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사무2023년 12월 09일 19시 01분 1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아! 이런 엉망진창인 신청서, 좀 봐주세요. 작성 예는 보셨어요!?"
마리는 고개를 푹 숙였다.
상대는 직장인 학교의 경리다.
"뭐, 마리 씨만 그런 건 아니지만요. 다들 너무 심해요!"
"신청서라는 게 너무 어려워서 ......"
경리는 마리가 그녀에게 말을 걸기 전까지 작성했던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내는 편지를 가리켰다.
"이거, 쓰는 데 얼마나 걸렸어요?"
"음, 한 통당 3분씩 쓴 것 같아요."
"이러니까, 정말!"
"?"
고개를 갸웃거리는 마리에게, 경리가 말을 건다.
"왜 이렇게 길고 예쁜 문장은 3분이면 쓸 수 있는데, 단어만 적는 신청서는 못 쓰는데~!? 나 분명 괴롭힘 당하고 있어!"
"그, 그, 왜 그럴까요 ......?"
"나참~ 이래서 교사들이란~!"
"다,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 ......"
"그렇게 하세요!"
그렇게 유쾌한 경리는 자리를 떠났다.
집에 돌아온 마리는 이례적으로 일찍 퇴근해 함께 저녁을 먹고 있는 남편을 보았다.
"마리 씨, 무슨 일이야?"
"케빈 씨는 대단하구나 싶어서요."
"응?"
마리는 남편에게 오늘 경리와의 일을 이야기했다.
"우리 학교의 선생님들은 다들 신청서 같은 걸 잘 못 써서......"
"아, 그렇구나. 확실히 전문직이나 영업직은 신청서 같은 걸 잘 못쓰는 사람이 많기는 해."
"케빈 씨는 제가 사무적인 일을 잘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죠?"
눈을 돌리며 머뭇거리는 마리를 보고, 케빈은 등을 바로 했다.
"이사할 때도 수속을 다 해주셨잖아요"
"뭐, 그 정도는 당연하죠."
"제가 했다면 실수도 많이 하고 시간도 많이 걸렸을 것 같아요."
마리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케빈을 바라본다.
"저의 서......서방님이 응원해주고 있다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뿌듯하고 기뻐서요."
케빈은 마리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결혼하길 잘했어요. 분명 상대가 케빈 씨라서 그래요. 정말 고마워요."
케빈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마리 씨"
"네."
"사무적인 일은 언제든 나를 믿고 맡기면 돼."
"감사합니다, 케빈 씨."
"그래서 부탁이 있는데."
"네?"
"다시 한번, 서방님이라고 부르면"
"음...... ...... 케빈 씨?"
"서방님."
"......서, 서방 ...... 님 ......?"
"고마워, 여보."
열이 오른 얼굴을 손으로 부채질하며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마리.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식사를 재개하는 케빈.
마리는 그날 밤 행복한 기분으로 숙면을 취했다.
케빈은 행복한 마음에 눈이 말똥말똥하여 잠을 이루지 못했다.728x90'연애(판타지) > 위장결혼생활이 너무 행복해서 매일 남편에게 감사했더니 남편이 프로포즈했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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