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레노의 발열(1)2024년 01월 08일 16시 46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하루의 대부분을 마베릭과 레노와 함께 보내는 나날이 이리스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레노의 시녀가 되지 않았다면 결코 인연이 없는 남자였을 거라고 생각하는 마베릭이었지만, 그는 이리스가 당황할 정도로 그녀에게 친근하게 대했다.
마베릭은 틈만 나면 이리스에게 부드러운 눈빛을 보내며 따뜻한 말을 건네고, 가끔씩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기라도 하면 이리스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모든 것이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던 마베릭이 항상 이리스에게 신사답게, 소중하게 대해주는 것에 이리스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이리스에 대한 태도가 점점 차가워지는 켄돌과 달리, 이미 천재의 이름을 갖고 있는 마베릭이 마치 섬세한 보물이라도 다루듯 이리스를 대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켄돌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도, 마벨릭과 레노 덕분에 이리스에게는 완전히 과거의 일이 되어가고 있었다.
생각한 것이 얼굴에 드러나는 이리스가 마베릭을 앞에 두고 볼을 새빨갛게 물들이면, 그는 그런 이리스의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이리스는 몸 둘 바를 몰라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레노는 제 나이답지 않은 표정으로 즐겁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눈앞에 다가온 마베릭의 마물 토벌 원정은, 이리스의 마음에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것은 레노에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마베릭이 참가하는 원정을 하루 앞둔 밤, 잠옷으로 갈아입은 레노는 졸린 듯 눈을 비비며 방을 정리하던 이리스에게 다가가 감색 시녀복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마베릭은 두 사람과 함께 저녁을 먹은 후, 원정 준비를 위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상태다.
"저기, 이리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책 좀 읽어줄 수 있어?"
"네, 물론이에요. 여기만 정리하고 나면 바로 책을 준비할게요."
빠르게 청소를 마치고 레노의 곁으로 돌아온 이리스는, 책장에서 몇 권의 짧은 책을 골라 소파에 앉은 레노의 옆에 앉았다.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레노는 졸린 듯이 눈을 반쯤 감고 고개를 푹 숙이기 시작했다.
이리스는 레노에게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레노 님, 오늘은 많이 놀아서 피곤한 모양이네요. 이제 잠자리에 들까요?"
"응."
이리스는 침대에 누운 레노에게 담요를 가볍게 덮어주었다. 하지만 레노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다시 상체를 일으켜 세우고 이리스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손에는 베개를 꼭 껴안고 있다.
"저기, 이리스. 오늘은 나랑 같이 자면 안 돼?"
(...... 와, 천사 ......!)
이리스를 올려다보는 레노의 눈빛은, 이리스가 몸부림치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갑자기 애 저러나 싶어 조금 망설이던 이리스였지만, 레노의 불안해하는 표정을 보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벨릭이 원정을 떠나는 것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레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리스였다.
"알겠습니다. 조금 준비하고서 금방 돌아올게요. 졸음이 오면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주무시면 돼요."
"앗싸! 나, 잠 안 자고 기다릴게."
바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레노는 이리스에게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
"레노 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자, 이제 잘까요?"
잠옷으로 갈아입고 가운을 입은 이리스는, 레노와 함께 침대에 들어갔다. 자그마한 레노의 체온으로 인해 이불 안쪽이 따뜻해진다.728x90'연애(판타지) > 의붓여동생에게 약혼남을 빼앗긴 낙제 영애는, 천재마술사에게 사랑받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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