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9화 학급의 풍경(3)
    2023년 11월 30일 21시 20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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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요이 씨, 놔주세요! 저라면 존재감을 없애버릴 수 있으니까요!"

    "안돼 죽이지 마!"



     어차피 가까이 가면 무서워져서 그냥 지나갈 거면서!



    "괜찮아요. 용기는 쿠로네코 씨에게 받았습니다. 이제 행동만 하면 돼요."

    "아마 쿠로네코 씨는 원하지 않을지도 몰라! 그 뭐냐, 시청자가 너무 기세등등해서 폭주하는 것에 마음이 아파했었잖아!"

    "역시 안티는 삭제해야 ......"

    "그게 아니라아아아!"



     설마 실제 친구를 보고 쿠로네코 시청자의 폭력성을 재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게 누이를 의자에 앉히고서 그 무릎 위에 내가 앉는 강압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어떻게든 그녀의 폭주를 막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화제가 화제인 만큼 싫어도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으니, 스마트폰에 연결한 이어폰을 누이의 한쪽 귀에 꽂고 다른 한쪽 귀를 내 쪽 귀에 꽂았다.



    "자, 함께 쿠로네코 씨의 클립이라도 보자. 포켓몬스터 소드실드에서 포켓몬이 울 때마다 흉내를 내는 쿠로네코 씨라고 하더라. 어, 이 녀석 뭐 하는 거야?"

    "이건 무의식적으로 말하는 것 같아서 귀엽네요."



     모두에게 합방을 계속 거절당해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방송을 했던 복귀 두 번째 방송이었다.

     거의 기억이 없어서 어렴풋한 느낌밖에 없었는데, 이런 일을 하고 있었구나 .......



     그건 그렇고, 누이가 쿠로네코 씨의 클립 영상에 집중해 준 덕분에 이제야 차분하게 뒤의 오타쿠 토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

     아니, 굳이 들을 필요는 없지만 이렇게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귀중한 기회니까.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쿠로네코 씨를 전적으로 긍정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이렇게 거리를 둔 제삼자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말야, 이왕 버튜버를 볼 거라면 기분이나 남자 같은 거랑 상관없는 여자를 보고 싶다는 거지. 현실을 잊고 취미에 몰두하는 거라고나 할까? 그럴 때 불필요한 잡음은 듣고 싶지 않잖아?"

    "비스타는 여자밖에 없는데."

    "하지만 구독자 수도 동접도 별로잖아? 숫자는 실력, 거짓말을 안 해. 5채널에서도 그렇게 말했어."

    "그럼 알테마는 하향세가 아닌데? 숫자가 전부가 아니야, 자 논파했다."

    "하지만 위키 사이트에서 하향세라고 말했다고."



     위, 위키 사이트나 보는 것들이 남을 가지고 왈가왈부하고 있네~.

     하지만 슬프게도, 접속자 수를 위해 조작과 편파 보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위키 사이트의 말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정 부분 존재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 버튜버들은 여러 곳에서 이유 없는 비방을 당하는데 ......, 남을 깎아내려야 최애가 올라간다니 오타쿠로서 부끄럽지 않나, 어이!

     제멋대로의 이미지나 편견만으로 사람을 단정 짓는 건 좋지 않다고 그 광고 방송 중에 말했었잖아! 그런 식으로 최애를 올리려 해도 본인은 기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내 활동 스타일은 감정적이 되어 막 나가는 느낌이 많지만, 일부 VTuber 팬들은 그런 걸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오락으로 즐기던 TV 속 인물이 갑자기 설교를 시작하거나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것을 듣고 싶지 않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그들은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이상적인 세계를 찾아 버튜버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건 그렇고, 인터넷에서 문자로 보는 정보와 이렇게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은 역시 이해도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

     아무래도 문자로는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의견도, 이렇게 거리는 있지만 직접 들으면 순순히 받아들인다고나 할까 ......,



    "그리고 쿠로네코 씨는 가슴이 빈약해서 안 돼. 분명 본체도 못생기고 고졸 니트라고. 인터넷에서 얼굴 봤어."



    "뭐어어어어어어어어어!?!?!?!?!?!?!?"

    "코, 코요이 씨!?"



     앗, 나도 모르게 감정에 휩쓸려 소리를 질러 버렸다.

     누이가 말을 걸어주지 않았다면, 그대로 '죽여버린다'까지 말했을지도 모른다.

     주위를 둘러보니 교실에 남아 있던 반 친구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우리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큭 ......"

    "으으......"



     여기서 뭔가 센스 있는 말을 할 수 있다면 인싸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나와 누이는 아싸의 극치인 만큼, 구멍에 들어가듯 얼굴을 숙이며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젠장, 저놈들 절대 용서할 수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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