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 우연
    2023년 12월 09일 19시 33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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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케빈이 늦게 귀가해 저녁을 함께 먹지 못했다.

     궁정 관료들은 야근이 많다.

     흔한 일이다.



     하지만 늦은 저녁 식사를 하는 케빈의 눈앞에는 아내 마리가 있었다.

     그녀는 커피를 마시며 미소 짓고 있다.

     사실 이것도 자주 있는 일이다.



    "마리 씨. 일부러 일어나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는데."

    "기다리지 않았어요."

    "항상 커피와 뜨거운 레몬을 들고 나와서 어울려주다니."

    "저는 마침 지나가던 중이었어요."

    "마침?"

    "네. 그러니 신경 쓰지 마세요."

    "???"



     웃으며 즐거워하는 아내 마리.

     당황하면서도 아내의 미소에 반해버리는 남편 케빈.



    "우리가 결혼하게 된 계기는 아침 조깅을 하다가 길 가다가 케빈 씨를 만난 것이었죠?"

    "맞아."

    "저에게는 케빈 씨와 길에서 만난 것이 행복의 시작이었어요."



     아내 마리는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남편 케빈은 식사를 완전히 멈추고 있다.



    "이제 결혼을 하고 나니, 아침 조깅을 하다가 우연히 마주치기가 힘드네요."



     케빈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침마다 같은 집에서 함께 조깅을 하러 나가기 때문에, 두 사람이 우연히 마주칠 일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집 안에서 우연히 만나볼까 해서요."

    "우연?"

    "네, 우연. 오늘도 우연히 식탁에 왔더니 케빈 씨가 저녁을 먹고 있어서 잠깐 커피를 마셔봤어요. 딱히 기다리던 건 아니었어요. 여기 중요해요. 시험에 나와요."



     마리 선생님의 말에, 학생 케빈이 웃음을 터뜨린다.



    "지나가는 길에 케빈 씨를 만났으니, 내일의 저도 분명 행복할 것 같아요. 케빈 씨, 정말 고마워요."



     아내 마리는 빙그레 웃고 있다.

     남편 케빈은 표정이 진지해졌다.



    "내, 내, 내, 쪽이"

    "?"

    "내가 더 행복해."

    "어머.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기뻐서, 제가 더 행복해지겠네요."



     그 후 두 사람은 '아니요 제가', '아니아니 내가', '아니아니아니요 제가' 라며 행복 대결을 벌였다.



     아내 마리는 우연히 케빈을 만난 행운 때문인지, 다음 날 하루 종일 활기차고 행복하게 지냈다.

     그리고 케빈에 대한 고마움이 더욱 커졌다.



     남편 케빈은 우연히 마리를 만난 행운을 전부 받아들이지 못하여, 다음 날은 아내 마리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아내 마리에 대한 사랑을 더욱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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