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27화 합방 사절(1)
    2023년 11월 29일 22시 48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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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넬카들은 크리스마스 라이브의 연습 때문에 한동안 합방 할 수 없어요......"

    "사실은 플랩이어로 참가하고 싶었는데 이번엔 카구리트로 만 하게 됐어......, 미안해 쿠짱"



    "녹음과 연습으로 바빠."

    "연말이라 나랑 마츠리도 스케줄이 빡빡해서 ....... 조금만 더 기다려 주면 어떻게 시간을 만들 수 있는데, 바로 합방은 좀 어렵겠네. 미안?"



    "합방할 사람을 모집하고 있다면서!? 나는 언제든 환영이야! 그럼 당장 내일 저녁에 하는 건 어때? 역시 오랜만의 합방이니 잡담이 제일 좋을 것 같지만, 반대로 멀티게임으로 궁합이 좋다는 걸 어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어라, 쿠로네코 씨?  어라, 답이 없네 ....... 음소거된 건가? 하지만 제대로 들어가는 것 같은데 ......,쿠로네코 씨? 어~이. 쿠로ㅡㅡ"



    "뭐? 합방은 싫어요. 왜냐면 지금 쿠로네코 씨랑 합방을 하면 분명 저까지 논란에 휩싸일 것 같으니까요. 그, 아마네코 냥은 좀 까다로운 시청자가 많잖아요? 지난번에도 제가 모르는 사이에 한창 타올랐었으니, 지금은 불필요한 불씨를 안고 싶지 않다고나 할까요? 아, 하지만 쿠로네코 씨의 주변이 안정되면 합방도 환영이니, 일단 지금은 진화에 힘써 주세요!"



    "합방? 음, 뭐~ 나아는 해도 괜찮지만 ...... 쿠짱의 처음은 더 소중한 사람과 해야 하지 않을까~?"



     ◆



    "인망이, 없어......!"



     나는 컴퓨터 앞에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얼마 전 복귀 방송에서 쿠로네코 씨의 방송력을 키우기 위해 합방을 많이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좋았지만, 내가 가진 인맥을 총동원해 여러 사람에게 연락을 취했음에도 결과는 참패였다.

     알테마에서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준비로 한동안 시간을 낼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외부에서는 논란의 위험성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물론 이번의 논란은 그동안의 부주의한 발언이나 안티들이 조잡한 것을 찾아 억지로 불태웠던 패턴과 달리, 내가 내 의지로 방송에 불을 지른 것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 소속, 혹은 좀 더 입지가 약한 개인 버튜버들은 쿠로네코 씨와의 합방을 망설일 것이다.



     하지만 설마 지인이 전멸하는 결과가 될 줄은 나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것도 모두 내 호감도가 낮아서 그런가 ......"



     불탄다고? 같이 불타 줄게! 라고 말해주는 친구 한둘 정도는 만들어 놓을 걸 그랬나 .......



     아니, 이미 지나간 일을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그런 편리한 친구는 없으니, 내가 생각해야 할 것은 이제부터 어떻게 방송력을 키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차라리 외톨이가 된 김에 혼자 열심히 할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났지만, 내 과제는 합방을 할 때 소극적으로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혼자 해도 소용이 없다.



     선배들은 스케줄에 여유가 생기면 합방을 해준다고 했는데, 이런 성수기에 1기생들이 그렇게 금방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

     방송에서 합방에 힘을 쏟는다고 말한 주제에 한 달 정도 시간을 두면 또 안티들에게 '쿠로네코 씨 뭐 하냐' 같은 비난의 빌미를 줄 수도 있으니, 가급적이면 며칠 내에 움직여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나츠나미 유이, 뿐인가 ......"



     하지만 이번에 여러 사람에게 연락을 취한 가운데, 나츠나미 유이에게만 유일하게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그날 데려다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을 일으켜버린 어색함이라든가, 소문으로만 듣던 데이트가 뭐지 하는 생각이라든가.

     여러 가지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서 좀처럼 연락할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응, 그렇겠지?"



     아마이 나아에게 들은, 복귀 후 첫 합방.

     쿠로네코 씨에게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역시 나츠나미 유이가 가장 어울리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항상 곁에서 지켜봐 주고, 내가 처음 현실 합방을 할 때도 어떻게든 끝까지 함께 해준 게 나츠나미 유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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