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많이 띄워주고 있는데."
"플뤼겔 공작 입장에서는 레오루드 님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 저자세로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으~음. 위에서부터 내려올 줄 알았는데, 내 예상이 빗나갔나 보군."
"이미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레오루드 님에게 함부로 대할 수는 없어요. 만약 미움이라도 받으면 나라 전체가, 잘못하면 세 나라 모두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렇게까지 할까? 물론, 뭐, 자랑은 아니지만 나한테는 엄청난 영향력이 있겠지. 그렇다고 해서 내가 싫다고 해서 세 나라가 움직일리는 없지 않겠어? 기껏해야 주변 귀족들이 못난이 취급하는 게 고작이겠지."
"아니요, 왕국의 구세주이자 제국과의 화해의 사자이며, 성교국을 구한 영웅이니 삼국은 반드시 움직일 거라 생각해요."
"언제 그렇게 칭호가 많아졌대 ......"
레오루드가 알지 못할 뿐이지, 그에게 많은 칭호가 붙어 있다.
실비아가 언급한 세 가지 외에도 전설의 전이 마법을 되살린 위대한 마법사, 잃어버린 회복약을 되살린 현자 등등이 있다.
자동차가 완성되고 보급에 성공한다면 산업혁명의 아버지라 불릴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레오루드 님. 언제쯤 플뤼겔 공작을 방문하실 계획이신가요?"
"그래~. 아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쪽에도 체면을 차릴 필요가 있겠지. 환영회 같은 게 있을 것 같으니 사흘 후쯤에 가볼까?"
"그게 좋을 것 같아요. 사흘이면 플뤼겔 공작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아. 그럼 얼른 돌아가서 답장을 쓰도록 할까. 샤를, 미안하지만 귀환을 부탁할게."
"맡겨줘. 전이로 순식간에~"
레오루드 , 실비아, 이사벨 세 사람은 샤를로트의 곁으로 다가가 전이 마법을 사용해 순식간에 저택으로 이동했다.
저택으로 돌아온 레오루드 일행은 플뤼겔 공작에게 답장을 쓰기 위해 집무실로 향했고, 막상 편지를 쓰려고 하는데 레오루드는 왠지 모르게 지금도 함께 있는 샤를로트가 신경 쓰였다.
"언제까지 있을 생각이야?"
"계속 있으면 안 돼~?"
"그런 게 아니라 이제부터는 편지를 쓸 뿐이니 너는 있어도 의미가 없어. 보기만 하고 있어도 심심할 테니까 편히 쉬어."
"그럼 옆에서 보고 있을게~"
"방해되니 저쪽으로 가라고 해야 되겠어?"
"왜 그런 말을 하는 거니~"
의자에 앉아 편지를 쓰려던 레오루드는 샤를로트를 쫓아내려고 손을 흔들었지만, 그녀는 귀찮게도 기대어 왔다.
"성가셔! 이러면 편지를 쓸 수 없잖아!"
"이 정도면 별거 아니잖아~. 그렇게 무겁지 않지~?"
"무거워."
"아~! 여자애들한테 무슨 말하는 거람~ 이 입이 문제네!"
"이것 놔. 입을 잡아당기지 마!"
"아하하하하~! 이상한 얼굴~!
"이년이~!"
"끼야~! 아파~!"
레오루드는 반격을 위해 펜을 내려놓고 샤를로트의 양 볼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뺨을 잡아당기며 어린아이들처럼 장난을 치고 있다.
누가 먼저 소리를 지를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었는데, 실비아가 레오루드의 귀를 잡아당겨서 결판이 났다.
"레오루드 님! 장난도 적당히 하세요!"
"아파파파! 적당히, 손을 놔!"
"우~~~!"
샤를로트에게 뺨을 당기고 실비아에게 귀를 잡아당기는 레오루드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레오루드도 패배를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샤를로트가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 놓아줄 생각이 없다.
"레오루드 님!"
실비아에게 귀를 잡아당겨지는 레오루드 .
역시 두 사람을 상대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레오루드는 샤를로트에게서 손을 뗐다.
"시, 실비아. 더 이상은 그만. 귀가 뽑히겠어."
"샤를 언니랑 친하게 지내는 건 상관없지만, 저도 있잖아요! 조금은 자제해 주세요!"
"예......"
이번만큼은, 아니 이번에도 레오루드가 잘못한 것이니 뭐라 대꾸할 수 없어서 그저 용서해 달라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