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님, 처음이라 잘 못 할지도 모르지만, 나, 열심히 할게......"
위에 탄 그녀는 내 잠옷의 단추를 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려서 잘 풀지 못하고 있다.
나는 무심코 한숨을 내쉬며 클라우디아를 꼭 껴안았다. 목욕 후의 클라우디아는 따뜻하고, 잠옷의 얇은 천을 통해 전해지는 감각은 부드럽다.
"노, 노아 님ㅡㅡ꺄악!?"
몸을 밀착시켜 옆으로 눕자, 클라우디아와 나의 상하가 뒤바뀐다. 클라우디아를 눕히는 듯한 자세가 된 나는ㅡㅡ그대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 노아 님?"
불안과 안도감이 뒤섞인 듯한 자수정 눈동자가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그녀를 내려다보며, 나는 무심코 머리를 긁적였다.
"저기 말이야. 나를 왕자에게 학대당하고 방에서 쫓겨나 우울해하는 여자애의 약점이나 노리는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 아."
작은 깨달음이 클라우디아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미, 미안."
"......알면 됐어. 너도 오늘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피곤하잖아. 그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잠만 자면 돼. 자, 불 끈다."
나는 재빨리 불을 끄고 내 침대로 들어갔다.
깜깜해진 방 안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 나도, 약점을 잡힐 만큼 쉬운 여자애는 아니라구."
불현듯, 희미한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나는 귀가 좋은 편이라서 어떻게든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아마 나에게 전하려는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말이 그녀의 진심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그 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나는 클라우디아의 지적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파티 다음날인 오늘의 수업은 대낮부터. 그래서 HR이 시작되기 전인 점심시간의 교실, 가제프가 졸려 보이는 이유를 묻자 나는 자세히 대답했다.
"ㅡㅡ그래서 잠이 부족해."
"죽어, 아니, 죽어라! 이 배신자 놈!
심한 말을 듣고 있다.
"내 말 들었어? 갈 곳을 잃은 클라우디아를 방에 머물게 해 준 것뿐이지, 딱히 손을 댄 것도 아니라고?"
"여자애랑 같이 자고 먹는 것 자체가 부럽다고!"
"야, 너무 큰 소리 내지 마. 주변에서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혹시나 들리지 않았나 싶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시끄럽게 떠들어대느라 신경 쓰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일단 안도하며 다시 가제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젠장, 부럽네. 좋은 일도 많겠지?"
"뭐 ...... 그래, 아침 식사는 정말 맛있었어"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피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은 기세다.
"아니 너, 클라우디아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었잖아?"
"그것과 이건 다른 이야기라고!"
뭐 어쩌라는 건지.
"하, 하하....... 하지만 뭐, 생각해 보면 노아니까. 어차피 숙맥인 넌 그녀에게 손도 못 댔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앞서간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겠어."
"누가 숙맥이라고?"
"너야, 너. 나 같았으면, 차려진 밥상에 분명 손을 댔다고!"
"...... 너, 그런 식으로 하니까 여자애가 상대도 안 해주는 거잖아."
"시, 시끄러워, 동정 아니라고!"
"아니, 그런 말 한 적은 없는데 ...... 말하면서 허무해지지 않냐?"
허무한 말이라 쓰고 허언이라 읽는다.
"자자, 수업 시작하니까 조용히 해, 거기 있는 동정 두 사람!"
어느새 교실에 들어온 선생님(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미모의 여교사)의 발언에 반 전체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어떻게 생각해도 가제프 때문이다.
"자, 이제 연례행사인 사교파티도 끝났으니, 오늘부터 정규 수업이 시작된다. 한 달 뒤에는 능력 측정이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고 가자!"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