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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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28일 21시 04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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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교내에서 실시하는 실기시험의 날이다.

     순서를 기다리며 하품을 하고 있자 가제프에게 욕을 먹었다.



    "...... 아니, 진짜로 졸려. 다음에 가제프네 방에 자러 가도 될까?"

    "확 뒤져버려라!"



     장난으로 한 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한 말을 들었다.



    "그보다 너, 클라우디아한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말했었잖아?"

    "...... 전에는 말이지.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경국지색의 미소녀로 변신했잖아. 게다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화사해지고 있어. 이거 아냐? 지난 일주일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고백하고 차였는지......."

    "아~ 많다고는 하더라."



     지금까지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다가 외모가 예뻐졌다고 해서 칭찬을 받아도 별로 반갑지 않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매일 밤 보고를 받으니 잘 알고 있다.



    "왠지, 별로 상관없는 것 같네."

    "솔직히, 별로 상관없어."

    "하아, 아직도 자기 마음을 모르고 있는 거냐고, 너........ 그런 식이면 언젠가 나 같은 놈한테 클라우디아를 빼앗길 거다?"

    "...... 흐음. 위로회는 평소에 가던 정식집으로 해도 되겠어?"

    "이 녀석 확 조패불라......!"



     완전히 농담이었잖아, 그럼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야. 상대하기에 지친 나는, 교정의 반대편에서 성녀로서의 능력 측정을 하고 있는 클라우디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





    "클라우디아, 다음은 당신 차례.......하지만 그전에 말해야 할 것이 있어요."



     시험관이자 선배 성녀.

     20대 초반에 4계급까지 오른 우수한 성녀인 엘리스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요?"

    "당신은 특대생인데도 아직 1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잖아요? 오늘 시험에서 성적을 못 내면 특대생 자격을 취소하고 학원을 그만두게 된다고 해요."



     숨을 멈추고 잠시 생각한 뒤, 성녀 엘리스에게 물었다.



    "...... 엔도 왕자님의 압박인가요?"

    "확인은 할 수 없었지만, 아마도 그렇겠지요. 저도 이의를 제기했지만, 이곳은 왕립학교라서 엔도 왕자를 거역할 수 없었어요. 지금은 할머니도 안 계시고 ......"



     나의 스승이기도 한 할머니는 원정 중이다.

     꽤 고령이라서 이미 현역은 물러났지만, 역대 최고의 성녀였던 할머니의 발언권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가 있다면 이 지시도 뒤집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어떻게 하실래요? 이유를 대고 연기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만 ......"

    "아니요, 시험을 볼 거예요!"

    "정말로 괜찮으세요?"

    "네! 지금이라면 분명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렇군요. 그럼 먼저 1급의 기적을 보여주세요."

    "네. ㅡㅡ그럼 갑니다."



     1급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초보적인 힐과 지정한 장소에 빛의 방패를 출현시키는 보호. 그 두 가지를 차례로 발동시켜 보였다.



    "좋아요. 여전히 엄청난 마력이네요. 특히 프로텍션은 일류의 공격도 막아낼 수 있을 것 같네요. 마력만 놓고 보면 일류 성녀 수준이에요."

    "할머니께서, 마력을 높이는 수련만은 게을리하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그렇군요, 저도 본받아야겠네요. ...... 자, 이제 다음 차례입니다. 새로운 기적을 얻을 수 있도록 마법진 위에서 기도를 드리도록 하세요."



     고개를 끄덕이며 의식용으로 그려진 마법진 위에 무릎을 꿇는다.

     지금까지는 도저히 진심으로 기도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라의 사정으로 강요된 약혼이 정말 싫어서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성녀로서 결과를 내면 약혼은 굳건한 것이 되어버린다.

     그것이 내가 진심으로 기도할 수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래서 나는 진심으로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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