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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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28일 20시 55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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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우디아, 너와의 약혼을 파기하고 왕립학교에서 추방한다! 낙오된 성녀이면서도 내 친구인 성녀 멜리사를 함정에 빠뜨리려 한 죄는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

    "그래요, 저에게 심한 짓을 한 책임을 지세요!"



     이 나라의 첫째 왕자인 엔도 왕자와 그의 자칭 친구인 멜리사가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자, 학교 축제가 열리고 있는 파티장이 조용해진다.



     클라우디아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노력파다. 현재 미숙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게다가 본성은 장난꾸러기지만, 그런 자신을 다스리며 성녀처럼 행동하고 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자비로운 마음의 소유자다.

     그런 그녀가 다른 성녀를 함정에 빠뜨릴 리가 없다.



     하지만 엔도 왕자의 노여움을 살까 봐 그런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할머니의 제자라고 해서 기대감에 약혼하고 보니, 실제로는 그저 마력량이 많을 뿐. 아직도 1계급에서 벗어나지 못한 낙오자다. 게다가 귀엽지도 않아. 네 약혼남으로 지내는 내 처지가 되어봐."

    "...... 죄송합니다."



     클라우디아는 반론 한 마디 없이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마력이 많은 것은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게다가 1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고등부를 졸업할 즈음에 3급에 이르면 잘하는 편이며, 아주 드물게 4급에 이르는 엘리트가 나올 정도다.

     현역 시절을 거치면서도 4계급에 도달하지 못하는 성녀도 드물지 않다.



     엔도 왕자가 예로 든 클라우디아의 스승이자 역대 유일하게 8계급에 오른 위대한 전 성녀조차, 처음에는 몇 년 동안 1계급에서 오르지 못했다고 한다.

     반대로 손쉽게 2계급에 오른 후 전혀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엔도 왕자의 자칭 친구라고 하기에는 묘하게 거리가 가깝지만, 멜리사가 바로 그런 타입이다. 초등부에서 2급으로 올라 천재라고 불렸지만, 고등부 2학년이 되어도 성장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노력도 부족해 마력량도 적은 편이다. 그녀가 클라우디아를 이기고 있는 것은 현재의 계급과 엔도 왕자에게 아첨하는 태도 정도일 것이다.



     그러니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하여 클라우디아를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무엇보다도, 엔도 왕자와 클라우디아의 약혼은 정치적인 사정으로 결정된 것이다.

     위대한 성녀의 제자. 그 명성을 얻기 위해 왕족이 맺은 정략결혼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으면서, 결과를 내지 못한 클라우디아에게 무고한 죄를 뒤집어씌워 몰아세운다.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그래서....



    "엔도 왕자님, 삼가 말씀드립니다. 클라우디아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1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을 깎아내릴 생각은 없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나는 입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왕립학교의 학생이자 엔도 왕자의 호위기사. 그런 내가 주인인 엔도 왕자에게 의견을 말하자, 주위가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이곳이 명목상이나마 평등을 표방하는 학교가 아니었다면 즉시 질책을 받았을 것이다.



     물론 그걸 정말로 믿고 나처럼 행동하면 눈총을 받을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출세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무고한 죄를 뒤집어쓰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노아, 내 기분 탓인가? 멜리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만?"

    "노아 님, 너무 해요... 저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요~"



      엔도 왕자가 나를 노려보고, 그 위세를 업은 멜리사까지 불만을 토로한다. 동시에 클라우디아가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는 자신을 감쌀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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