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친구들이 활기찬 목소리로 대답한다.
설명이 늦어졌지만, 이곳은 왕도(王都)에 있는 왕립학교다.
왕후 귀족 등이 재학하는 특별반과, 발생한 독기를 물리치기 위해 각지에 파견되는 성녀와 그 호위를 육성하는 특파반, 일반인과 하인을 육성하는 일반반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 특파반.
다른 직업을 맡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나라에 넘쳐나는 마물을 토벌하고 대지를 침식하는 독기를 퇴치하는 부대에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생님이 말한 능력 측정이란, 거기에 필요한 능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를 말한다.
"자, 그럼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새로운 동료를 소개지. 들어와."
"ㅡㅡ네."
씩씩한 목소리와 함께 귀엽고 예쁜 여자아이가 교실로 들어왔다. 순간 그 소녀가 클라우디아라는 것을 알 수 없었다. 아침에 봤을 때와 외모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옅은 화장. 뒤에서 아무렇게나 묶었던 밤색 머리는 찰랑거리는 생머리로 바뀌었고, 원 포인트 머리핀이 달려 있다.
입고 있는 옷은 여전히 학교의 지정 교복이지만, 좀 더 소녀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많이 변형되어 있다. 특히 스커트는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한다.
지금의 클라우디아를 보고 수수하다는 남자는 없을 것이다.
"그럼, 인사해."
선생님의 권유에 따라 클라우디아는 교단 옆에 섰다.
"ㅡㅡ안녕하세요. 여러 일로 인해 오늘부터 저도 이 수업에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잘 부탁해!"
천진난만한 인사에 남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여자들은 그런 남자들의 반응에 어이없어했지만, 클라우디아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비록 전 귀족반 학생이었지만, 합동훈련 등을 함께하며 마음이 통하게 된 사이였기 때문일 것이다.
"우효~ 오늘은 땡잡았네. 저렇게 귀여운 전학생이라니, 최고라고!"
가제프가 환호성을 질렀다......그보다, 이 녀석, 저 여자가 클라우디아라는 걸 모르고 있다. 바보 같다고 생각했지만, 주위의 소리를 들어보니 가제프만 모르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이를 눈치챈 선생님이 쓴웃음을 지으며 "아~ 자기소개도 해봐."라고 재촉했다.
"...... 자기소개요? 다들 알고 있을 텐데요."
"물론 너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너를 보고 한눈에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알아보는 사람은 소수일 거다. 아니, 너무 달라졌어."
그 말에 클라우디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모두들, 알지? 1급의 성녀, 클라우디아를."
"""ㅡㅡ뭐!?"""
여기저기서 놀라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교실이 소란스러워진다.
"어, 정말로 클라우디아?"
"왕자에게 약혼을 파기당해 우울해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어쩐지 엄청나게 예뻐졌잖아?"
"실연 미소녀 왔다아아아아!!!"
라는 목소리가 연이어 들려온다.
그런 와중에 나를 발견한 클라우디아는, 가슴 언저리에서 귀엽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후 한 달은 시끄러운 나날이었다.
왕자에게 약혼 파기 통보를 받은 비극의 여주인공이었을 텐데, 다음날 아침이 되자 마치 다른 사람처럼 발랄하고 사랑스러워진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지금은 왕자와의 약혼 때문에 일부러 수수한 옷을 입은 것이 아니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소문은 사실인 것 같다. 클라우디아의 말에 따르면, 정치적인 이유로 독단적으로 결정된 약혼이 싫어서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뭐...... 엔도 왕자를 보면 그 심정도 이해한다. 클라우디아라는 약혼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멜리사의 유혹에 빠져서 어쩔 줄 몰라했으니까.
참고로 클라우디아와 그런 대화를 하는 건 주로 잠들기 전이다. 매일 밤, 밤늦게까지 어울리는 탓에 나는 완전히 수면부족이다.
"켁, 대놓고 수면부족이라는 표정을 짓기는! 보나 마나 클라우디아의 잠자는 모습이나 훔쳐보는 거겠지? 그대로 손 대려다가 미움받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