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다가가는 거리(1)2024년 01월 08일 08시 34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아아...... 행복해! 이렇게 매일매일이 행복해도 되는 걸까 ......)
이리스는 시녀용 방의 침대에서 눈을 뜨고서 크게 기지개를 켰다. 커튼 사이로 밝은 햇살이 비치고 있다. 오늘도 날씨가 맑을 것 같다.
재빨리 감색 시녀복으로 갈아입고 몸가짐을 바로 한다. 빗자루를 들고 마당으로 나가서, 아직은 서늘하고 맑고 청량한 아침 공기를 가슴 가득히 들이마신다.
마당 청소를 마치고 다시 저택으로 돌아와 걸레로 창문을 닦고 있자, 뒤에서 소니아의 졸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리스, 이른 아침부터 열심이네! 너 정말 부지런하구나. 이리스는 레노 님의 담당이니까 그분을 돌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안 해도 누구도 뭐라 안 하는데......."
이리스는 소니아를 돌아보며 환하게 웃었다.
"몸을 움직이는 것도 기분 좋으니깐.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으니,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 레노 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그저 즐겁기만 하니 일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그래? 그럼 괜찮지만. 확실히 이리스는 아주 밝고 좋은 표정을 짓고 있어."
"후후, 그런가?"
이리스에게 이 에버렛 가문의 시녀 생활은 ,크룸로프 가문에서 지냈을 때의 환경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크룸로프 가문에서도 몰리처럼 자신을 감싸주는 하인이 몇 명 있었지만, 하인들은 대체로 모두 벨라와 헬레나의 눈치를 보느라 이리스로서는 불편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벨라와 헬레나는 이리스의 얼굴을 볼 때마다 무언가 따끔한 말을 퍼부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이리스를 하인처럼 편하게 부려먹었다. 마법사의 딸인데 마법을 못 쓴다며 ...... 주변에서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고, 약혼자였던 켄돌조차도 헬레나와 친해진 뒤로는 이리스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리스는 그런 환경에도 포기하여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다는 것을 에버렛 가문에 와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에버렛 가문에서는 레베카를 제외하고 아무도 이리스가 마법사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저 열심히 일하는 신입 시녀로서 환영의 눈빛을 보내줄 뿐이다. 이리스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던 마음이 해방되어 한결 가벼워지고, 켄돌에게 버림받아 상처받은 마음도 차츰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특히 레노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이리스에게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리스를 따르고 필요로 하는 레노의 존재는, 부모님을 잃고 켄돌과 헤어진 후 누구에게도 필요로 하지 않아 외로움을 느꼈던 이리스의 마음을 치유해 주었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의식주까지 보장받고 월급까지 받을 수 있다니, 왠지 미안할 정도야)
이리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에버렛 가문의 시녀 생활을 진심으로 즐겼다.
이리스는 아침 청소를 마친 후, 레노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여 별채로 떠난다. 어떤 날은 레노의 희망에 따라 함께 아침을 먹고, 그대로 레노와 하루를 함께 보내는 것이 일상이다.
한 가지 이리스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은, 레노와 함께 지내다 보면 마베릭이 가끔씩 모습을 드러내서 언뜻 다가갈 수 없을 것 같은 인상과는 달리 따뜻한 눈빛을 레노만이 아닌 이리스에게까지 보낸다는 것이었다.
***
"이리스, 좋은 아침"
늘 그렇듯 아침식사를 쟁반에 담아 별채로 향하자, 레노가 하품을 하며 이리스에게 달려왔다.
"좋은 아침이에요, 레노 님."
(후후, 오늘도 귀여워)
이리스는 웃으며 레노의 아침밥을 식탁에 올려놓고 레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때, 방 안쪽에서 낮고 맑은 목소리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은 아침, 이리스."
"...... 안녕하세요, 마베릭 님. 마베릭 님도 계셨네요, 바로 마베릭 님의 아침 식사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이리스, 2인분의 아침 식사를 더 준비해 줄 수 있을까?"
"2인분이요 ......? 네,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가져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리스는 가볍게 고개를 숙인 후, 서둘러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본채로 향했다.
항상 레노를 위해 그가 좋아하는 팬케이크를 특별히 구워주고 있다. 그리고 저택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요리되고 있는 수프와 베이컨 에그, 샐러드를 곁들였다. 이리스는 같은 팬케이크를 빠르게 2인분을 더 구워내고, 수프 등의 다른 음식도 쟁반에 올려놓고서 재빨리 자리를 떴다.
2인분의 아침식사를 테이블에 차려놓고 방을 나가려는 순간, 레노가 이리스의 손을 잡아끌었다.
"잠깐, 이리스. 거기 앉아줄래?"
방금 준비한 아침 식사 앞에 놓인 의자에, 레노가 이리스의 손을 잡아당긴다.
"오늘 아침은 다른 분이 더 있지 않나요 ......?"
당황한 표정을 짓는 이리스에게 마베릭이 입을 연다.728x90'연애(판타지) > 의붓여동생에게 약혼남을 빼앗긴 낙제 영애는, 천재마술사에게 사랑받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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