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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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28일 20시 57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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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순간, 원래 자세로 돌아간 그녀는 입술을 가리기 위해 양손을 모았다.

     그녀의 뺨이 붉게 물들어 보이는 것은 비단 석양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클라우디아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몸을 돌려 도망치듯 달려 나갔다.







    "ㅡㅡ뭐 그런 이유로, 나는 엔도 왕자의 호위기사에서 해임당했어."



     학교 밖에 있는 마을의 식당.

     친구인 가제프에게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자, 그는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 너, 조금은 뒷일 좀 생각하라고."

    "어쩌라고, 그땐 용서할 수 없었다니까."



     클라우디아를 감싸는 것이 아니라, 첫째 왕자에게 관대한 처분을 요구한다. [그렇게 하는 편이 주변에서 호감도가 높집니다]라는 방향으로 제안했면 잘 풀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클라우디아의 죄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 그게 싫었던 것이다.



    "하아, 답답하기는. 아니면 혹시 클라우디아에게 반하기라도 했냐?"

    "그런 생각으로 도와준 게 아냐. 나는 그저 누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 같은 그녀를 보고 있을 수 없었을 뿐이야."

    "뭐, 그렇겠지. 클라우디아는 고지식하고 꾸밈없고 성실하고 착한 아이라고 생각하지만, 소녀로서의 매력은 부족하니깐~"

    "...... 그랬어?"



     확실히 모두가 교복을 개조하는 동안에도 클라우디아는 기성복을 그대로 입고 있고, 치마 길이도 꽤 길다. 화장도 하지 않은 것 같고, 머리도 뒤로 무심하게 묶은 것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가 꾸미지 않은 것일 뿐이지, 옷걸이만 놓고 보면 다른 누구보다도 더 예쁘다고 생각한다.



    "뭐야 뭐야, 역시 반한 거냐?"

    "그러니까 도와준 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고. 그냥 내가 아는 여자 중에 누가 제일 예쁘냐고 물으면 클라우디아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한다는 얘기야."

    "...... 하아, 노아는 아직 어린애구만."



     왠지 모르게 실망하는 기색이었다.







    "...... 그런 데서 뭐 하는 거야?"



     저녁을 먹고 기숙사로 돌아오자, 클라우디아가 내 방 앞에서 무릎을 안으며 앉아 있었다.



    "노아 님. ......그, 기숙사에서 쫓겨나서요."

    "뭐? 기숙사에서 쫓겨났다니?

    "실은......."



     지금까지 그녀가 살던 방은 제1왕자의 약혼녀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방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파혼으로 인해 그 방에서 쫓겨났다는 것 같다.



    "...... 갑작스러운데. 하지만 그렇다면 다른 방으로 옮기면 되잖아?"

    "그, 렇기는 하지만 ...... 지금은 다른 빈 방도 없고, 다인방에서 혼자 사는 애들이 몇 명 있기는 하지만, 저는 엔도 왕자에게서 비난을 받은 상태라서 ......"

    "귀찮은 일은 사절이라며 거절당했구나."



     예상대로인 듯, 클라우디아는 안고 있던 다리와 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할머니는 출장 중이니, 이대로는 살 곳도 없고, 학교도 못 다니게 되었어요."

    "그건 ...... 큰일인데."



     내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클라우디아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일어서서, 천천히 다가온다.



    "그래요, 큰일이에요. 그런데 노아 님은 다인방에서 혼자 살고 계시죠?"

    "살고는 있지만....... 잠깐, 잠깐, 잠깐만. 설마 내 방으로 올라갈 생각이야?"

    "최악의 경우 방을 구할 때까지만이라도 상관없어요!"

    "아니, 하지만 이성끼리 동거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 않겠어?"

    "문제라니 뭐가요? 제가 학교에 못 다니는 것 이상의 문제가 있나요? 있다면 말해 보세요. 다 논파해 줄 테니!"



     클라우디아가 더욱 들이댄다. 나는 뒤로 물러났지만, 복도 벽에 막혔다.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 그녀는 나에게 몸을 바짝 밀착시켰다.

     그녀의 자수정 같은 눈동자에 내 당황한 얼굴이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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