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46화 아사이 시아(2)
    2024년 06월 24일 14시 12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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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탄할 정도의 실내형 취미 ......"

    "학창 시절에는 멋을 부리거나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멀어지고 나서는 귀찮아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만 하고 있단 말이죠 ......"



     왠지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최근 1년 사이에 급속도로 타인과의 교류가 많아졌지만, 원래는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으니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의 친구 관계가 끝나면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갈 자신이 있기에 그녀의 삶을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없었다.



    "그럼 이제 ......, 둘 다 말했었던 지망 동기는?"



     여기까지 아사이 시아라라는 사람의 자기소개를 듣고 나니, 왠지 그녀가 버튜버가 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일하기 싫어서?"

    "우와......"



     예상은 적중했다.

     치켜세워지고 싶은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아사이 씨도 대체로 자신에게 솔직한 아이였다.



    "어느 날 문득 생각했어요. 집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고......"

    "이해해."



     집 밖으로 나갈 기회가 줄어들면, 다시는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은 욕망이 싹트기 시작한다.

     평생 이대로 집 안에서만 지내고 싶다 ...... 그렇게 생각해도,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마지못해 밖으로 나가 사회의 거친 파도에 휩쓸리며 이상을 가슴에 품고 힘든 현실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버튜버는 일 년 내내 집에 틀어박혀서 방송만 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이미지가 있다.

     물론 생활이 될만한 수익을 벌기 위해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업계 선두를 달리는 기업 소속의 버튜버가 되면 그 문제는 해결된다.



     아마 아사이 씨도 그런 각오를 가슴에 품고 알테마에 지원하여 성공적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겠지만 ......, 안타깝게도 VTuber가 집에 틀어박혀서 방송만 한다는 것은 세간의 이미지일 뿐, 실제로는 기업 소속이 되면 스튜디오에서 음성이나 영상을 녹음하거나, 광고 방송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방송하거나, 때로는 라이브를 위해 스튜디오에서 레슨을 받기도 한다.

     외출 횟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외출 이유만 놓고 보면 일반 직장인보다 훨씬 다양하단 말이지 .......

     신인은 초반에 방송에 집중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줄여주고 있지만, 아마 연초가 된다면 아사이 씨는 녹음 작업이나 레슨 등 여러 가지 일로 자주 사무실을 드나들게 되겠지.......



     뭐, 불쌍하니까 지금은 말하지 말아 줄까.



    "자, 이 정도 말했으면 자기소개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 이상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아사이 씨는 자기소개를 끝냈다.

     마시로 씨처럼 열렬한 자기 어필이나 아키라 군처럼 자기소개 외의 토크 등은 없었지만, 세 사람 중 아사이 씨가 가장 사람 됨됨이를 잘 이해할 수 있었고, 파장이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약 합방이 끝난 후에도 인상이 변하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개인적으로 취미 전개의 합방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일단 이것으로 세 사람의 자기소개는 끝이네. 일단 말하자면 저는 쿠로가네 씨입니다."

    "알아요."

    "알고 있는데요."

    "알고 있었어."

    "음......이 후배들."



     다들 자기소개를 하는데 나만 선배라고 해서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것은 뭔가 찝찝해서 이름을 밝혔는데, 이렇게 후배에게 건방진 3연타를 맞을 바에야 차라리 이름을 밝히지 말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뭐, 이 정도 활기가 있는 편이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법이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이어가려는데, 이번에는 누군가의 마이크에서 현관 벨소리가 들렸다.



    "아, 배달이 왔으니 잠깐 나갈게요."

    "그럼 난 화장실"

    "아, 나도."



     이 녀석들 정말 자유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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