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화 아키라(2)

　그래도 이런 분위기에서 자기소개를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도 아사이 씨에게 미안하니, 조금만 더 대화를 시도해 본다.

　최대한 면접 같지 않게, 그러면서도 무난한 ......



"아!　그러고 보니 감사하다는 말을 안 했네!　갑작스러운 합방 제안인데 수락해 줘서 고마워!"

"아... 감사하다는 말은 메시지에 썼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지만 ......, 아니, 오히려 신입인 우리가 선배랑 엮일 수 있는 기회가 더 소중하다고나 할까, 이쪽이 더 도움이 된다고 할까. 아니, 애초에 나는 합방은 별로 상관없었는데 이부키가 너무 하자고 해서 마지못해 여기 있다고나 할까, 뭐랄까 ......가 아니라!"



　후반으로 갈수록 빠른 속도로 웅얼거리는 아키라 군이었지만, 마지막에는 큰 소리로 오해를 풀기 위해 외쳤다.

　이해해.

　열심히 말했지만, 말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거나 말이 지리멸렬하게 되거나 하는 것들은 일단 큰 소리로 외치면 다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갑작스러운 큰소리에 아사이 씨가 잔뜩 불평하고 있지만, 내 멋대로 동족으로 인정하고서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나는 그냥 넘어가주자.

　그러고 보니,



"가오랑은 꽤 친한 사이야?"



　이 합방이 이뤄지게 된 계기는 가오였다.

　그가 먼저 말을 걸었기 때문에 아키라 군과 접촉할 수 있었고, 낯가림이 심한 그도 쉽게 응해주었다.

　역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면 공통의 친구ㅡㅡ나와 가오가 친구인지는 차치하고라도ㅡㅡ의 화제는 필수다.



"뭐......, 나름대로 신경을 써주는 것 같슴다. 여긴 남자 수가 적으니까."



　현재 알테마의 남자는 1기생인 벤토 선배와 아이바 교스케, 2기생인 가오 카미타치와 토바 오토하, 3기생인 소노사키 도코, 그리고 4기생인 아키라 군이 전부다.

　벤토 선배는 방송도 안 하고 가끔씩 게임 멀티 서버에서 혼자 묵묵히 놀고 있으며, 아이바 쿄스케는 여성 방송인들의 합방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토바 오토하도 과보호적인 여성 시청자들에 둘러싸여 있고, 소노자키 씨는 일과 요통에 시달리는 아저씨이기 때문에, 가오에게 있어서 아키라 군은 이제야 생긴 나이에 가까운 후배라서 이래저래 신경을 쓰고 있는 거겠지. 그 녀석은 꽤 잘 돌봐주는 편이니까.



"........."

"........."



　그리고 다시 침묵의 시간이 찾아왔다.

　공통된 친구의 화제는 국밥이라고 소통하는 법이 적힌 여러 책과 사이트에 적혀있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오의 이야기는 특별히 파고들 것도 없고 재밌을 것 같지도 않아서 금방 화제가 사라지고 말았다.

　여기서 내가 가오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에 대한 에피소드가 별로 없어서 계속할 말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아키라 군도 가왕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아니, 단순히 아키라가 대화를 잘 못해서 그럴 뿐이고, 설마 가오 녀석 눈여겨보는 후배한테도 무시당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다음은 시아짱 차례."



　완전히 공기가 다운된 것을 보다 못한 이부키짱이, 더 이상의 진행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선수 교체를 선언했다.

　후배에게 도움을 받는 선배의 모습이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이제 와서 그런 멘트를 신경 썼다면 버튜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 앞으로는 존칭을 붙여서 마시로 씨로 불러야겠다.



"아니, 아니, 진짜로 무리라고. 아까보다 공기가 탁하니 일단 환기시켜 환기."

"나는 ...... 약해!"

"잡졸A www"

"시끄러워, 대화 브론즈를 얕보지 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성장의 여지가 없으니 브론즈에 머물러 있는 거잖아~"



　아니 역시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는 제대로 말하잖아, 아키라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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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재는 여기까지. 수고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