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번외편 1 집안 데이트
    2023년 12월 09일 23시 18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아내 마리와 남편 케빈

     두 사람은 며칠 전 프러포즈의 밤을 계기로 연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아내 마리에게는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집안 데이트?"

    "그래요. 연인들이 한 번쯤은 해본다는 집안 데이트를 해보고 싶어요......!"



     오늘은 둘 다 휴일이다.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그렇게 열광하는 아내였지만, 남편 케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내 마리와 남편 케빈은 이미 동거 중이다.

     집안 데이트라니,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일까?



     케빈은 물음표가 가득한 채 마리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





     먼저 아내 마리는, 웬일로 아침부터 착용하고 있는 앞치마 주머니에서 귀여운 곰이 그려진 작은 수첩을 꺼냈다.

     그 수첩을 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 적혀 있을까 ......)



     케빈은 궁금했지만, 아내 마리가 즐거워하는 모습에 굳이 묻지 않았다.



    "케빈 씨. 먼저 아침을 함께 먹어요."

    "그래."



     수첩에 오늘의 일정이 적혀 있는 것 같다. 마리는 그 수첩을 조심스레 주머니에 넣었다.



    (앞치마도 집안 데이트의 필수 아이템일까 ......?)



     의아해하면서도, 케빈은 마리의 지시를 따른다.



     아내 마리는 계란 후라이를 부치고 소시지와 빵을 구웠다.

     남편 케빈은 커피를 내렸다.



    "그럼 먹도록 하죠."

    "그래."



     두 사람은 조용히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하늘은 맑고 상쾌한 아침, 조용하고 평온한 식탁.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아내 마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남편 케빈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마리 씨, 왜 그래?"

    "케빈 씨, 큰일 났어요."

    "뭐가?"

    "이것은 평소와 같은 아침 식사의 장면이잖아요......!"



     아내 마리에 따르면, 아무래도 집안 데이트를 할 때 아침을 먹으면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그것은 거사를 치른 후의 아침식사라서 그런 게 아닐지 ......)



     남편 케빈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당연히 고개를 갸웃거리며 토스트를 먹고 있는 아내에게 그런 지적을 할 수는 없었다.





    ****





     아침 식사 후.

     굴하지 않는 아내 마리는, 앞치마에서 수첩을 꺼내 진지한 표정으로 남편 케빈에게 일정을 알려주었다.



    "케빈 씨. 다음에 같이 영화 보러 가요."

    "그래."

    "케빈 씨, 보고 싶은 영화가 있나요?"

    "글쎄......."



     케빈은 마리가 내민 책에서 3편의 영화를 보았다.

     아무래도 오늘을 위해 마리가 빌려온 것 같다.

     액션물, 일상물, 그리고 아내가 힐끗 쳐다보는 마지막 한 편 .......



    "이것으로 할까?"

    "앗. 네."

    "집안 데이트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케빈은 로맨스 영화를 집어 들었다.

     마리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케빈은 정답을 고른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케빈은 곧바로 리모컨의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케빈 씨?"

    "마리 씨, 왜 그래?"

    "어, 그."

    "뭔가 신경 쓰이는 게 있는 거 아냐?"



     케빈의 지적에 마리가 볼을 붉혔다.

     케빈은 아까부터 곤란하다는 듯이 자신을 쳐다보는 아내를 눈치챈 것이다.



    "저기, 사실은."

    "?"

    "집안 데이트할 때 영화를 볼 때는......"

    "응."

    "연인들은 꼭 껴안고 있어야만 한다고 그더라고요."



     고개를 숙이는 아내.

     얼어붙는 남편.



     사실 두 사람은 아직 손을 잡을 뿐인 너무 건전한 관계였다. 껴안는다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아내가 여기까지 말했는데 가만히 있을 남편이 있을까.



    "알았어."

    "어, 저기."

    "마리 씨, 이쪽으로."

    "네 ......"



     두 사람은 서로 나란히 앉았고, 남편 케빈은 아내 마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케빈 씨, 힘들어요."

    "?"

    "너무 떨려서 영화에 전혀 집중할 수 없어요"

    "나도 그래."

    "케빈 씨도요?"

    "응."



     두 사람이 서로의 얼굴을 보니, 둘 다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풀린 두 사람은, 즐거움에 킥킥대며 웃기 시작했다.



     결국 두 사람은 몸을 붙이지 않고 영화를 감상했다.

     하지만 손만은 꼭 잡고 있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