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우리들, 위장 결혼했습니다2023년 12월 09일 18시 38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아내는 마리.
평균보다 조금 큰 키, 적당한 얼굴형, 밀크티색의 머리카락에 꿀빛 눈동자를 가진 교사다.
남편은 케빈.
남자치고는 키가 적당히 크고, 얼굴도 적당히 크고, 금발에 푸른 눈동자의 궁정 관료다.
처음 만난 것은 아침 강변에서 조깅을 할 때였다.
당시 마리는 29살, 케빈은 33살이었다.
일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는 나이였다.
두 사람은 반년 정도 매일 아침 인사를 나눴고, 그러다 보니 가끔씩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오, 교사를 하고 계시다니. 멋진 직업이군요."
"고마워요. 케빈 님은 궁정 관료였다니, 대단하시네요."
"아뇨. 그저 사무를 조금 잘하는 것뿐이죠."
평민인 마리와, 백작가 출신이지만 셋째 아들이라서 작위를 받지 못한 평민인 케빈.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ㅡㅡ하지는 않았다.
"안녕하세요, 케빈 씨."
"좋은 아침입니다, 마리 씨."
인사를 나누고 가끔 벤치에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의 관계는, 그저 친구로서의 관계였다.
그리고 그 상태가 무려 5년 동안이나(!) 계속된 것이다.
마리가 34살, 케빈이 38살이 되던 어느 날.
케빈은 마리에게 처음으로 투정을 부렸다.
"사실, 부모님이 결혼하라며 너무 시끄럽거든."
"어머나, 저도요."
"우연이네."
두 사람은 결혼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침 조깅의 동료라는 가벼운 분위기. 직장이나 결혼한 친구에게는 말하기 어려운 고민을 마음껏 털어놓았다.
털어놓다 보니, 신기하게도 고민의 씨앗은 같은 곳에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남자친구를 사귈 수 있나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뭘까."
그런 두 사람은 서로의 말에 공감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사람과 형식적으로라도 결혼을 하면, 편하지 않을까 ......))
"저 ......"
"그 ......"
동시에 말을 시작한 두 사람은 서로 양보하려고 옥신각신 하다가, 마리가 "위장결혼"이라고 중얼거리자 케빈이 "좋아!"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결혼했다.
식은 올리지 않고 신부복을 입은 사진만 찍었다.
물론 위장결혼이다.
케빈이 38살, 마리가 34살이 되는 봄의 일이었다.728x90'연애(판타지) > 위장결혼생활이 너무 행복해서 매일 남편에게 감사했더니 남편이 프로포즈했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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