 타입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싸우게 되는 건 케니스타의 기사인데?"

     "오우, 문제없다고, 애초에 기사도 귀족도 나와는 성격에 안 맞았고, 그 녀석들 성가셨으니까!"

     "응."

     좋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네요. 아들의 일도 아무래도 좋은 건가요. 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아군으로 삼도록 하지요. 그래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면, 벨트 씨는 강해져야겠어."

     "뭣!? 지금부터 강해지라는 거냐!?"

     

     벨트 씨의 강함은 인족최강. 추정레벨 50 부근입니다.

     하지만 상대가 몇 명의 기사라면 몰라도 수백 명을 상대하는 일은 불가능하고, 상대가 마법을 쓴다면 쉽사리 져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몇가지 방법이 있지만, 벨트 씨는 죽을 셈으로 노력하도록 해야겠네요.

     벨트 씨의 상처를 치유하고 나서 가방에서 꺼내든 물건을 넘깁니다.

     

     ".......뭐야 이건. 대단해."

     "응."

     벨트 씨에게 넘긴 것은 제가 스킬로 만든 물건이 아니라, 게임에서 손에 넣은 무구들입니다. 제가 레벨 50시대에 스킬을 올려서 쓰고 있던 물건이지만,

     "대단해, 새카맣구만."

     "응."

     검은 풀 플레이트와 칠흑의 대검. 제가 중2병을 전개하여 모았던 물건으로, 겉모습이 매우 악역스러워서 좋은 느낌입니다. 기능은 대검에는 체력 흡수 (대미지의 3%) 가 달려있고, 갑옷의 약간에 마법내성 정도만 붙어있지만, 레어이기 때문에 파괴되지 않는다는 점이 훌륭합니다.

     "대단한 장비지만, 이걸로 강해지라는 건가? 뭔가 생각했더와 다른데......"

     "괜찮아."

     이건 단순한 밑준비입니다. 그리고 예전에 만들었던 '마시는 약' 이 아직 남아있으니 그걸 마시게 합니다.

     "이건 깊은 감칠맛이 나고, 그러면서도 산뜻한......"

     "그건, 독."

     "푸웁."

     스킬을 일시적으로 내리는 약입니다. 솔직히 독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느 이벤트를 해내기 위해 필요한 트리거이며, 당시의 저도 몇 번인가 실패했기 때문에 몇 병 예비를 남겨두었습니다.

     

     그것은 여성향 게임의 이벤트가 아닌 VRMMORPG의 이벤트.

     레벨의 제한을 없애는 [한계돌파] 의 이벤트입니다.

     VRMMO에서는, 레벨 10마다 이걸 거듭하여 최종적으로 100이상까지 성장하게 되는데, 벨트 씨는 제 1탄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내용이란ㅡㅡ

     

     "오우거의 촌락에 내려다 줄테니, 하루 이내에 단독으로 100마리 쓰러트려요. 시간 안에 쓰러트리지 못하거나, 누군가의 손을 빌리면 다시 시작할 거니까요."

     "진짜냐고....."

     

     이벤트 내용은 레벨30이상의 적을, 약을 마신 상태에서 하루에 100마리 쓰러트리기.

     레벨50이나 된다면 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스킬도 내려가 있고, 1:1로 싸우는 것이 아닌, 촌락이라면 항상 5~10마리 정도와 전투하게 되어 상당한 난전이 됩니다.

     그렇다면 촌락 이외에서 사냥하면 낙승이겠지만, 그렇게 되면 하루 만에 사냥하는 수는 운에 맡기게 됩니다. 저도 그래서 실패했기 때문에, 결국엔 MP회복약을 들이키면서 촌락에서 괴멸시켰습니다.

     

     "포차도 벨트 씨가 죽을 것 같으면 도와줘. 다시 하게 되겠지만."

     [오, 오우......]

     "실화냐고....."

     

     벨트 씨 쪽은 이렇로 됐네요. 저는 위험하지만 마이아 가족의 모습을 보러 일단 왕도로 돌아가도록 합니다. 아무 일도 없다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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