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16화 가득(2)
    2023년 11월 26일 21시 22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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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데뷔했을 때는 마츠리 씨나 키린 씨 등 1기생들에게 신세를 많이 졌지만, 쿠로네코 씨가 3기생에게 한 것은 '논란을 일으키지 마라'는 충고 정도였다.

     그렇구나 ......, 그러니까 이 일은 베아코에게 있어서 첫 경험이고, 나에게도 어떤 의미에서 첫 경험이기도 한 것인가.



    "........."



     쿠죠 씨는 그 눈빛에 드물게 불안한 기색을 비췄다.

     역시 쿠로네코 씨의 담당 매니저로서 후배를 맡기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일까.

     솔직히 그 마음은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있다. 나 자신도 선배란 무엇인가에 대해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중이니까.

     하지만 쿠죠 씨가 이렇게 직접 부탁을 한다는 것은, 불안은 있지만 그만큼 나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마음에 답하지 않을 수 없다.



    "후훗, 맡겨 주세요!"



     나는 풍만한 가슴을 두드리며 대답했다.

     그것을 본 쿠죠 씨는 안심하는ㅡㅡ일 없이, 오히려 반대로 불안한 표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죄송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될까요."

    "왜요!?"

    "그 표정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불안해졌거든요."



     아니, 누가 봐도 안심이 되는 듬직한 표정이었는데!?



    "아무튼 쿠로네 씨 본인도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해 주세요."

    "네."

    "반드시입니다. 아시겠죠?"

    "네!"



     다짐을 받았다.

     그리고서 쿠죠 씨는 별다른 말 없이, 자료를 한 손에 들고 회의실을 나갔다.

     이제 남은 것은 나, 그리고 두 손을 꼼지락거리고 있는 베아코 두 사람뿐이다.

     ......, 아니, 이 아이는 왜 아직 남아 있는 거야?



    "이야기는 끝났어?"

    "아, 응,"

    "그럼 돌아갈까?"

    "어, 어어."



     아무래도 우리의 비밀 이야기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후엔 어디로 갈래?"

    "뭐?"



     복도를 걷고 있을 때 베아코가 불쑥 말했다.



    "같이 놀러 가는 거지?"



     어, 뭐야, 그런 말 못 들었는데.



    "전에는 가자고 했었잖아."

    "전에는 너였는데!?"

    "세상에!? 보통은 한 번 놀면 다음에도 같이 노는 게 정상이잖아!?"

    "어느 세상의 정상이래!? 최소한 말이라도 해야지!"

    "슬퍼, 나와의 관계는 장난이었다는 뜻이네 ......"

    "무서워, 이 여자. 한번 같이 논 것만으로 여친행세하네."



     아마도 베아코는 나와 미나토처럼 말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통하는 관계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미나토의 경우였다면, 이번의 경우 미팅 없이 앞으로 어디로 갈까 하는 분위기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건 어느 정도 오랜 시간 동안 친분을 쌓고 신뢰가 쌓여야 가능한 거고, 원래는 한 번 같이 놀았다고 해서 전달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혼자서 신나 하는 베아코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 같고 .......

     음, 이 서로 간의 불협화음은 광고 방송 전까지 해소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알았어, 이제 놀러 가자."

    "정말!?"

    "응. 뭔가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할 것 같아."



     특히 이번엔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니, 알테마의 대표로서 실패할 수는 없으니까.

     나와 베아코의 친밀감이 이번 일의 성공의 열쇠라고 판단했어.



    "일단 가라오케 가자, 가라오케"

    "지난번에도 가라오케였잖아!"



     시끄러워, 아직 인싸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나는 놀 수 있는 공간이 적다고.

     나는 든든한 선배로서 베아코를 데리고 가라오케에서 열창을 했다.

     호감도가 99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한참 전에 만땅을 찍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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