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023년 12월 23일 21시 02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실크 소재의 네글리제. 결코 노출이 많은 디자인은 아니지만, 위에서 들여다보면 가슴이 살짝 보이는 정도의 무방비 상태의 잠옷.
"뭐, 뭘 봐요!?"
카산드라는 카메라를 마구잡이로 던졌다. 하지만 카메라는 벽에 부딪히기 전에 스스로 제동을 걸더니 방구석에 멈춰 섰다.
카산드라는 손에 있던 이불을 끌어당겨 상체를 가렸다.
[눈이 즐거웠어.][귀여워.]
[비방용.]
[왠지,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신고했습니다.]
[그보다, 카메라 던지지 마!]
"여, 여성의 피부를 보며 뭐라는 거예요! 저쪽을 봐욧!"
카산드라가 다짜고짜 소리쳤다. 이 상황을 지켜보는 청취자는, 그저 전달되는 영상을 보고 있을 뿐이니 보지 말라 해도 안 볼 수가 없는 상황.
하지만 다음 순간, 허공에 떠 있는 카메라가 뒤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시야가 벽으로 (웃음)]
[누가 카메라를 돌렸어?]
일단 난관은 모면했다. 이를 확인한 카산드라는 호출종을 울렸다. 잠시 후 카산드라의 시녀들이 방으로 들어왔다.
"카산드라 아가씨, 좋은 아침입니다. 옷 갈아입으시겠어요?"
시녀들의 목소리에 '딱딱해'라는 댓글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그 화면을 바라보던 카산드라는 "그전에 저걸 치워."라며 허공에 떠 있는 카메라를 가리켰다.
하지만 시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거라면, 카산드라 아가씨께서 좋아하시는 꽃병이잖아요?"
"...... 꽃병? 아니, 그 앞에 떠 있는 거잖아?"
카메라에 대해 설명하지만, 시녀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다. 설마 하는 마음에 카산드라가 채팅을 표시하는 창에 대해 물어봤지만 반응은 비슷했다.
(......이게 무슨? 설마 나한테만 보이고 있어?)
역시 정체불명의 무언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게 판단한 카산드라는 일단 시녀를 물러나게 했다. 그렇게 외투를 걸치고서, 카메라를 붙잡아 이쪽을 향하게 했다.
하지만 댓글창을 본 카산드라는 한 댓글을 보고 생각이 났다.
"제 이름이요? 저는 카산드라라고 해요. 이클립스 자작가의 딸, 카산드라 이클립스랍니다."
카산드라가 대답하는 순간, 댓글창의 흐름이 폭발적으로 빨라졌다.
[역시 여성향게임의 악역영애다!]
[그럼 제작사의 광고인가!?]
[아니, 그러기엔 돈을 너무 많이 들였잖아!]
이런 댓글이 엄청난 속도로 흘러나온다.
(여성향 게임? 악역영애? 무슨 뜻일까요?)
당황하는 카산드라.
하지만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청취자들도 많은 것 같고, '뭐야 그게?'라는 댓글도 올라오고 있다. 그리고 그중 한 사람이 그들의 질문에 답했다.
[카산드라 이클립스. 히로인을 질투해서 파멸하는, 여성향 게임의 악역영애라고.]
(...... 파멸? 내가?)
이 날, 소녀 게임의 등장인물일 뿐인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되었다.
카산드라는 노바리스 왕국에서도 손꼽히는 권력을 가진 이클립스 자작가의 영애다. 그 미래는 찬란해야 하며, 파멸 따위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 사람들은 내가 파멸할 것을 의심하지 않아.)
"제가 파멸한다니 무슨 뜻인가요?"
[그렇구나, 자신의 미래를 모른다는 뜻이구나]
[설정이 잘 되어 있네]
[유행하는 전생이나 빙의가 아니라면, 자기 미래를 알 리가 없으니까w]
연이어 쏟아지는 댓글은 카산드라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서 제 질문에 대답해 주세요!"
[오, 실감 나는 연기력]
[혹시 신입 배우를 홍보하는 기획도 겸하고 있나?]
역시 질문에는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초조감에 휩싸인 카산드라가 주먹을 불끈 쥔 직후, 한 가지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진지하게 말하자면, 카산드라 이클립스는 여성향 게임의 등장인물이야.]
[그 여성향 게임이란 게 뭔데요?]
[처녀 게임도 모르는 설정이냐고w]
[확실히 이세계에는 여성향 게임 같은 건 없을 테니까]
[여성향 게임이라는 건 뭐, ...... 그쪽에서 말하는 오락 소설 같은 거지. 분명 등장인물 중에도 오락소설을 읽은 사람이 있을 테니 이제 이해 되지?"728x90'인터넷방송(인방) > 자작영애의 파멸실황 [단편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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