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래서 ...... 규칙이라든가"
"괜찮아요. 교칙에 이성과 동거하면 안 된다고 적혀있지는 않아요!"
"그건 아마 너무 당연해서 안 적혀 있는 거잖아. ...... 문제가 생기면 어쩌려고?"
얼굴이 가까워져서, 딴 곳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안 쓰였다는 게 중요한 거죠. 그리고 노아 님이라면 괜찮아요, 문제가 되지 않아요! 밥 짓고 빨래하는 등의 봉사도 할 수 있어요. 노아 님께 절대 손해를 끼치지 않을 거예요!"
"아니, 믿어주는 건 고맙지만........"
"노아 님이 저를 학원 추방에서 구해 주셨잖아요! 중간에 손을 내밀었다가 여기서 버리려고요? 끝까지 책임져 주세요!"
말투는 저렇지만, 확실히 말하는 것은 정론이다.
게다가 나는 엔도 왕자에게 클라우디아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은 사람이니까.
"알았어. 방을 찾을 때까지 만이다?"
클라우디아가 얼굴을 붉히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실례하겠습니다~"
"이젠 다녀왔어겠지."
클라우디아를 방으로 초대한다. 방은 원룸으로 주방과 화장실, 욕실이 딸려 있다. 두 사람만 있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크기지만, 이성과 함께라면 문제가 있다.
"옷 갈아입기 같은 건 기본적으로 욕실 앞에 있는 화장실에서 하자. 노크는 필수. 그리고 방 안쪽에 있는 장롱이 비어 있으니 클라우디아의 짐은 거기에 넣어."
"고마워요."
어느새 클라우디아의 말투가 예전의 정중한 말투로 돌아와 있다.
나는 그 사실을 깨닫고 뺨을 긁적거렸다.
"클라우디아, 같이 살면 정중한 말투는 그만두면 안 될까?"
"그래도 괜찮은가요... 괜찮아?"
"나는 솔직한 클라우디아가 더 좋아."
"후에!? 아~ 음, 말투가 문제라는 거네. 그래, 알았어, 착각하지 마, 난 괜찮아. 이미 몇 번이나 속으면서 배웠어. 노아 님은 자각 없이 남을 속인다는 것을."
"뭐?"
"아무것도 아냐. 앞으로는 평범하게 말하도록 할게."
"그래, 그렇게 해."
그리고 가볍게 방에서 함께 살면서 지켜야 할 규칙을 정한다. 뭐 요약하자면 화장실에 출입할 때 노크한다든지 하는, 사고를 일으키지 않기 위한 규칙이다.
"뭐, 자세한 건 나중에 결정하자."
"그래, 노아 님, 여러 가지로 미안."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그렇게 해서 클라우디아와 나는 같은 방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그 후, 클라우디아와 내가 번갈아 가며 목욕을 하고, 둘 다 잠자리에 들 준비를 마치자 잠옷 차림이 되었다.
"자, 나는 이쪽 침대를 쓸 테니, 클라우디아는 안쪽 침대를 써. 나와 나란히 자게 되는데 ...... 정말로 괜찮겠어?"
"나는 괜찮아. 노아 님이야말로 괜찮아?"
"......뭐? 괜찮냐니, 뭐가?"
"옆에 예쁜 애가 자고 있으면, 불끈불끈해져서 잠이 안 온다든가?"
"불끈이라니.........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놀라서 외친다.
수녀와 달리 성녀는 반드시 처녀여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예를 들어 멜리사. 그녀가 처녀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갸루 같은 성녀도 흔하게 존재한다.
지금의 대사는 상대에 따라 농담으로 끝나지 않는 부분이다.
"바보 같은 소리가 아니야. 나도 ...... 남자 방에 묵으면 어떻게 되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 그걸 알면서 노아 님의 방에 재워달라고 했는걸?"
"클라우디아, 너 ......"
자수정 눈동자에는 분명한 각오가 담겨 있다.
그녀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밀려나서 침대가에 앉았다. 클라우디아는 그 옆에 한쪽 무릎을 꿇더니, 내 양 어깨를 누르며 침대에 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